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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삼인방' 中 대륙發 '잭팟' 신호탄 될까?

'통 큰 투자' 장밋빛 기대감↑ or 中시장위험 상존

최이레 기자 | ire@newsprime.co.kr | 2019.01.08 16:45:41
[프라임경제]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인 축소 과정을 거쳐 2021년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에 훈풍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LG화학(051910)을 비롯한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은 중국 전기차 굴기 정책 영향으로 보조금 지급 대상 기업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여기에 사드 여파까지 겹치며 중국 시장에서 이들의 입지는 미미하다고 평가된 상황.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 전기차 보조금을 30% 삭감, 올해는 40% 감축을 예고하며 단계적으로 오는 2020년 이후 완전 폐기할 계획을 밝혔다. 

◆LG화학 내실 다진 투자, 실적 '퀀텀점프' 

지난해 2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신에너지자동차 보급 및 확대를 위한 보조금 정책 조정 및 개선 관련 통지' 따르면 지난해까지 단일 충전으로 주행거리 100km까지 운행이 가능한 신에너지 차량에 지급해 왔던 보조금 2만 위안(한 화 약 327만원)을 '150km'로 격상시켰다. 

4개월간 과도기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된 이 정책으로 1회 충전 시 150km 이상의 주행거리가 나오지 않는 차량들은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LG화학은 이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중국에 4개 공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23일부터 오는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중국 난징에 제 2공장을 짓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생산능력은 연간 30만대 수준으로 난징 제 2공장이 완공되면 LG화학 중국 공장의 전체 생산 능력은 연간 50만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보조금 제도가 사라지면 완전 경쟁이 가능해져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특히 증설에 필요한 자금을 보유현금을 비롯해 장기채권발행으로 지원하고 있는 부분이 2020년 전기차 배터리 슈퍼 사이클 시기 도래와 함께 수익성을 더 돋보이게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2차 전지 사업부의 2016년 성적은 495억원 적자였지만, 지난해 289억원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에는 성장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동기대비 560% 수직 상승한 1907억원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의 사업 구분은 크게 석유화학 사업과 비석화 사업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지난해 2차전지 분야가 포함된 비석화 사업부 전체 영업이익은 23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차 전지사업 영업이익은 1907억원으로 약 81.6%의 기여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와 오는 2020년에도 각각 75.7%, 78.6%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핵심 사업으로 자리할 가능성도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그 동안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보조금을 받지 못해서 사실상 중국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지 못했지만, 보조금 제도가 사라지면 완전 경쟁이 가능해져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좋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삼성SDI '공격적 투자· 경쟁력 강화' 이어져 

삼성SDI는 차별성이 강한 원통형 배터리를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언론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시안에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신규 2공장 증설을 확정 지었으며,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삼성SDI 에너지 솔루션 사업부 실적은 지난 2017년 1분기를 기점으로 적자폭을 줄여,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실적에서 본 배터리 사업부는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다.   

삼성SDI는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 파나소닉, CATL 등과 함께 4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지난해 1분기 삼성SDI는 둔화된 업황 탓에 전분기대비 영업이익이 약 54.7% 줄어든 240억원을 기록, 2분기 재반등에 성공하며 91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3분기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며 1117억원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2분기대비 약 28.6% 상향된 수치이며, 1160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 2017년 1분기 실적대비 매우 대조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실적 반등은 투자 지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SDI의 주당순이익(EPS)의 경우 영업이익이 적자에 머물렀던 지난 2016년 3117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지난 2017년에는 9338원으로 약 199.6% 상승했다. 

올해 추정 주당순이익도 1만727원으로 지난해대비 14.9% 오를 것이라 전망되며, 오름세는 2020년에도 계속될 것이라 분석된다.

삼성SDI의 주당순자산가치도 호실적이 그대로 적용됐다. 특히 지난해기준 주당순자산가치는 17만1402원으로 2017년대비 약 7.2% 가량 오를 것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18만4672원, 2020년에는 19만8617원으로 예상돼 주주 가치는 더욱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주가수익비율(PER)은 2018년 19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에는 14.3배, 2020년에는 13.5배를 가리킬 것으로 추정돼 호실적대비 저평가 구간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 중국 배터리 업체 및 국내 배터리 업체가 철저하게 품질·원가 기반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국내 업체들이 품질에 기반 한 기술력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중국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제로에 가깝지만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중국 배터리 대표 기업인 CATL, BYD의 점유율을 추월할 것으로 판단돼 향후 삼성SDI를 비롯한 LG화학, 파나소닉, CATL로 형성된 4강구도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통 큰 투자 SK이노베이션, 후발주자 '격차 좁혀'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나 삼성SDI에 비해 출발이 늦은 만큼,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올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4000억원을 투자해 리튬이온전지분리막과 세라믹분리막코팅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고 지난해 10월 발표한 바 있다. 

다음달인 11월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 참석해 미국 조지아주에 16억달러(한화 약 1조7950억원 규모)를 들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올해초 착공, 2022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어느 시점에 손익분기점까지 도달 할 수 있는지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늦게 뛰어든 만큼, 시장 내 위치 및 실적이 타사대비 미진한 부분이 없지 않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는 출하량 순위는 세계 시장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SK그룹은 지난해 11월27일 중국 1위 동박 제조회사인 왓슨 지분을 2700억원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지속적인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선발 주자들을 따라잡으려면 품질 수준을 경쟁 업체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수익 발생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어느 시점에 손익분기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중국 시장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북경기차와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납품할 것"이라며 "보조금 규제 폐지와 북경기차 영향력이 확대된다면 전기차 배터리 매출에 있어 유리한 국면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실적은 업계 맏형 격인 LG화학, 삼성SDI와 같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히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970억원 적자에서 올해 870억원으로 약 10.3% 적자폭을 줄이는 것은 물론,  2021년부터는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실적 개선 전망과 함께 SK이노베이션의 주요 투자 지표 또한 다시 쓰여 질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기준 예상 PER은 8.6배, 올해와 2020년에는 각각 5.7배, 4.6배로 예상되고 있어 실적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황규원 연구원은 "보조금 철폐가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 중국 배터리 시장이 오픈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편적 시각에 불과하다"며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제조굴기 기본 틀은 자국 기업의 세계화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 시장이 크다고는 하나 아직까지 전체 규모 면에서 미국 시장 규모가 50%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연합(EU)이 나머지를 확보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중국 시장 규모는 작은 편에 속한다"며 "최악의 경우 보조금 지원 이외에 다른 규제가 시행돼 국내 업체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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