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윤창호법 만큼 돌아봐야 할 '소년법'

2019-01-09 08:51:54

[프라임경제]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중 하나를 꼽는다면 이른바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 강화 관련 논란이다.

한 청년의 억울한 사고 이후 지난해 11월29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해당 법안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경우 법정형을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다치게 했을 때는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형량을 높이는 게 골자였다.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에 관한 단속 기준도 강화됐다.

윤창호법 시행은 국회가 큰 틀에서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필자는 국회가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 개정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에 관한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나는 아직도 2017년 9월 발생한 '부산 여중생 사건'을 잊을 수 없다. 13세, 14세인 5명의 여학생들이 한 여학생을 공사장으로 끌고와 의자, 유리병 등으로 끔찍하게 폭행한 사건이다. 피해자의 몰골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가해자들은 폭행을 '인증샷'으로 남겨 SNS에 공유하는 등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소년법 개정 심지어 폐지 여론까지 비등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소년의 범죄는 사회의 책임이다' '아직 교화할 시기이지, 엄중한 처벌로 사회에 돌아올 기회까지 박탈해서는 안 된다' '처벌보다는 사회, 복지, 교육적인 측면을 통해 예방을 강조해야 한다' '처벌강화와 범죄율의 감소는 비례하지 않는다' 등 반대의견이 쏟아졌고 국회 논의는 어느 순간 자취를 감췄다. 

소년법의 개정 문제와 윤창호법은 큰 맥락에서 다르지 않다. 첫째 두 사건 모두 국민의 생명, 신체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다. 윤창호법은 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이 음주운전의 심각성과 경각심을 일깨웠고 여론의 지지를 법 개정으로 이어간 사례다.

소년법 개정 요구 역시 비슷하다. 작년 11월 인천에서 동급생들의 폭행을 피해 아파트에서 투신한 중학생이 있었고 비슷한 시기 괴롭힘을 못 견딘 또 다른 여중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해 8월에는 관악산에서 여고생이 또래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끔찍한 피해자의 모습이 온라인에 공개되기도 했다. 

10대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잔혹해지며 타인의 생명과 신체를 위협하고 있다. 음주운전과 소년범죄 모두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보호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둘째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처벌강화와 범죄율 감소는 관계가 없다'는 논리가 힘을 얻는다. 물론 잠재적 범죄자를 만들지 않고 범죄율도 낮출 수 있다면 예방이 최선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음주운전 역시 처벌강화가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여론 지지 속에 국회는 처벌강화를 선택했고 이는 곧 대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소년범죄 또한 뚜렷한 대책 없이 예방만을 외칠 때가 아니라 강력한 처벌로 다스리는 방안을 고심할 때다. 

셋째는 가해자들의 결과이다. 국민들이 음주 사망사건에서 가장 분노한 점 중 하나는 미약한 처벌일 것이다. 가해자들은 사람을 죽여도 술을 마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형이 감형되지만, 피해자들의 유족들은 평생 가족을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하는 현실.

소년범죄도 같다. 그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형사처분에서 제외되거나 최대 소년원 보호감호 2년 정도에 그친다. 실제로 부산 여중생 사건의 가해자 5명 중 13세인 1명은 폭행에 가담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돼 형사미성년자로 형사 처벌대상에서 제외되었고, 14세인 가해자 3명은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처분 판결을 받았다. 가해자들에게 범죄에 대한 알맞은 처벌을 내리고 그에 관한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사회에도 소년범죄에 대한 엄격성에 대해서도 경고를 내려야 할 것이다.

법도 사회의 흐름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아야한다. 소년법의 마지막 개정은 2008년 지금까지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또 1년이 흘렀다. 11년 동안 유지된 소년법으로 범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었는지 당시 기준이 지금에도 맞는지 올해는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또한 청와대는 소년법 개정 요구 청원만 네번째 답변을 했다고 한다. 국가는 국민들의 부름에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겪은 아픔은 생각하고 있는지 고민해보길 바란다.

박재광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으며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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