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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성과급 달라' 국민은행 파업, 국민에게 어떻게 보일까

 

김다빈 기자 | kdb@newsprime.co.kr | 2019.01.09 09:27:06
[프라임경제] KB국민은행 노조가 2000년 이후 19년만에 총파업을 강행하며 성과급 규정 등 의지 관철에 나섰지만,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에는 왠지 모를 쓸쓸함이 가득하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는 지난해 12월27일 총파업 찬반 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96.01%, 1만1511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금일 영업점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민은행 사측은 모든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지만,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전국 1058개 영업점, 411개 전국 거점점포를 운영하기도 했다.  

19년만에 강행된 총파업, 강산이 두 번 변했을 20년만에 이뤄진 국민은행 총파업은 지난해 은행들의 '실적 잔치'라는 명확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 최대 순이익이라는 유례없는 호황을 기록했다는 것. 노조 측은 이 시기를 통해 차일피일 미뤄지던 성과급 문제 해결과 페이밴드 규제 철폐,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1년 연장 등에 대해 회사 측의 명확한 답을 원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러한 최대순이익 달성의 뒤에는 금융채권 부실을 줄이려는 시중은행들의 재정건전성 노력 강화와 9·13 대출 규제에 따른 선대출 수요 증가, 건설 공급량 증가에 따른 집단대출 증가 등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리딩금융그룹 국민은행도 지난해 3분기까지 2조793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최고이자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한 상황이다.

이러한 최대실적 경신이라는 축포 속에서 국민은행 노조 측은 그간 피일차일 미뤄지던 성과급 규정 등을 확실히 매듭짓고 싶었던 것으로 설명된다. 리딩그룹 국민은행이지만 성과급 규정이 확실치 않다는 점은 항시 노조 입장에선 골머리를 썩었던 과제에 속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매년 영업이익 목표치 80% 이상 달성하면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목표 당기순이익 80%를 초과하면 성과급 200%를 나눠주며 명확하게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결과적으로 총파업에 이르렀지만, 이는 그간 확실히 규정하지 않았던 성과급 지급 요건을 확실히 규정하자는 뜻에서 당연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덩달아 노조는 역대 최대 순이익 달성에 따른 성과급 지급 주장으로 교섭 창구가 열린 만큼, 직원들의 처우와 상황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뒷맛이 쓰다'라는 생각되는 것은 악화된 경제 상황 속, 생활고를 호소하는 서민들 입장과 국민은행 노조 입장에서 오는 괴리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올해도 힘든 상황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하루가 멀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줄을 잇고 있으며, 직장인들의 퇴직률, 일을 못하고 있는 실업률 증가세도 여전히 높다.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 것이라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등 대부분 산업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서서히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가고 있는 글로벌 경제상황도 대외 시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경제에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서민들의 마음은 공허하기만 한데, 국내 리딩은행이라는 국민은행 노조가 이끄는 총파업 의지가 좋게 받아들여지기 만무한 것이다. 

명분이 있기에 노조의 주장과 부당함을 고치려는 의지에 개입을 할 수 없지만, 한파 속 주변상황은 더욱 싸늘하기만 하다. 

국민은행 노조는 금일 파업에 이어 오는 30일부터 2월1일까지 2일에서 3일 간 파업을 이어간 후 3월까지 5차례 추가파업을 경고한 상황이다. 파업을 불사하면서 사측 요구에 결코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러모로 시간과 함께 문제는 해결될 것이며, 노사의 공방이 어느 쪽으로 유리하게 진행될 지 알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싸늘해지는 국민들의 마음은 어찌할지 걱정이 앞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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