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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량주 인식 바꾼 '강소백'…공감 마케팅·가성비로 젊은층 공략

일본 '하이볼'과 함께 대중화 성공…국내 주류 시장 '변화' 필요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01.10 18:23:00
[프라임경제] 경기 침체와 변화하는 트렌드로 인해 국내 주류 시장이 고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바이주 '강소백'의 반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량주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젊은 층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 일본 역시 오랜 기간 위스키 시장 침체를 '하이볼'의 등장과 함께 극복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강소백과 하이볼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맛'이 아닌 마케팅과 가성비였다. "고량주와 위스키는 모두 비싸고 독하다"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해 기발한 마케팅으로 고객의 지갑을 열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수입맥주와 와인이 대체하며 전통주 및 국내 주류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소백, 새로운 바이주 제시…모에화 성공  

최근 중국 내에서 젊은 세대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는 고량주가 있다. 바로 장샤오바이(강소백, 江小白)이다. 강소백은 중국내에서 모에화(일반적인 이미지를 일반인들이 다가갈 수 있게 변화·묘사한 것)에 성공한 바이주(백주)라는 평을 받으며 중국시장을 점령했다. 

또한 강소백은 "바이주는 고위 관리, 보수적인 계층이 먹는 술"이라는 인식을 보기 좋게 바꾸며 중국 바이주 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중국의 강소백과 일본의 하이볼은 기존의 '독하고 비싼 술'이라는 공식을 바꾸며 젊은 층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은 강소백 제품. ⓒ 쟝샤오바이 코리아


강소백은 너무 독한 고량주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도수가 낮아 부드럽고 깨끗하며, 향기가 나는' 고량주로 브랜드 방향성을 정했다. 더불어 강소백 병은 직관적이고 귀여운 2차원의 만화캐릭터로 장식했다. 바이주는 '배 나온 아저씨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한 인식을 전환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광고 문구이다. "진정으로 우리를 성숙하게 하는 것은 나이가 아니고 경력이다" "말실수도 하지 않고, 잘못해보지 않은 것은 청춘을 한번 날리는 것이다" "보람 따윈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시죠" 등 젊은 층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문구들을 삽입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가격 또한 부담없는 19위안부터 시작되며, 도수는 40~50도 사이다.

강소백의 감성적 문구를 통한 마케팅은 중국 젊은 층이 호응으로 이어지며 지난 2016년 한해 3억병이 넘게 판매됐고, 그해 11월에는 중국 올해의 혁신 제품상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소백의 성공은 뛰어난 맛이 아닌 공감 가능한 감성적 마케팅과 가성비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침체된 고량주 시장을 기존 타깃층이 아닌 SNS를 적극 이용하는 젊은 층으로 정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잃어버린 20년" 극복한 일본 위스키 '하이볼'

일본의 하이볼은 침체됐던 일본 위스키 시장을 살린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나 다른 음료를 섞은 칵테일이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던 일본은 이 기간 위스키 업계 역시 침체기를 맞았다. 일본 위스키 시장 판매량은 1990년 2364만상자에서 2008년 835만상자로 급감했다.

그러나 산토리주류의 '하이볼'이 출시되면서 다시 한번 위스키 시장에 호흡을 불어넣었다. 실제 지난해 일본 위스키 시장은 16만㎘규모로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하이볼이 위스키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부담을 낮춘 가격과 저도수를 즐기는 일본인들의 취향을 고려해 알코올 도수는 8도로 낮췄다는 점이었다. 그 결과 위스키 대중화에 성공, 심지어 캔 제품도 등장했고 오늘 날 하이볼은 일본의 주요 식당이나 주점에서 맥주만큼이나 대중적인 술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볼의 마케팅 방향은 대중화에 있다. 독하지 않은 위스키, 비싸지 않은 위스키에 방점을 찍으면서 침체된 위스키 시장을 살리는 주요한 역할을 했다. 대중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새로운 방향으로의 전환이 대중들의 호응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위스키·전통시장은 침체…"새로운 마케팅 필요"

하이볼을 통한 일본 위스키 시장의 부활, 감성적 마케팅을 앞세운 강소백이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국내 주류시장은 별다른 전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오히려 수입맥주와 와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국내 주류업계와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위스키 업체들도 저도주, 소용량, 무연산 제품 등을 출시하며 젊은 층에 다가가고 있지만, 소주 혹은 맥주로 굳어진 음주습관을 대체할 만한 특별한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홈술·혼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소용량 주류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은 변화하는 주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도 "이 같은 방법만으로는 국내 주류 시장을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강소백, 일본의 하이볼은 국내 주류 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두 사례 모두 전통적인 주류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는 점을 국내 주류 업계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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