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건조한 날씨 '코피'를 자주 흘린다면?

[프라임경제] 날씨가 차갑고 건조한 겨울철에는 비강 점막도 함께 건조해지면서 코피 발생빈도가 높아지는데요. 콧속은 50~6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겨울엔 기온이 낮고 실내는 난방으로 인해 콧속이 건조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성인보다 몸의 수분량이 적어 코가 쉽게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더 잘 느끼는데요. 

이처럼 코점막이 건조해지는 증상을 '비강건조증'이라고 부르는데, 비강건조증이 있으면 콧속이 당기듯이 간지럽고 만지면 아프고, 자꾸 만지다 보면 점막이 손상되고 점막 아래의 혈관이 노출되게 됩니다. 

이때 노출된 혈관은 터지기 쉬워 가벼운 자극에도 점막이 벗겨지거나 코피가 나게 되죠. 추운 겨울 어린이가 코피를 흘리는 대부분은 비강건조증으로 인해 코에 불편함을 느껴 코를 세게 파거나 비볐기 때문입니다.

비강건조증으로 인한 코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강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바세린 같은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바르거나 식염수 스프레이를 이용해 자주 비강에 수분을 공급하면 건조함을 예방할 수 있는데요. 

또한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 비강 내 수분을 보존하고,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 습도를 50~60%로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출혈이 발생하면 손상된 혈관·점막이 완벽히 재생되는 약 2주간은 코를 세게 파거나 풀지 않도록 하며,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경우 가려움증, 재채기 등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또한 코피를 흘릴 때 고개를 젖히게 되면 코피가 뒤로 넘어가 기도로 들어가게 되면서 흡인을 일으킬 수 있어 고개를 바로 하거나, 약간 앞으로 숙이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코피는 비중격 앞쪽에서 발생하므로 적당량의 휴지로 비강을 막은 뒤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콧볼을 쥐면 출혈 부위에 압박이 잘 이뤄져 빠른 지혈이 가능하죠. 그 밖에 알려진 코뼈 부분을 누르거나, 이마에 시원한 수건을 얹는 방법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합니다.

비강건조증 이외에도 평소 코피를 자주 흘리면, 피곤하거나 허약체질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속설일 뿐, 그보다는 코피를 흘리는 증상이 어떠한 질환의 초기증상이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일례로 비강암의 경우에도 통증보다는 코피나 코막힘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질병을 발견하는 사례가 있는데요. 비강건조로 인해 코피가 자주 나더라도 이때는 소량이며 단시간에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비강건조증 예방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코피 지속 시간이 길면(20~30분 이상) 다른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요. 

김호찬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유소아의 경우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비인두 섬유성혈관종(Juvenile Nasopharyngeal Angiofibroma)를 포함한 비강 혹은 비인두 종괴를 감별해야 한다. 또한 유전질환의 하나로 몸 점막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출혈 경향을 높이는 질환인 유전성 출혈모세혈관확장증(Hereditary hemorrhagic telangiectasia) 및 혈소판/응고인자 이상 등을 감별해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가족 및 친척 중 구강, 소화기관, 비강의 대량 출혈의 병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요. 이처럼 잦은 코피가 발생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코 내시경을 통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이비인후과적 치료는 보통 혈관의 일부가 점막 가까이 올라와 튀어나온 경우 전기기구를 이용해 혈관을 결찰하는 방법을 사용해 볼 수 있지만, 이 경우 코피는 지혈되더라도 주변 점막은 전기에 의해 일부 손상돼 연골염이나 연골막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의 경우 성인에 비해 빈도가 높고,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불편함을 스스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보전적인 치료(연고 등으로 습윤하게 관리, 코를 풀거나 자극하지 않는 방법)을 권유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