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컨택센터 파견업계, '한파'에 버티기 돌입

2019-01-25 10:14:32

- 인력 감축에도 매출은 상승…'최저임금 상승'으로 모순된 결과 나와

[프라임경제] 지난해 파견업계엔 칼바람이 몰아쳤다. 공공부문을 필두로 파견 수요가 점점 감소했으며, 이런 이유로 업체는 인력 감축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매출은 전년보다 상승했는데, 이는 비즈니스 환경 개선 신호가 아닌 최저임금 인상 때문인 것으로 추론된다.

▲프라임경제에서는 컨택센터 분야를 심층 조사해 2019 컨택센터 산업총람을 발간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세 달간 조사를 통해 '2019 컨택센터 산업총람'을 발간했다. 2011년을 시작으로 9년 동안 꾸준히 컨택센터 업계 현황을 조사해 온 프라임경제는 기존 자료에 최신 자료를 더해 업계를 심층 분석했다.

본 기사는 △제니엘, 유니에스, 맨파워코리아 등 주요 리딩기업을 포함한 파견분야 대표 기업 6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매출과 인력 현황을 토대로 분석했으며 △총매출과 인력에는 컨택센터 분야뿐만 아니라 '경비, 청소, 유통' 등 타 영역 매출이 포함돼 있음을 알린다. 

또한 데이터의 정확한 비교를 위해 과거 조사 대상 중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업체의 데이터는 분석에서 배제했다.

◆매출 상승=호황?…최저임금 상승 영향일 뿐

지난해 파견 업계는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뿐만 아니라 파견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극에 달하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몸살을 앓았다. 

이렇듯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매출이 큰 폭(9.83%)으로 증가한 3조 1126억원을 기록한 것. 매출 증가를 호황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결론은 '노(No)'다. 어떤 이유에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는지 프라임경제가 분석했다.

업계에선 지난 한 해 동안 '위기'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져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맸다. '생존'에 사활을 건 업계의 움직임은 분주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으며, 종국엔 파견업 매출의 근간인 인적 자원을 축소하면서 버티기에 돌입했다.

▲2018년 파견 업계 인력은 7% 가량 감소했다. ⓒ 프라임경제



그 결과 65개 업체 파견 업체 종사자는 전년 대비 6.98% 감소한 10만 5730명을 기록했다. 1년 만에 8000명 정도의 인력이 줄었으며, 인력이 늘었다고 답한 기업은 8곳에 불과했다. 특히 규모가 작을수록 인력 감축의 폭이 더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파견 업체의 매출 구조는 '인건비+운영비+마진'이기 때문에 인력 축소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인력이 줄었음에도 매출은 큰 폭으로 상승(9.83%)하는 모순된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아이러니의 이유는 최저임금에서 찾을 수 있다. 2018년 최저임금은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7년 대비 16.4% 상승했다. 업종 별로 차이는 있지만 파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 노동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0%대 초반은 상승했어야 작년과 동일 수준의 성적을 남겼다고 볼 수 있다.

즉, 매출 구조 중 마진이 늘어난 것이 아닌, 온전히 비용으로 처리되는 인건비가 늘어나 매출이 증가했다고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는 얘기다. 보편적으로 인력이 줄고 매출이 늘면 생산성이 향상됐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파견 업계는 예외다.

매년 7~8%대의 상승률을 보였던 최저임금이 갑자기 2배 이상 큰 폭으로 상승해 매출이 올랐을 뿐 이익 증가로 볼 수는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는 5% 이상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판단하는 게 타당하다.

프라임경제가 매년 '컨택센터 산업총람'을 발간하면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최근 5년 간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지난 5년 간 2.96%, 4.34%, 7.32%, 0.60%, 9.83%였다.

▲2018년 예상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최저임금 상승 여파일 뿐 경기가 살아나는 것으로 해석하긴 어렵다. ⓒ 프라임경제



마치 업계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러가는 듯 보이지만 최저임금 상승율에 턱없이 못 미치는 매출 성장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경기가 위축돼 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파견업계 상황 '최악'

파견이 이뤄지는 여러 직무 중 그나마 컨택센터가 '청소', '경비' 등 타 분야에 비해선 상황이 나은 편이다. 남창우 한국HR서비스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작년과 재작년 2년간 업계가 급속도로 위축됐다"라며 "파견 업계 전반에선 인력과 매출 모두 대폭 하락하는 추세 속에서 컨택센터 부분이 그나마 선방 중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협회 회원사도 20여개사가 줄어들었다. 업계 침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파견 업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초저단가, 노마진 거래 방식을 통해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불합리한 계약 구조가 팽배한다면 궁극적으로 파견 업계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음에도 '생존'을 위한 극약 처방을 한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견은 사용기업과 파견기업, 노동자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다"라며 "그러나 최근 환경을 보면 사용기업과 노동자 사이에서 파견기업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노동정책에서 업계가 배제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특히 중소 업체의 경우 어려움이 극에 달했다. 이는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정부 정책과 상반된 결과다. 정부는 파견기업을 타깃으로 잡을 것이 아니라 불공정 거래를 요구하는 악성 사용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규희 기자 ckh@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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