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무철의 일본산책] 일본, 헤세(平成) 30년 간 걸어온 길 ③ 재해와 자원봉사활동

2019-01-28 11:29:19

[프라임경제] 헤세(平成) 30년을 기념한 NHK방송 특집 세 번째 스토리, 오늘의 테마는 재해와 자원봉사활동이다.

일본은 자연재해가 심한 나라, 천재(天災)의 대국이다. 2018년 일본이 뽑은 '올해의 한자가 '재(災)'다. 전체적으로 재해가 많았던 헤세. 1990년 운젠후겐산(雲仙普賢岳)의 분화(43명 사망), 5만명이 넘는 사상자(6434명 사망)를 낸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阪神淡路大震災), 2004년 니이가타(新潟) 현의 츄우에츠(中越) 지진(46명 사망), 그리고 2만명이 넘는 희생자를 낸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

그 후에도 일본에는 매년 큰 재해가 찾아 왔다. 2018년에도 서일본 폭우(225명 사망)와 홋카이도를 강타한 태풍과 지진(39명 사망) 등 재해가 연이어 일어났다. 그리고 피해지역의 현장 복구는 더디고 힘들어 많은 재해민들이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한국은 자연으로부터 큰 혜택을 받고 있는 나라, 행복한 국가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재해의 와중에 나타난 새로운 움직임, 그것이 바로 자원봉사활동이었다. 헤세는 일본에 자원봉사활동이 뿌리 내린 시대로 평가할 수 있다. 그 출발점은 한신아와지 대지진이었다. 

◆한신아와지 대지진, 자원봉사활동의 원년이 되다

진도7의 진동, 그 직후에 발생한 화재로 6434명이 사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자연발생적으로 모여든 자원봉사자 수는 누계 137만명에 달했고 자원봉사활동의 원년으로 불리고 있다.

이 때 처음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쿠리타 노부유키(栗田暢之) 씨. 지금은 피해자를 지원하는 NPO의 대표다. 대학 교직원이었던 그는 한신아와지 대지진 자원봉사활동 이후로 자원봉사활동 단체를 설립, 수많은 피해지역에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쿠리타 씨] "지진이 난 영상을 본 사람이면 누구나 '내가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였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 피해지역에서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가 되어 준 현장이 바로 한신아와지 대지진이었다고 생각한다." 

◆다양화하는 자원봉사활동

동일본 대지진에서는 자원봉사자 수가 누계 550만명에 달했다. 피해지역이 넓어서 행정 지원의 손길이 두루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지금은 재해가 발생하면 전국에서 자원봉사자가 모여들어,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재해민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이전에는 재해 뒤처리 등 육체노동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건강상담, 아동 학습지원, 애완동물 돌보기 등 피해자의 니즈에 맞춰 그 종류도 다양화되고 있다. 

◆농업 자원봉사활동 

진도 7의 진동이 두 차례 엄습했던 2016년 구마모토(熊本) 지진. 여기서 주목 받은 게 농업 자원봉사활동이다. 자원봉사활동 경험이 없는 여성이 대거 참여했다. 그중 한 사람이 후쿠오카(福岡)시에 사는 스기야마 마유미(杉山?由美) 씨. 육체노동이 힘들어 자원봉사를 망설이고 있었는데, 스기야마 씨를 움직인 것은 SNS와 동영상 홍보였다.

지금은 자원봉사활동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 농가가 안정된 후에도 매주 다니고 있다. 재해 농가에서 고구마 심기를 돕는 자원봉사자들. 나도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여성들로부터 신청이 쇄도했다.

[스기야마 씨] "농업 자원봉사활동은 무거운 물건이나 쓰레기 처리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당근을 뽑는 게 재미있다. 쑥쑥 뽑아 나가는 게 너무나 즐겁다. 여기 오면 자연이 있고 흙을 만질 수 있고, 자원봉사 활동이 취미활동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원봉사의 새로운 형태

거듭되는 재해. 그런 가운데 자원봉사활동의 모습도 새로워지고 있다. 2018년 11월 홋카이도 지진 피해지에서 열린 강습회. 재해자 지원단체 대표인 쿠리타 씨는 지금 자원봉사활동 바톤 릴레이행사 중이다. 동일본 대지진에서 피해를 본 미야기(宮城)현의 한 여성이 가설주택 생활법을 어드바이스 했다.

자신이 받은 자원봉사활동 은혜를 다른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움직임이다. 헤세 시대에 새롭게 뿌리 내린 자원봉사활동, 미래의 재해에 이 경험을 살려 나가고자 쿠리타 씨는 다짐하고 있다. 

[쿠리타 씨] "한 사람이 한 사람이 겪은 한 차례의 재해, 과거에서 배운 경험을 다음 재해에 전달해갈 역할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헤세에서 배운 것을 다음 세대에 바통터치 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칭칼럼니스트 /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 (전) 포스코인재개발원 팀장·교수 / 번역 <1년내 적자탈출. 일본의 교육양극화> / 공저 <그룹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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