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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미중 무역협상, 거대한 쓰레기통 농구돼선 안 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1.30 09:08:07

[프라임경제] 지방의 어느 도시의 거리를 걷다 이상한 풍경을 보게 됐습니다. 한껏 멋을 부려 지은 집인데, 집 앞에 큰 쓰레기통이 있는 장면인데요.

아마 저 색상과 모양은 익숙하실 겁니다. 쓰레기통 보다도, 큰 트럭에 싣고 쓰레기를 나르는 적재함이라고 해야 맞겠지요. 어쨌든 차량에서 이탈해 집 앞에 떡 하니 있는 걸 보면 대형 쓰레기통처럼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마 짐작 같아선 부득이하고 일시적 사정으로 저렇게 놓은 걸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집이 이제 막 완공이 되어서 건축 폐기물(쓰레기)을 치워야 되는 상황에 쓰레기를 수거하는 용도로 저렇게 놓은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어쨌거나 지나가던 사람 입장에선 "우와, 저 집에선 어느 창문을 열고 쓰레기를 던져도 통 안에 들어가겠구나" 싶었는데요. 학교 다닐 때 쓰레기통에 농구공 넣듯 쓰레기를 던져 넣던 게 떠올라서 더 그런 쪽으로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프라임경제

미중 무역전쟁이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치열한 갈등과 대결로 치닫던 무역전쟁이 일단 협상과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지요. 양국은 장관급 무역협상을 30~31일(현지시각) 이틀 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경기가 둔화하면서 미국과의 분쟁을 더 끌고 가기 부담스러운 처지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셧다운(연방정부 부분 가동 중단) 갈등'에서 야당에 밀렸다는 평가를 듣고 있어서 무역 관련 협상을 통해 새 전환점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양측 모두 G2 패권국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로 판을 깰 가능성이 없지 않아 세계인들이 긴장하며 대화 테이블을 바라보고 있지요.

세계 경제가 불황으로 얼어 붙은지도 벌써 한참이 되었고, 각국은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의 대공황 사례에서 보듯, 경제 경영을 자국이기주의로만 짠다든지, 타국 상품을 몰아내고 자국과 그야말로 허수아비처럼 부릴 수 있는 똘마니 나라 혹은 식민지들끼리 구성한 '블록경제'로 가는 건 답이 될 수 없습니다. 당장 효과가 좀 있는 '대증요법'이지 경제 난국을 해결할 '근원치료'가 아니라는 교훈을 우리는 갖고 있지요.

그럼에도 G2 국가들인 중국과 미국은 서로 편한 대결과 갈등으로 질주해 왔습니다. 마치 큰 쓰레기통이 앞에 있으니 어떻게 던져도 들어간다고 여기는 듯, 그야말로 서로 마구 공세를 펴 온 셈인데요. 

문제는 쓰레기통에 공을 넣겠다고 나서고 또 통이 크면 쉽게 목표물을 넣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쓰레기 투척 게임이지 진짜 농구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서로 당장 눈 앞에 등장한 큰 쓰레기통에 쉽게 국가적 자존심, 당장의 국익 등을 던져넣는 대신 생각을 바꿔 진짜 공을 넣어야 할 목표 바구니가 어딘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글로벌 경제 명운이 이번 G2간 협상, 그리고 영국이 브렉시트를 얼마나 부드럽게 마무리하느냐 등에 상당 부분 달려 있습니다. 강대국다운 통찰력과 제어능력을 보여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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