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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정노동 예방 체계 확실히 마련해야" 박종태 한국감정노동인증원 원장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개발…예방 활동 관련 실질적인 지침 제시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9.01.31 10:06:09
[프라임경제] 감정노동근로자의 건강침해에 대한 사업주의 예방조치를 골자로 한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됐으며, 국내 최초 감정노동자보호 우수기관 인증사업을 진행하는 한국감정노동인증원도 설립됐다. 하지만 아직 감정노동자 보호 방법을 몰라서 헤매는 기업들이 많다. 이에 박종태 한국감정노동인증원 원장을 만나 감정노동 예방·관리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박종태 한국감정노동인증원 원장. = 김상준 기자

한국감정노동인증원은 감정노동자 보호 우수기업 인증을 비롯해 △감정노동관리사 자격증 발급 △감정노동 진단 컨설팅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개발 △감정노동현장 중심의 실무 자격증 발급 등을 하는 감정노동 콘텐츠 전문 업체다.

박 원장은 "감정노동 문제가 발생했을 때 예방·관리를 하던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크다"며 "대부분 감정노동자 교육이 힐링, 스트레스 해소에 중점이 맞춰져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가 예방 체계가 마련되지 않아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프로세스를 개선해서 블랙컨슈머에 단호하게 대응하거나 감정노동 예방 체계가 확실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종태 한국감정노동인증원장과의 일문일답.

-국내 최초로 감정노동자보호 우수기업 인증기관을 설립한 이유는.

▲서비스 사회화의 가속으로 인해 감정노동에 대한 다양한 이슈가 쏟아져 나오고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접점직원들의 신체적, 정신적 질환의 발생한다. 이에 따라 감정노동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정책적 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설립하게 됐다. 서비스 사회화와 더불어 갈수록 강도가 심해지는 감정노동 문제는 △정부 △소비자 △기업 △감정노동자 개인 등 주요 주체들이 함께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최근 국내 1호 감정노동자 보호 우수기관으로 JDC(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면세점을 선정했는데 반응이 어땠나.

▲이번 인증은 지난해 10월 감정노동자보호법에 따른 기관의 직원보호 가이드라인을 관리시스템으로 안착시킨 첫 사례로, 공공기관의 감정노동자 보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JDC 면세점 측은 인증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감정노동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알 수 있었고, 그간의 직원 보호활동에 대한 점검과 향후 진행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통신 △제조 △보험 △증권 등 8곳을 감정노동자 보호 우수기관으로 선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증을 통해 기대되는 효과는.

▲기업이 감정노동에 대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다.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기업이 꽤 있다. 감정노동자 보호 우수기업 인증을 받게 되면 감정노동 현황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도출해주기 때문에 위험관리와 선제 대응이 가능하다. 감정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하는 분위기 조성은 물론 기업이 고객에게 좋은 기업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감정노동자 대상 감정노동 진단분석을 시행했는데 특히 시급히 개선될 점은 무엇인가. 

▲현장 감정노동자들은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사항을 원하는데 '휴게실, 휴식시간 제공'이 전체 응답자의 27.9%를 차지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강성고객 처리전담부서 설치·운영도 다른 개선사항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실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도 강성고객의 인격모독이나 억지주장 등으로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감정노동자 보호가 잘 이뤄지고 있는가. 

▲이번에 진단하면서 생각보다 양극화가 심하다고 느꼈다. 대기업일수록 보호 체계가 잘 돼 있지만, 규모가 작은 곳은 매뉴얼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감정노동 관련된 진단컨설팅, 매뉴얼까지 만들어주게 됐다. 여전히 현장에 있는 매뉴얼이 대부분 CS 중심이라서 감정노동자들이 상처를 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실제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간 버버리코리아, 롯데면세점, JDC면세점 등 공공기관 및 일반 기업의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을 개발했는데 특히 어디에 중점을 뒀는가.

▲현장 감정노동자를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지침 제공을 통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감정노동자 보호 매뉴얼 개발은 감정노동으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특히 악성 민원인 응대 매뉴얼에는 시각적 구조화 및 목록화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감정노동과 관련한 콘텐츠를 표준화해 통일되고 검증된 정보,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감정노동자에 대한 보호·관리는 물론 예방 활동에 대한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기업에서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해 쓰는 비용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나.

▲비용이 안 드는 방법도 많다. 단톡방에서 개선사항에 대해 서로 공유하거나, 매장 내에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팻말을 세우는 등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방법이 여러 가지다. 기업에서 방관만 하지 말고 감정노동자에게 관심을 더 기울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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