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재의 건강창작소.9] '황금돼지 해' 기해년, 내가 만든 약속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가 밝아지는 해

2019-02-01 13:08:56

[프라임경제] 2019년은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입니다. 기해는 '己亥'라고 씁니다. 그리고 황금돼지의 해인 기해년은 '내가 만든 약속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가 밝아지는 해'이기도 합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을 겁니다. 혹시 이 수수께끼 같은 해석이 궁금하다면 조금만 참고 끝까지 읽어주면 좋겠습니다. 이를 풀자면 육십갑자와 십천간=십간, 십이지지=십이지에 대한 설명이 앞서 짧게라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뒤에 어떻게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이 '내가 만든 약속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가 밝아지는 해'라고 할 수 있는지 풀어 보겠습니다.

◆음양, 오행, 십간, 십이지

육십갑자는 하늘 기운인 십천간=십간과 땅의 기운인 십이지지=십이지가 차례대로 만나서 이뤄집니다. 갑자부터 차근차근 만나는 60개의 묶음이라서 육십갑자라고 부릅니다. 육십갑자는 '六十甲子'라고 씁니다. 십천간은 '十天干'이라고 쓰고, 십간은 '十干'이라고 쓰지요. 그리고 십이지지는 '十二地支'라고 쓰고, 십이지는 '十二支'라고 씁니다. 이렇게 육십갑자와 십간과 십이지는 하늘과 땅 나아가 사람의 기운을 가리키거나 해석하는 기호로 개발된 언어입니다.

10개의 하늘 기운인 십천간=십간은 다섯 걸음을 뜻하는 오행이 음과 양으로 나뉘어 갈라진 기운입니다. 오행은 '五行'이라고 씁니다. 그리고 음양은 '陰陽'이라고 쓰지요. 오행은 나무, 불, 흙, 쇠, 물이라는 다섯 가지 자연물로 대표됩니다. 이는 목화토금수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목화토금수는 '木火土金水'라고 씁니다. 걸음걸이를 뜻하는 '행(行)'은 마치 살아서 걷는 듯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양은 해가 비출 때 볕이 드는 쪽이고, 음은 해가 비출 때 그늘이 지는 쪽이 됩니다.

그러니까 자연을 십간으로 해석한다는 것은 하늘에서 땅으로 걸어 내려온 오행을 5개의 볕과 5개의 그늘로 나눠서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이때 십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라고 부릅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는 '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라고 씁니다. 이 가운데 '기(己)'는 여섯 번째 십간의 기운이며, 오행으로는 흙, 음양으로는 음=그늘이 됩니다.

흙의 걸음은 무와 기가 있으며, 자연에서는 산과 들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무는 '볕이 드는 흙의 걸음'이고, 기는 '그늘이 지는 흙의 걸음'이 됩니다. 다만 볕이 들고 그늘이 진다는 것은 늘 그렇다는 뜻이 아니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같은 흙의 기운이라도 무는 볕이 드는 흙의 걸음인 산이 되고, 기는 그늘이 지는 흙의 걸음인 들이 됩니다.

땅의 기운인 십이지는 십간과 달리 열두 개의 기운으로 갈라집니다. 나무, 불, 쇠, 물의 기운은 십간과 마찬가지로 음양으로만 갈라지지만, 흙의 기운은 음과 양 둘로 갈라지지 않고 넷으로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흙의 기운은 공간에서는 동서남북으로, 시간에서는 춘하추동으로, 사람에서는 생로병사 등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흙의 기운을 대표하는 네 가지는 '축진미술'이라고 표현합니다. 축진미술은 '丑辰未戌'이라고 씁니다.

이러한 다섯 걸음의  오행을 모두 모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라는 12개의 땅의 기운, 곧 십이지가 됩니다.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는 '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라고 씁니다. 이 가운데 '해(亥)'는 열두 번째 십이지의 기운입니다. '해(亥)'는 물의 기운을 대표합니다. 자연에서는 크고 까마득한 물기운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깊고 까마득한 연못, 호수, 바다가 모두 '해'의 기운에 가깝습니다.

◆기해년은 황금돼지의 해

기해는 '己亥'라고 쓴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기(己)'는 '누런 흙=황토=黃土의 기운'을 대표합니다. '해(亥)'는 '까마득한 물=흑수=黑水'의 기운을 대표합니다. 한번 눈을 감고 상상해보세요. 하늘에서는 누런 흙의 기운이 걸어 내려옵니다. 땅 아래에서는 까마득한 물의 기운이 땅밑에서 걸어 올라와 기다립니다. 누런 흙의 기운과 까마득한 물의 기운이 이 세상에서 서로 만나 기해의 모습이 됩니다. 마치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에서 만났던 것처럼, 하늘과 땅의 기운이 이 세상이라는 다리에서 서로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피는 것은 좀 더 전문적인 공부를 한 뒤에라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색깔과 동물에 빗대어 한 해의 기운을 쉽고도 직관적으로 설명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기해년은 어떤 색깔의 동물이 될까요? 눈치 챘겠지만, 바로 황금색 돼지가 됩니다. 기해년은 기의 누런색과 해의 돼지가 만나서 누런 돼지의 해가 됩니다.

좀 더 나아가 누런색을 가장 건강하게 담고 있는 색이 바로 황금색이기 때문에 '황금돼지'의 해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황금돼지를 떠올릴 때는 앞의 글에서처럼 굳이 눈을 감고서 기와 해의 기운을 상상하지 않아도 됩니다.

나아가 황금돼지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황금색의 돼지 저금통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올 한 해 돈벼락 좀 맞았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바람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마침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니 돈벌이가 좋아지고, 먹고사니즘이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이렇게 기해의 기운은 누런 돼지를 거쳐 황금돼지로 바뀌고 마침내 황금돼지 저금통으로 변신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기해(己亥)라는 육십갑자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돈벼락 소원을 담아두는 주문(呪文)'으로 거듭 태어납니다.

◆한 사람의 몸과 마음, 여러 사람의 소통에서 만나는 다섯 걸음

글머리에서 나는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내가 만든 약속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가 밝아지는 해'를 만들어 내는 해라고도 제안했습니다. 이제 그렇게 제안했던 까닭을 이어갈 테니 읽고 난 뒤에 여러분들이 나름대로 판단해주길 바랍니다.

먼저 오해가 없도록 잠시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오행이라는 기호는 자연과 사람이라는 '달'을 가리키는 여러 '손가락'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니 자연과 사람을 오행으로만 가리키고 해석하려고 한다는 오해는 거둬주길 바랍니다. 예컨대 '달'은 하나라도, 그걸 가리키는 '손가락들'은 무수하게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행은 헤아릴 수 없는 '손가락들' 가운데 하나의 손가락일 뿐입니다.

나무, 불, 흙, 쇠, 물이라는 다섯 걸음의 오행은 사람의 몸을 쓸모 있게 해석하도록 돕는 '손가락'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몸과 함께 사람의 마음도 오행이라는 '손가락'으로 가리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나고, 기뻐하고, 생각하고,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씀도 오행으로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오행이라는 '손가락'은 자연을 가리키는 방법뿐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마음의 작용까지 미루어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런 추론방식은 '주역 대상전(周易, 大象傳)'에 잘 나타납니다. 이 글에서 길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주역 대상전(周易, 大象傳)' 따로 읽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나아가 한 사람의 몸과 마음에서 멈추지 않고 여러 사람 사이의 소통까지도 오행의 다섯 걸음이란 '손가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인의예지신이라는 사회 윤리적인 가치 또한 오행으로 해석하고 의미를 담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인의예지신은 '仁義禮智信'이라고 씁니다. 요약하면 오행이라는 '손가락'은 자연과 문명과 사람을 두루 설명하는 쓰임이 많은 기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오행이 좀 더 정교하게 나누어지면 십간과 십이지라는 '손가락'이 됩니다. 그리고 십간과 십이지가 만나게 되면 육십갑자라는 '손가락'이 되지요.

◆기해의 '기(己)' 수기치인과 극기복례

'기해'는 '己亥'라고 쓴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기(己)'는 '내 몸'입니다. 아시다시피 공자의 말씀인 '논어(論語)'에서는 '수기치인'과 '극기복례'라는 말이 나옵니다. 수기치인은 '修己治人'이라고 씁니다. 그리고 극기복례는 '克己復禮'라고 씁니다. 두 글귀에는 모두 '기(己)'라는 글자가 있습니다. '기(己)'는 자연이라는 조건에서는 들을 가리키지만, 사람이라는 조건에서는 몸이자, 나이자, 합쳐서 내 몸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수기치인은 '나를 또는 내 몸을 닦아 다른 사람을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대학(大學)'의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글귀에서 나오는 '수신'도 마찬가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글귀는 '내 몸을 닦아서 집을 가지런하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고르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수기나 수신이나 모두 '닦기(修)'를 하라고 합니다. '닦기'는 먼지를 털듯이 제대로(敬) 닦고, 간절하게(誠) 닦는 것입니다. 그래서 삿된 마음이 사라지고 환한 양심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수기이자 수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극기복례는 '나 또는 내 몸을 이겨서 예로 돌아오다'라는 뜻입니다. 이때의 극기는 자기를 이겨낸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자기를 넘어서서 모두가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양심적인 '예(禮)'를 회복한다는 뜻이 됩니다. 앞서 수기로써 내 몸을 제대로 간절하게 닦는 것은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소중한 일이 됩니다. 그리고 극기로써 내 몸을 넘어서도록 하는 것은 여럿이 함께 사람다움을 이루기 위한 마음들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요약하면 한 사람으로서 수기를 한 뒤에 남을 만나는 일과, 한 사람의 한계를 이겨내고 '여럿됨(plurality)'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일이 모두 '기(己)'라는 '손가락'과 관계가 깊다고 하겠습니다.

◆기해의 '해(亥)' 문명의 새김과 자연의 씨앗

이제 기해의 '해'를 설명할 텐데, 그에 앞서 기해의 '기'는 무엇인지 잠시 정리하겠습니다. '기'는 '누런 흙=황토=黃土의 기운'을 뜻합니다. 하늘에서 누런 흙의 기운이 걸어 내려와 내가 되고 내몸이 됩니다. '기'는 수기 및 극기와 관계가 깊습니다. 수기의 '기'는 이 세상에 오직 한 사람뿐인 나의 중심을 잡는 일입니다.

수기를 잘하면 하늘과 땅에 하나뿐인 중심인 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적어도 내가 상상하고 꿈을 꾸고 있는 나의 세계에서 나와 내 몸은 한가운데 자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극기의 '기'는 나를 넘어서서 '여럿의 나'가 나름대로 양심을 환하게 밝히는 것을 알아차리는 실마리가 됩니다.

이어서 기해의 '해(亥)'는 어떤 기운을 뜻하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해'는 '까마득한 물=흑수=黑水'의 기운을 대표합니다. 까마득한 물 가운데는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 또는 동해의 바닷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때 '해'라는 기운은 기라는 몸이 생생하게 살아있도록 돕는 생명의 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시면 몸 안이 살아나고, 헹구면 몸 밖이 생생해집니다. 마치 맑고 깊은 물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들처럼 몸의 안과 밖이 늘 생생하게 됩니다.

'해(亥)'는 뭔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을 새겨 만들 때도 필요한 기운입니다. 그것이 바로 '새긴다'는 뜻의 '각(刻)'이라는 글자에 담겨 있습니다. '각(刻)'은 인류의 문명이 끊임없이 개발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자연에 새긴 논과 밭과 집과 둑들도 모두 '각'이 됩니다. 한마디로 '각'은 문명을 일구는 것입니다. 그리고 '해'는 거듭 살아나도록 돕는 씨앗이나 알갱이가 만들어질 때도 필요한 기운입니다. 그것이 바로 씨앗, 알갱이라는 뜻의 '핵(核)'이라는 글자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핵(核)'은 자연과 문명이 스스로 진화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자연과 문명을 일구는 모든 생명들이 바로 씨앗이자 '핵'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문명과 자연에 새겨지고 씨앗이 되는 지혜로운 기운이 바로 '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해, 내가 만든 약속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가 밝아지는 주문(呪文)

'논어, 학이(論語, 學而)' 편에서는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 말씀은 "남이 나를 알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라는 뜻입니다. 이런 사람은 거꾸로 '남이 나를 알지 못해서 걱정하는 사람'과는 다릅니다. 이런 사람은 '남을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걱정하지 않는 사람'과도 다릅니다.

이렇게 아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 걱정하고 걱정하지 않는 것이 달라지면 사람들은 큰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지혜의 연못, 지혜의 바다에서 헤엄을 친다는 것은 어쩌면 먼저 걱정할 것을 걱정하고, 먼저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 많은 사람이 지혜의 깊은 물을 만나서 헤엄칠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혹시나 내가 남을 알지 못할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남을 알지 못할까 걱정하는 여러 사람이 있을 때, 그들이 헤엄치던 연못은 더 지혜로운 연못으로 탈바꿈이 됩니다.

여러 사람이 '수기치인'을 하고, '극기복례'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부지인'까지 실천할 수 있다면 지혜의 연못은 더욱 생생하게 바뀔 겁니다. 그런 진정한 연못이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기해년 올 한해 그런 연못을 약속하고 함께 만들어내는 사람이 더 늘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기해(己亥)'는 자연과 문명의 중심인 내 몸이 까마득하게 깊은 연못에서 헤엄치는 모습이라고 했습니다. 연못에서 헤엄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자연과 문명의 중심들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까마득하게 깊은 연못은 멈춰있지 않습니다. 여러 사람다운 이들이 만든 약속으로 끊임없이 바뀌어 가는 인류의 지혜이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양심이 함께하는 자유로운 개인들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혜의 연못, 나아가 지혜의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쳐 보길 바랍니다. 여러 '나'들이 함께 '내가 만든 약속으로 여러 사람의 지혜가 밝아지는 해'를 만들어 보세요. '기해(己亥)'라는 두 글자가 이를 돕는 진실한 또 하나의 '주문(呪文)'이 될 겁니다. 아! 물론 돈벼락 소원을 담아두는 '황금돼지'라는 주문(呪文)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신천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 MBC 본사 의무실 한방주치의 / EBS 역사드라마 <점프> 한의학 자문 / 연세대 물리학과 졸업 / 경희대 한의학과 석사졸업·박사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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