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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군인 리부팅] (6)"목표 향한 백련천마" 박용배 희망직업전문학교 직업훈련교사

친환경 수장시공 훈련과정 지도…"실력 있는 도배기능인 양성할 것"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9.02.08 11:38:57
[프라임경제] "여러 가지 자격증 취득에 몰두하는 분이 많은데 이런 분들은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서 관심이 분산됩니다. 확실한 목표를 갖고 전문적인 기술을 익혀야 합니다. 저는 6개월 만에 해냈지만, 기능공이 되기 위해서는 평균 2년은 현장에서 일을 배워야 해요. 제 노하우라면 백련천마(百鍊千磨)의 마음가짐이었죠."

박용배 희망직업전문학교 직업훈련교사. ⓒ 국가보훈처

박용배 예비역 육군 원사는 백번 연습하고 천 번 갈고 닦는 '백련천마' 정신으로 남들보다 빠르게 도배기능공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현재는 희망직업전문학교 직업훈련교사로서 실력 있는 기능인을 양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다음은 박용배 희망직업전문학교 직업훈련교사와의 일문일답.

-현재 하는 일을 소개해 달라.

▲2006년 설립된 희망직업전문학교는 국내 최초 건축 분야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문기술인을 양성하고 있다. 현장 실무경험이 풍부한 교사진과 최신 장비, 자재 전시장을 갖추고 NCS 기반의 수준별 교육을 적용해 연간 600여명의 건축 분야 전문기술인을 배출하고 있다.

이 희망직업전문학교의 건축 시공훈련 교사로 친환경 수장시공(△도배 △바닥재 △필름)을 위한 교육 및 훈련과정을 지도하고 있다. 기본교육은 물론이고 도배기능사 자격증 취득 특강을 맡고 있으며, 훈련생이 현장을 익힐 수 있도록 실무훈련을 병행한 봉사활동 분야도 담당하고 있다. 

박용배 예비역 육군 원사는 희망직업전문학교의 건축 시공훈련 교사로 친환경 수장시공 교육, 훈련과정을 지도하고 있다. ⓒ 국가보훈처


-해당 분야로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군복을 벗고 나니 군과 사회가 너무 다르다는 사실이 체감됐다. 군대는 규율을 잘 따르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 반면 사회는 군대보다 훨씬 자유롭지만, 성과를 내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제대군인들이 군과 다른 사회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전역하기 2〜3년 전부터 재취업에 대해 고민하고, 진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1983년에 육군하사로 임관해서 33년 6개월 복무했다. 정년이 다가오자 군복을 벗으면 무슨 일을 할까 고민에 빠졌다. 그때 지인이 도배기술을 배우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체력이 뒷받침 된다면 70대에도 현장에서 기술자로 활동할 수 있다며 권유했다. 평생 할 수 있고 도배기술로 봉사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됐고 매력을 느꼈다. 

-준비 과정은 어땠는가.

▲전역하기 2년 전부터 주말이면 도배기능공을 따라다니고 전직교육원 입교 후에는 거의 매일 도배 현장에 나갔다. 그리고 제대군인지원센터 교육비를 지원받아 직업훈련학교에 등록해 본격적으로 기술을 습득했다. 어떤 일이든 처음부터 쉽지 않다는 걸 알았지만, 그때는 아찔할 정도로 힘들었다. 나이 들어 육체노동을 하는 것이 힘에 부쳤고, 숙련공들이 기술전수를 꺼리는 것도 스트레스였다. 기술이 돈과 직결되니 그럴 수밖에…. 

밥을 사거나 인생 이야기를 하며 숙련공들과는 인간적인 유대를 만들었다.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나니 자기만의 비법, 노하우를 조금씩 알려주기 시작했다. 노력 덕분인지 남들보다 빨리 기능공이 될 수 있었다. 현장에서 경력을 쌓던 중 학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훈련교사 자리가 있으니 지원해보라는 것이었다. 

도배숙련공의 연봉은 절대 적지 않지만,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훈련교사를 제의받았을 때 흔쾌히 수락할 수 있었던 것은 연금수혜자라 돈에 구애가 적었고, 용돈이 필요하면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경험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로 후배들에게 팁을 준다면.

▲도배기능사 시험은 연 3회, 실기평가인데 자격증 취득률이 50% 정도다. 탈락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체력이다. '손기술이 중요한 거 아니야?'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시험의 당락은 체력에 달려 있다. 시험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시간 안에 완성하기 위해서는 쉴 새 없이 도배에만 몰두해야 한다. 도배기술을 배우면서 체력단련을 병행했다. 덕분에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었다.

광주지역은 일일 평균 400여건 넘게 이사를 하는데 도배, 장판을 취급하는 인테리어업체가 1200곳이 넘는다. 친환경 수장시공 전망이 밝다는 방증이다. 친환경 수장시공을 배우려면 저처럼 건설현장을 따라다니거나 직업전문학교, 인테리어 가게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 경험상 건설 현장은 웬만큼 심지가 굳지 않고서는 버티기 어렵고, 인테리어 가게도 일당이 적은 경우가 많다. 비용이 좀 들어도 직업전문학교에 등록해서 배우는 것을 추천한다. 도배기술은 얼마나 다양한 벽지를 벽에 많이 붙여봤는지, 또 도배 공식에 맞춰서 하느냐에 따라 기술자가 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향후 계획은. 

▲건강해야 인생 2막, 3막이 즐거울 것이다. 도배와 함께 체력단련을 병행한 덕분에 의도치 않게 다이어트가 되고 더욱 건강해졌다. 주변에서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보니 기분도 덩달아 업이 된다. 직업훈련교사로서 실력 있는 기능인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광주제군센터의 멘토로 위촉됐는데 이를 계기로 관심 있는 후배 제대군인에게 기술을 전수할 기회가 생긴다면 더 보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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