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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드 포스코 민낯, 구성원 목숨보다 이미지 실추 두려운 전체주의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02.12 17:41:13
[프라임경제] 지난 설 연휴를 만끽하고 있을 때, 포항 한쪽에서 포스코 노동자가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설 연휴 첫날이던 2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품부두에서 인턴사원을 교육하던 생산기술부 제품출하직 노동자 A씨(56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참으로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이후 포스코 측의 미흡한 사후 대처가 문제되면서 '산재사고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 측에 따르면, 사건 발생(2일) 당시 경찰 및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현장 조사시에 사건 현장 관련자 진술, 충돌 흔적이 없고 외상이 없었던 점을 종합해 근무 중 사고 재해는 아니었다고 추정했다. 이에 사내 재해 속보 등을 통해 사안을 심장마비로 전하고 '노동부 조사를 통해 산업재해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 요청에 의해 4일 실시한 부검 결과 심장마비가 아닌, 췌장과 장간막으로 인한 내부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과 과학수사대,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에서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 가장 큰 핵심은 여전히 미흡한 '안전 관리'가 되겠다. 하지만, 현재 논란의 중심엔 사건을 바라보는 포스코의 삐뚤어진 태도가 쟁점 사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8일 발표된 포스코 입장문에 따르면 "사실을 왜곡할 이유와 여지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확산시키고, 심지어는 당사가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는 등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스코가 과연 사실을 왜곡할 이유나 여지가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사고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포스코는 서둘러 단순 사망사고로 매듭을 지으려 했다. 부검 역시 포스코 측이 전한 사인을 납득하지 못한 유가족이 경찰에 의뢰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이 주장하는 '사실 왜곡 및 허위사실 확산' 역시 포스코 입장에서 꺼낼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유족들에게 불분명한 사인을 '심장마비'로 왜곡한 것이 바로 포스코였기 때문이다. 하루아침 사이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 입장에선 부검 결과가 사측 사인이 아닌, 산업재해로 판명된 만큼 충분히 사고 은폐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근로자가 근무 중 사망한 마당에 회사측이 해명을 번번이 다르게 늘어놓으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는 이런 유족 및 노조들의 제기한 의혹에 대해 입장문 말미에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지난해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란 의미를 가진 경영이념 '위드 포스코(With POSCO)'를 강조했다. 이익 창출을 넘어서 여러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배려와 공존, 공생의 가치를 함께 추구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표명한 입장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 보단 최근 언급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구차한 변명에 불과했다. 즉 평소 강조하던 '위드 포스코'는 구성원 목숨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더욱 안타까워하는 기업형 전체주의 '포(for) 포스코'인 셈이다. 

그야말로 세간에 질타를 받고 있는 포스코는 지금이라도 상황을 직시하고, 진정 어린 '위드 포스코'를 이뤄가야 한다. 그래야만 취임 6개월에 불과한 최정우호가 첫 난파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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