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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은 누구?" SK하이닉스 인사팀 '노조 와해' 의혹

SK하이닉스 "코난 신원 밝힐 수 없어…부당노동행위도 사실무근"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2.15 18:22:38
[프라임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노동조합(이하 노조)을 설립 전부터 조직적으로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사(HR)팀 직원으로 보이는 인물(이하 A씨·닉네임 코난)이 '노조 설립을 준비하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감시하고, 노조 설립을 방해하는 의견을 개진함으로써 조직 및 활동에 부당하게 지배·개입했다는 것.

노조 측은 A씨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사측은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신규 노조 설립을 방해하려는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동조합 설립 전 인사팀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방해공작을 펼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SK하이닉스


15일 업계에 따르면, 화섬식품노조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 지회(이하 노조)는 최근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제출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공장이 있는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각각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개별노조가 있다. 하지만 이들 노조는 마케팅, 영업 등 일반직을 비롯해 연구개발(R&D), 엔지니어 등 기술사무직 근로자들의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해 9월 4급(대졸자 신입) 이상 기술사무직 중심의 노조가 설립됐다. SK하이닉스 전체 기술사무직 근로자 1만5000여명 중 1000명 이상이 이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을 보면, 피고소인 A씨는 지난해 8월27일 노조 설립을 준비하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들어와 예비 조합원들의 의견들을 감시하고 노조 설립을 방해하는 의견을 개진했다. 

일례로 A씨는 이날 "다들 고생이 많다. (중략) 결론은 '아직 (노조 설립 할) 때가 아니다로 정리하게 된다'에 걸겠다. (중략) 노조 설립은 더 큰 이슈가 생겨야 할 듯. 이런 동력으로 불가 함. 이상이다."라며 노조 설립에 딴지를 건다.

이후 "운영에 아쉬움이 느껴진다. 익명의 단점을 어떻게 해결할건지가 관건인데 과연 있을까? 결국에 수석급 꼰대 구하기 단톡방이 될까 우려된다. P‬IP(저성과자) 보다는 후배들을 고려해 불합리한 제도를 많이 나눴으면 좋겠는데."라고 비판한다.

노조 측은 A씨를 인사팀 소속 직원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가 최초 실명 아이디 'ㅇㅇㅇ'로 채팅방에 들어온 후 곧바로 익명 닉네임 '코난'으로 재접속했는데, 최초 표기된 이름이 인사팀 직원과 동일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8월30일 인사팀 직원으로 추정되는 최 모씨가 실명으로 채팅방에 들어온 후 익명 닉네임인 '코난'으로 재접속했다는 증거이미지. ⓒ 프라임경제


A씨는 조합원들이 인사팀 소속이 아니냐고 캐묻자 "익명으로 구분하지 않았기에 (채팅방에) 입장해 여러 의견을 보고 나름대로 의견을 주고 받으려 했는데 정확한 정보 없이 분탕질이라니. 퇴장하겠다."면서 대화방을 나갔다.

노조 관계자는 "만약 '닉네임 코난'이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하는 자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사용자가 직접 채팅방에서 일반 사원인 것처럼 의견을 개진한 것은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노동조합의 신규 설립을 방해하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또 노동조합의 조직 및 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부당한 지배·개입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해당 성명불상자들의 신원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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