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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5.18 폄훼발언 'TK도 등 돌렸다'

막상 토론회선 강성 발언 여전해 논란…상승중 타격, 계속 하락세

백승은 기자 | bse@newsprime.co.kr | 2019.02.20 17:22:26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가 18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렸다. 연설회장 안에서는 5.18 폄훼 발언을 했던 김진태 김순례 의원이 연호를 받은 반면, 행사장 외부에는 대구 경북의 시민들이 몰려와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18일 당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인 모습. ⓒ 대구경북진보연대


[프라임경제] 자유한국당은 지난 18일 오후 2·27 전당대회 후보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하는 등 '전대 컨벤션 효과' 띄우기에 나서고 있지만, 5.18 폄훼발언을 둘러싼 내부갈등으로 악재를 맞고 있다. 

5.18 폄훼발언의 당사자인 김진태 당대표 후보가 첫 번째 연설자로 단상에 오르자 지지자들은 큰 소리로 연호하며 반기는 분위기 일색이었다. 

김 후보는 최근 당 안팎에서 일고있는 5.18 폄훼발언을 의식한 듯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대전에서도 이랬다" "여러분들이 '김진태'를 외치고 있는 이게 바로 당심 아니겠느냐"라고 강하게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반해 또 다른 후보로 나선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경제로 초점을 옮기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황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며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어 "5000만 국민이 북핵의 인질인데, 김정은에게 돈 퍼줄 궁리만 하고 있다. 귀족노조와 전교조, 주사파 세력들만 떵떵거리고 있다"고 발언하는 등 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세훈 후보는 "영남이 석권해도 수도권이 122석이다. 수도권을 포기하지 말아 달라"며 "대구와 경북이 변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만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가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대구 연설회장에서 무엇보다 눈에 띈 장면은 태극기 부대와 김진태 후보의 지지자들이었다. 지지자들은 회장 밖에 대형 태극기를 설치하고, 김 후보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풍선을 흔들며 지지세를 과시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장이 막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건내자 관객석에서는 야유가 끊이지 않았다. "내려와라" "빨갱이다" 등 수위 높은 발언도 터져나왔다. 일부는 '김진태' 이름을 연이어 호명하기도 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격양된 목소리로 "조용히 하라"는 말을 연신 반복해야 했다.

연설회에 참석한 일부 당원들은 5.18발언 논란을 야기한 2명의 의원들을 징계위에 회부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상에 올라가자 비난과 야유를 쏟아냈다. ⓒ 프라임경제



한편, 한국당의 현실은 좋지 못하다. 5.18 폄훼발언 후 한국당의 지지율은 하락세다. 여당의 약세와 전당대회로 인한 관심도 상승으로 한국당의 지지율이 4주 연속 상승하던 중이라 더 타격이 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한국당의 지지율은 28.9%에서 25.2%로 3.7% 떨어졌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TK 지지율. 지난 주 48.5%에서 13.6%p나 낮아진 34.9%로 기록됐다. TK는 한국당 권리당원의 30%이상 밀집되어 있는 '텃밭'이다. 뿐만 아니라 60대 이상과 20대, 보수층 등의 계층에서도 하락세를 보였다.

연설회장 밖에서는 대구경북진보연대를 비롯한 66개 시민단체와 대구경북시민들이 몰려와 5.18 폄훼발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여야 모두에서 5.18 폄훼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게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5.18 폄훼에 대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위 사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당 내에서도 비판과 반성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용섭 광주시장과 광주시민들에게 SNS를 통해 사과했다. 지난 14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호남 합동유세장에서 태극기 부대가 김 후보를 연신 연호하자 조대원 최고위원 후보는 "이래가지고 수권정당 할 수 있는가. 우리가 무슨 대한애국당인가"라는 발언을 해 한국당 선관위에게 주의 및 시정 명령을 받았다.

결국 전반적인 국민여론과 한국당 지지층 내부의 동요 및 반성이 한국당 지지율을 하락시키고 전대 흥행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는 셈이다. 5.18 폄훼 이슈로 당심이 갈라지고 서로 반대로 치닫는 현상이 더 심해질지 주목된다.


* 위의 한국당 지지율 변화 관련 여론조사는 다음의 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2월11~15일 닷새간 전국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25.2%로 전주보다 3.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는 등 위의 결과를 내놓았다. 해당 조사는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응답률은 6.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할 수 있다.

한편,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 앞의 조사 결과는 같은 회사가 같은 달 7일과 8일 진행, 전국 유권자 1507명에게 응답을 받아, 11일 발표한 자료다.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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