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상대가 누구든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2019-02-26 18:29:39

[프라임경제]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아내를 포함한 아이들에게는 '가족이니까 이해하겠지' 하는 마음에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밖에 나가면 아니꼽더라도 가족을 위해 참으며 간이고 쓸개고 다 줄듯이 깍듯이 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서 푸는 경우도 많다.  

개그맨들도 방송에서는 말도 잘하고 웃기지만, 집에 가면 말도 안 하고 웃기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온종일 힘들게 일했으니 집에서는 돈 벌어 오느라 힘들었다고 대우받고 싶은 심리가 있는 걸까? 

어찌 됐든 그런 아빠에게 가족들은 섭섭해 한다. 가족을 위해 밖에 나가 고생한다고,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왜 정작 가족들에게는 다정하게 귀한 고객 대하듯이 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

회사도 가정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회사의 대표나 간부 중 고객사에는 극존칭을 쓰면서 직원들한테 함부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갑질 폭행' 등의 협의로 구속기소 된 기업의 대표는 직원을 폭행하고, 여직원 신체에 자기 이름을 쓰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했을 뿐 아니라 마약에 청부살인까지 그 죄를 다 나열하지도 못할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도 고객들에게는 깍듯이 대했을 것이다. 그러니 기업이 망하지 않고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땅콩상무로 유명한 분도 비행기에 많은 고객이 탑승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혼자 탄 자가용 비행기인 양 직원들을 겁박해 비행기를 회항시켰다. 요즘에는 남편과 자녀들에게 함부로 해서 또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아이들은 엄마의 등을 보고 배우는 게 맞는 모양이다. 그래서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

그렇다고 언어폭력을 구사하거나 성희롱을 하는 악질범죄자들을 교육해 변화시킬 수는 없고, 그들이 하는 행동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느껴 행동을 고치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지난해 7월 GS칼텍스의 '세상을 바꾸는 에너지, 마음이음 연결음' 광고는 감동적인 동시에 큰 효과가 있었다. 마음이음 연결음이란 고객센터 상담사와 통화가 연결되기 전 음성 안내를 해주는 자동응답시스템이다. 

"착하고 성실한 우리 딸이 상담해 드립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상담해 드릴 예정입니다" "연결해 드릴 상담사는 소중한 제 딸입니다. 고객님, 잘 부탁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내가 상담 드릴 예정입니다"

이러한 말 한마디의 효과는 대단했다. 프로젝트가 진행된 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담사의 스트레스는 79%에서 25%로 무려 54.2% 감소했다. 또 '고객들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 든다'고 답한 상담사도 25%로 크게 늘었다. 

마음이음 연결음을 들은 후 "멘트가 참 좋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등 친절한 한마디를 남긴 고객도 58%에서 66%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전화를 받는 상담사도 누군가의 귀한 가족이라는 것을 들려준 후 고객과 통화한 상담사들은 첫 마디에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하는 고객들이 많아져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 상담사는 "정말 악질적인 고객을 친절한 고객으로 바꿀 수 없다 하더라도 악성이 될만한 고객들을 그렇지 않은 고객으로 바꿀 수 있는 변화 자체가 매우 큰 것 같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마음이음 연결음이 나가기 전만 해도 상담사들은 고객의 험악한 욕설에 아무것도 못 하고 손을 벌벌 떤다든지, "네가 책임질 거야?"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왜 내가 이런 욕을 듣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했다. 마음이음 연결음이 일으킨 작은 변화를 듣고, 다른 회사에서 마음이음 연결음을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도 왔다고 한다. 

마음이음 연결음으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밝아질 수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 기업뿐만 아니라 모든 컨택센터가 마음이음 연결음을 통화연결음으로 사용함으로써 고객응대근로자(구 감정노동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황규만 컨택센터산업협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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