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끝 모를 관치금융…카드수수료 '폭탄 돌리기'

2019-02-28 18:51:40

[프라임경제] 물론 정부의 취지는 좋다. 최저임금 인상, 카드수수료 우대가맹점 확대. 그러나 누군가의 이득은 자연스레 다른 이의 손해로 이어진다. 이 '폭탄 돌리기' 게임의 최종 피해자는 누가 될 것인지 자명하다.

모든 일이 '꿩 먹고 알 먹고' '일석이조(一石二鳥)'로 끝나면 좋으련만, 꿩 등 피해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꿩의 입장까지 생각해줘야 하느냐? 생태계를 위해 어느 정도는 고려해주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지난해 수많은 진통 끝에 최저임금이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가량 인상됐다. 이는 2001년 16.8% 인상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는 8350원으로 10.9% 올랐다. 자영업자들은 연일 앓아누웠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라기에는 비약일 수 있겠으나 현재 폐점률이 극에 달하고 많은 이가 일자리를 잃은 것은 사실이다.

정부는 카드수수료 인하로 '일단' 이들을 달랬다. 이에 카드사들이 전체 가맹점 중 우대가맹점 비중이 96%로 연간 8000억원 손해를 보전해야 한다고 외치자 정부의 화살 시위가 이번에는 연매출 500억원 이상 대형가맹점으로 향했다. 카드사의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인상 통보를 놓고 정부가 대놓고 지원 사격에 나선 것.

고소득자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처럼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 보면 타당할 수 있겠으나, 인상 여부를 떠나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 카드수수료 계약 실태조사를 나선다며 압박하는 등의 정부 개입은 지나친 감이 있다.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대형가맹점은 2만3000여곳에 불과하지만, 2017년 기준 카드수수료 비중이 48%에 달했다. 전체 카드수수료 411조9759억원 중 197조7484억원을 기록한 것. 카드 이용실적이 오름세인 점을 감안하면 대형가맹점의 카드수수료 평균 0.25%p 인상 시 부담액은 6000억원가량 가중될 전망이다.

대형가맹점들도 성장폭이 둔화되고 적자에 힘들다고 울상 짓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는, 경쟁성을 위해 코스트코처럼 한 곳의 카드사와 독점계약하는 형태로 바뀌지 않겠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정부는 상한선, 하한선 수준의 적정한 가이드라인은 제시하되 시장에 너무 깊숙하게 관여해서는 안된다. 기업의 자율성은 배제하고 입맛 따라 내놓는 주먹구구식 정책은 깊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혼란만 커지고 시장경제의 논리가 통용되지 않는 요즘, 한 치 앞은 차치하더라도 몇 걸음 더 나아나간 뒤의 상황이 우려될 뿐이다. 또 다시 최저임금은 인상될 테고 부담 완화를 위해 또다시 카드수수료를 인상·인하한다면, 수차례 반복된 후에는? 최저임금은 인상돼야 하고 카드수수료는 각사 계약에 따라 조정돼야 하지만 공평한 잣대가 필요하다. 적어도 지금처럼 목적의 당위성에 의문을 품게 하는 것은 안될 일이다.

누군가에게 부담을 떠안기는 형태는 근본적인 대책안이 될 수 없다.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이치다. 카드사의 부가서비스 축소로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든다. 대형가맹점은 이로 인한 손실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장 약자이자 대변인이 필요한 국민이 최종 피해자로 당첨됐다. 민심을 잃은 정부가 내놓을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한꺼번에 너무 큰 이익을 바라다가 오히려 소득이 별로 없을 때 '떼 꿩에 매 놓기'라는 속담을 쓴다. '첫 술에 배부르랴?'. 차근차근 관계자들을 들여다보고 여력을 재단한 후 단계별로 추진해야 한다.

지금은 너무 성급하다. 대책 없는 행보, 그릇된 행정에는 불만만이 따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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