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이거 왜 이래"… 공소사실 전면 부인

2019-03-11 18:47:06

- 꾸벅꾸벅 졸기까지…"전두환의 태도는 괴물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관련 형사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을 마치고 나서 부인 이순자와 함께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판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설 등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11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전씨의 공판이 열렸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통해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관련 수사 및 공판 기록, 참고인 진술 등을 조사해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씨 회고록에 허위 내용을 적시해 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5·18 당시 헬기 사격설, 특히 조비오 신부가 주장한 헬기 사격 여부에 대한 증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허위사실로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은 잘못됐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5·18 당시 광주에서 기총소사는 없었으며 기총소사가 있었다고 해도 조 신부가 주장하는 시점에 헬기 사격이 없었다면 공소사실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출석한 전두환 씨가 탑승한 차량이 11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또 회고록과 관련 "고의성을 가지고 허위사실을 기록해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형사소송법 319조를 근거로 이 사건의 범죄지 관할을 광주라고 볼 수 없다며 재판 관할 이전을 신청하는 의견서도 제출했다.

이에 앞서 낮 12시 34분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한 전 전 대통령에게 기자들이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라고 질문하자, 전 전 대통령은 "이거 왜 이래"라며 기자들을 뿌리쳤다.

법원 주변은 전 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한꺼번에 모여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시민들과 학생들은 "전두환 사죄하라" "전두환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광주지법 앞에선 5월 관련단체 회원들이 '80년 5월 신군부에 의한 광주의 학살 참상', '전두환이 민주주의 아버지면 이완용은 근대화의 아버지다' 등이 적힌 팻말을 놓고 인간띠를 만들었다.

여야 3당은 성명을 내고 역사의 심판대 앞에 선 전두환의 추악함에 분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형사재판 출석을 마치고 광주지방법원을 빠져나가자 사죄를 촉구하는 시민이 차량을 둘러싸며 항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천인공노할 범죄자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비롯한 국민에 의해 세워진 역사의 심판대 위에서 마지막까지 추악한 행동을 반복했다"며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꾸벅꾸벅 졸기까지 한 전두환의 태도는 괴물의 모습 그 자체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전두환은 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과, 헬기 기총소사,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잔혹한 범죄에 대한 마지막 참회의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광주광역시당도 성명을 내고 "지난 세월 역대급 궤변과 천인공노할 망언으로 광주를 능멸하고, 국민을 우롱하며, 민주주의를 유린했던 그가 광주에 발을 딛는 것 자체만으로도 치욕이고 모독이다"고 성토했다.

 또, "150만 광주시민과 국민은 당신을 죄악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역사와 민족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광주시당은 성명을 내고 “전두환은 지난 2017년 4월에 출간한 '전두환 회고록' 에는 자신이야 말로 5·18의 억울한 희생자라느니 5·18 당시 광주시민들과 함께하며 목숨 걸고 광주를 지켰던 고 조비오 신부님을 거짓말쟁이라느니 하는 어처구니없는 말들을 쏟아냈다"며  "그 진실의 무게만큼 광주시민들 앞에, 그리고 역사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두환은 학살의 책임을 인정하고 광주시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전두환은 광주시민에 대한 학살을 부정하고 자신의 씻김굿의 제물이라며 오히려 자신이 억울한 희생자라고 망발을 하고 있다"면서 "대통령까지 한 사람이 처벌이 두려워 5.18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는 일개 대령의 말을 추종하여 북한군 개입설을 흘리고 그 뒤에 숨는 비열한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오늘의 재판은 단순히 사자명예훼손에 대한 것만이 아니며, 광주학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출발이다"고 짚었다.

마지막으로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총칼로 학살했지만 우리는 진실을 밝혀 전두환에게 역사의 책임을 물을 것이다"면서 "광주시민들은 성숙하고 냉철한 시민의식으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똑똑히 지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1시간 15분 만인 오후 3시 45분께 끝났다.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성태 기자 kst@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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