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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 권원강 회장 '투명경영' 위해 자진 사퇴

업계 모범사례, 황학수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이 대표이사 내정

강경식 기자 | kks@newsprime.co.kr | 2019.03.13 14:03:26
[프라임경제]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놓는다. 업계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시스템 도입을 위해 스스로 내려온 권 회장의 용단이 업계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으로 내다봤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13일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13일 경기도 오산시 교촌에프앤비 본사에서 열린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경영 퇴임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 퇴임 선언에 따라 권 회장은 회장직과 대표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전면 물러서게 된다. 교촌은 권 회장의 경영 퇴임에 따라 오너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바뀐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가맹점주들과 상생을 기반으로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이 깔려있다. 50조 원 시장 규모와 종사자 수 100만명을 넘어서며 성장을 이어가는 국내 프랜차이즈의 급에 맞게 경영 시스템도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권 회장은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경영 혁신 없이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교촌이라는 이름으로 함께하는 본사 직원 및 가맹점 모두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한 사람의 회장이 아닌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결정 배경을 밝혔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권 회장은 젊은 시절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점상, 해외건설노동자, 택시기사 등 직업을 거치다 40세에 이르러서야 시작한 교촌치킨을 연매출 3188억의 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권 회장은 정도경영을 기반으로 한 가맹점 위주의 정책으로 가맹점 성장이 본사 성장으로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모범 구조를 확립했다. 철저한 영업권 보호 정책으로 가맹점 숫자를 무리하게 늘리기 보다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실제 교촌은 가맹점 수 1000개를 돌파한 2003년 이후 15년 이상 950~1100개 사이로 유지시켰다. 교촌은 가맹점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450개 가운데 가맹점당 연평균 매출액 1위(2018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기준)를 차지는 등 가맹점과 가맹본부의 상생을 이끌어냈다.

부침도 있었다. 교촌은 지난해 권원강 회장 6촌 동생의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는 해당 사건이 권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권 회장은 "재조사를 통한 결과에 따라 책임감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며 본인 명의의 입장문을 낸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업계는 이번 권 회장의 퇴임 결정이 가맹본부 오너리스크가 가맹점 매출에 피해를 줄 경우 가맹본부에 책임을 묻도록 하는 개정 가맹사업법 도입과 함께 대부분 오너경영 체제인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새로 선임된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는 황학수 현 교촌에프앤 총괄사장이 내정됐다. 황 대표는 2012년 교촌 그룹경영전략본부장으로 영입돼 2015년 교촌에프앤에서 인적 분할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사장을 맡은 뒤, 2017년 9월 교촌에프앤비 총괄사장에 취임한 전문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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