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겪는 한투 발행어음 제재…결론은 '언제'

2019-03-14 17:57:05

- 금융당국 간 갈등 더해져…금감원장 "합리적 해법 제시할 것"

[프라임경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의혹에 대한 제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차례 열렸던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모으지 못한 데 이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간의 자존심 싸움까지 더해져 결론을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출입기자 대상 오찬간담회를 가진 dbs석헌 금감원장은 "(한국투자증권의 의혹과 관련한) 제재심이 곧 열릴 것"이며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옮겨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빠르면 이달 중으로 제재심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의혹에 대한 제재가 결론을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연합뉴스

한국투자증권은 '제1호 초대형 IB(투자은행)'라는 상징성을 갖고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했지만 '개인 신용공여 금지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한국투자증권의 혐의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사실상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개인 대출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에 따르면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개인 신용공여에 사용될 수 없다.

문제는 한국투자증권이 최 회장과 직접 자금을 주고받은 것이 아니라 특수목적법인(SPC)인 키스아이비제16차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형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키스아이비제16차는 이 자금을 이용해 SK실트론 주식 취득을 매개로 최 회장과 총수익스왑(Total Return Swap, TRS) 계약을 맺었다.

결국 한국투자증권이 키스아이비제16차에 실행한 대출의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가 쟁점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두 차례 제재심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감원과 한국투자증권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고 제재심 위원들의 입장도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전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에서는 한국투자증권 TRS 거래의 제재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5일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TRS 거래와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법령해석심의위가 자문기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금감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금감원에서 한국투자증권의 TRS 거래에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해당 제재안이 최종 부과되기 위해서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날 윤석헌 원장 역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간의 갈등을 보이는데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며 "가급적이면 두 기관 간에 갈등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보다 나은 해법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굉장히 크고 첫 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라며 "신중하고 현명하게 판단해야 시장에 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증권업계 역시 금감원 제재심에서 논의가 마무리되더라도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SPC를 통한 대출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점, 발행어음 1호 사업자라는 점 등은 금융당국에게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항은 어떻게든 정무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불법이라고 하면 선례가 될 수 있고,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어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대로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응대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어떤 결론을 내려도 욕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여서 당국에서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시장에서는 KB증권 등 새로운 사업자가 많이 허용돼 시장이 커지게 되면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 중이다"고 답했다.




한예주 기자 hyj@newspri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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