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건설현장 허술한 관리감독, 안타까운 사망사고

2019-03-18 10:33:55

[프라임경제] "봄이 싫었다. 추위가 누그러지면 노동 현장에는 활기가 돌고 활기는 사고를 불러 떨어지고 부딪혀 찢어지고 으깨진 몸들이 병원으로 실려 왔다."

이국종 교수가 중증외상센터에서 16년 간 근무하며 집필한 책 '골든 아워'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문단이다. 책에서는 건설 노동자가 단골 환자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2017년 기준 중증외상센터의 응급환자 중 21.4%는 건설 노동자였다.

이처럼 건설 노동자는 산업재해의 위험에 직면한 직종이다. 지난 1월 광주의 한 공사현장에서 건설 자재가 쏟아져 노동자 2명이 사망하고, 같은 달 경기도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2명이 숨지는 등 올해 역시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 현장의 특성상 높은 곳에서의 작업이 잦은 것도 사고의 원인 중 하나지만 근본적으로 전체적인 안전관리가 부족한 게 문제다. 대표적인 문제점으로는 건축 공사 시 설치하는 임시 가설물인 비계의 부실 설치와 미흡한 현장점검을 들 수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건설업 사망자를 절반 이상 줄이겠다는 포부와 함께 안전 장비가 미리 규격화된 시스템 비계를 사용하도록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공사중지의 허들을 낮춰 부실시공이 우려되는 경우에도 공사중지를 할 수 있도록 건설기술진흥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이 정책들은 건설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꼬집지 못한다. 현장의80% 이상이 강관 비계를 사용하고 있는 현재로써는 시스템 비계로의 전환은 당장의 사고를 막아 주지는 못 한다. 시스템 비계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라도 관리 소홀인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안전점검 관련 수칙을 개정했다고 한들 결국 안전점검을 수행할 근로감독관의 숫자가 부족한데,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 명의 근로감독관이 무려 1400개의 사업장을 담당한다는 수치가 나왔다. 인원이 부족하니 근로감독을 받는 사업장은 전체 사업장의 1%에 불과한 것은 당연한 셈이다.

한 마디로 정부가 추진하는 새 정책을 시행할 근본적인 제도와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선 공사중지를 포함한 건설기술진흥법 전반의 수정과 대대적인 인력 충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봄이 다가오면 얼어 있던 지면이 녹아 건설 현장의 사고가 특히 잦아지는 시기다. 각별한 주의가 요해지는 시기인 만큼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전 점검 정책으로 건설 노동자의 안전한 일자리가 만들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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