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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세라티 최초 SUV' 르반떼 "중력 무시, 날카로운 주행본능"

고유 특색과 이탈리안 조화…울부짖는 '시그니처 배기음' 긴장감 선사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03.20 14:58:51
[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은 계속되는 독일 브랜드 논란과 함께 떨어진 희소성 탓일까. 점차 국내 소비자들 시선이 비독일계 프리미엄 브랜드도 돌리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누적(2월 기준) 독일 브랜드 판매는 전년대비 29.8% 하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는 반면, 비독일계 및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바로 마세라티다. 

지난 2013년 당시 국내 판매량이 100여대에 불과했던 마세라티는 특유 유니크함과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이미지를 앞세워 지난해 무려 16배 이상 팔리는 등 '판매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장 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100년이 넘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 SUV 모델 마세라티 '르반떼(Levante)'는 201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프리미엄 SUV 세그먼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브랜드 디자인 철학을 계승한 감각적 외관과 우수한 실용성을 바탕으로 전 세계 72개국에 걸쳐 2만5000대 이상 판매(2017년 6월 기준)되는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18년형 르반떼는 새로운 트림 전략과 하이테크 기능, 기존 ADAS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이 탑재되면서 온·오프로드에서 더욱 탁월한 드라이빙 경험을 제공하고 있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마세라티 '듀얼 트림'은 소비자들이 그란루소 및 그란스포트 가운데 한 트림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다. 두 트림 모두 동일한 파워트레인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고유 외관이나 인테리어는 확연히 구분된다. 

이처럼 다른 SUV들과의 비교를 거부하는 2018년형 르반떼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탈리아 감성을 전달할 수 있을지 직접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 모델은 르반떼 S 그란스포트 모델로, 코스는 일산 라페스타를 출발해 △강변북로 △반포대로 △과천봉담도시고속화도로 등을 거쳐 수원 kt위즈파크를 왕복하는 약 130㎞에 달하는 거리다. 
 
◆'날렵한 듬직함' 공기역학 최적화…스포티한 인테리어 

마세라티 르반떼(이하 르반떼) 첫 인상은 그야말로 '날렵한 듬직함'이다. 전장 5005㎜의 큰 덩치(전폭 1970㎜·전고 1680㎜·휠베이스 3004㎜)를 앞세운 위압감은 물론, 스포티함 및 다이내믹함 모두를 만족시킨다. 

전체적으로 외부 디자인은 브랜드 고유 특색과 이탈리안 디자인 미학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스포티하면서도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만 기존 마세라티 모델과 달리, 고양이 눈매를 닮은 헤드라이트는 고유 삼지창 그릴이 조화를 이루며 보다 날렵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선사한다. 

쿠페형 라인의 마세라티 르반떼는 전체적으로 브랜드 고유 특색과 이탈리안 디자인 미학적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스포티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을 연출한다. ⓒ FMK


특히 '알피에리 컨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그릴은 멀리서도 뛰어난 존재감을 확보했으며, 그릴에 탑재된 자동차 에어 셔터는 기술적 정교함과 공기역학을 최적화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다른 SUV에서 구현하기 힘든 '공기저항계수(0.31)'를 실현했다. 

후면 디자인의 경우 비스듬히 기운 유리창과 유선형 디자인, 그리고 4개 머플러 팁이 두드러지면서 고성능 스포츠카 면모를 드러낸다. 

아울러 시승모델 그란스포트 트림은 럭셔리를 강조한 그란루소 모델과의 차별화를 위해 피아노 블랙 전면 그릴, 스키드 플레이트, 우측 펜더 그란스포트 로고, 차량 색상과 동일한 사이드 스커트, '모든 삼지창과 세타 로고' 파란 색상 라인 등 스포티한 요소를 곳곳에 배치했다. 

한편, 인테리어의 경우 SUV 특성에 걸맞은 혁신적인 솔루션을 강조하는 동시에 스포티한 매력을 찾는 운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곳곳에서 전설적인 레이싱 DNA를 녹여냈다. 실제 카본 트림으로 마감된 그란스포트 인테리어는 12방향 전동 조절 가죽 시트 및 전동 조절 스포츠 스티어링휠과 조화를 이루며 스포티함을 어필했다. 

다만 공간 측면에서 3명이 동시에 뒷좌석에 앉을 순 있으나,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대신 트렁크는 580ℓ에 달하는 적재 공간을 확보해 부피가 큰 짐을 보관하는데 용이하다. 

◆'중력 무시' 순식간에 100㎞/h까지 가속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차량 내외부에 울려 퍼지는 날카로운 엔진음은 드라이버의 질주 본능을 자극시킨다. 특히 스포츠모드시 울부짖는 시그니처 배기음은 모든 탑승자에게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르반떼 최상위 모델인 르반떼 S는 3.0 V6 트윈터보 가솔린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430마력(5750rpm) △최대토크 59.1㎏·m(2500~425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5.2초에 불과하며, 최고속도는 264㎞/h에 달한다. 

내·외관 곳곳에서 전설적인 브랜드 레이싱 DNA를 발견할 수 있는 르반떼 그란스포트 내부는 스포티한 카본 트림 마감이 12방향 전동조절 가죽시트 및 스포츠 스티어링휠과도 어우러져 한층 스포티한 느낌을 선사한다. ⓒ FMK


본격 주행을 위해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무려 2톤 이상의 중력을 무시하듯 지면에 딱 달라붙은 채 고개가 젖혀질 정도의 맹렬한 가속 성능을 뽐낸다. 직선구간에서 순식간에 속도가 100㎞/h를 지나치는 것은 물론, 변속도 마치 리듬을 타듯이 어렵지 않게 이뤄진다. 

일단 본격 가속을 시작한 르반떼는 무섭게 치고 나가는 역동적인 파워를 발휘하는 한편, 무거운 차체에서 나오는 묵직함이 탑승자에게 묘한 안정감을 선사한다. 물론 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마저 삼켜 버리는 맹렬한 배기음은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함께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로 온몸에 짜릿한 자극을 제공했다.

이와 더불어 어떤 상황에서도 차체를 안정된 자세로 유지하는 등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자랑한다. 이는 낮은 무게중심과 더불어 차량 전후 무게를 '50대 50' 완벽 배분한 효과로 보인다. 

제동 성능도 고성능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최첨단 제동시스템' 탓인지 반작용으로 인한 출렁임 따윈 없이 바닥을 꽉 붙잡았다. 마세라티에 따르면, 전륜시스템 380㎜ 타공 디스크와 함께 작동하는 브렘보 6 피스톤 알루미늄 모노 블록 캘리퍼를 채용, 후륜에는 330㎜×22㎜ 타공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장착된 42㎜ 알루미늄 부동형 캘리퍼가 장착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 2단계 수준인 △차선이탈 방지 시스템(LKA)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 보다 향상된 ADAS 패키지를 통해 운전자 피로를 줄이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외에도 유압식이 아닌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을 탑재한 2018년형 르반떼는 민첩하면서도 날카로운 핸들링이 가능하며, 노면이 울퉁불퉁할 때도 조작이 편안했다. 

총 130여㎞ 거리를 세 시간 가량 운전한 르반떼 S가 기록한 실연비는 6.5㎞/ℓ. 비록 공인연비(6.4㎞/ℓ) 이상의 결과였으나, 여간 낮은 연료효율성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디자인과 럭셔리, 그리고 주행성능 '세 가지 매력 요소'를 최적으로 구현한 프리미엄 SUV '마세라티 르반떼'가 동급에서는 필적할 수 없는 차별화된 감성과 매력으로 국내 럭셔리 SUV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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