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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애쓴 보람있네~ '미세먼지 저격수' 천정배의 재발견

꼼꼼하게 관련 내용 챙기면서 상임위 '외통' 특기 살려 대중국 협상 주력 기대감 ↑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9.04.05 08:49:59
[프라임경제] 미세먼지가 더 이상 잠시 지나가는 일부 지역의 문제거나 까탈스러운 일부 민감한 사람들의 애로사항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세먼지 문제에 오래도록 집중, 필요한 점들을 그때그때 뚫으며 공세를 펼쳐온 정치인이 있어 뒤늦게 화제다.

참여정부 당시 법무부장관을 지냈던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그는 법무법인 해마루를 오래 일궜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품은 정치적 소신과 가치를 일찍이 알아봐주고 지원했던 인물로도 이름높다. 현재 더불어민주당과는 다소 모호한 사이로 평가받는다. 경기도 안산을 오랫동안 정치적 무대로 삼아왔으나 광주 서구을로 지역구를 옮겨 활동해 오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를 그의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는데(일본식 정치에서는 '자객공천'으로 부른다.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 시절 반대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전략공천 형식으로 맞붙인 케이스가 많아 화제가 됐다), 이 공세에서 살아남아 민평당의 핵심이자 든든한 거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맷집은 탄탄한 실력에서 온다는 평. 그 단적인 예 중 하나가 바로 미세먼지 케이스다.

그는 2016 가을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를 조목조목 공격한 적이 있다. 미세먼지 대응에 대한 안일한 대응을 문제삼고,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주문한 것.

당시 정권에서는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대응 관계부처 장관회의(국무조정실, 환경부,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를 열었는데, 천 의원은 보건복지부가 제외된 것은 문제라고 짚었다. 건강피해 연구가 갖는 전문성, 그리고 환자 등록 및 관리까지 의료인들과 의료기관의 협조가 필수적이므로 보건복지부가 주도해야 하는 전체적인 구도 등을 생각할 때 이런 배제 상황이 말이 안 된다고 짚은 셈. 

이때 아울러 천 의원은 질병관리본부가 당시 '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건강영향평가 및 적응기술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고 22026년까지 미세먼지가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겠다는 복안을 낸 것에 대해서도 보강할 점을 짚었다.

"장기적인 로드맵도 필요하지만 미세먼지 확산으로 국민건강에 대한 걱정이 심각하게 커지는 상황에서 당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으면 문제"라고 일갈한 것. 

2018년 5월에는 어린이집과 노인요양시설 대상으로 하는 '실내공기질 관리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2016년경부터 굵직한 미세먼지 대응 발언을 내놓은 게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다. ⓒ 연합뉴스


천 의원은 당시 시행 중이던 실내공기질 관리법이 다중이용시설의 소유자 등이 신청한 경우 공기정화설비 설치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시설 규모가 제한적인 것을 주목했다. 당시 천 의원실과 언론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전체 어린이집 대부분의 어린이집(88%)이 이 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것으로 '사각지대'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었다.

천 의원이 "이번 개정안은 말뿐인 아닌 실제 피부로 느끼는 실내공기질 관리 대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만만하게 설명할 수 있었던 이유다. 특히 그는 이에 덧붙여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법의 사각지대에 몰려 보호받지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대책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도 말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근래 그는 미세먼지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정부 스스로가 범정부적인 미세먼지관리대응실태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으면 좋겠다"고 제언해 새삼 눈길을 끌었다. 천 의원은 "미세먼지는 국제협력, 구체적으로 중국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그가 상임위원회를 무게감 있는 다선 정치인들이 주로 가는 외교통일로 하고 있는 점이 이 대목에서 중요하다. 앞으로 대중국 협상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미세먼지 문제라는 엄중하지만 빠른 해결이 쉽지 않을 과제를 맡고 나서는 긴 호흡의 구상에 적합하다는 전망이다. 다만 신중하고 지구력 있는 거물을 저격수로서 활용하는 셈이라, 그에게 너무 짐을 맡기는 게 아니냐는 안타까운 시선도 대두될 수밖에 없다. 

그가 이렇게 미세먼지 이슈에 적절한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지역구인 광주권역의 산업과 기술 기반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광주는 공기 산업의 기반 조성이 훌륭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에 '에어가전 핵심 지원센터'가 구축돼 있는 등 다른 산업에 비해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같은 당의 김경진 의원 등도 미세먼지 등 공기 산업 관련 행사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이 행사를 주최하면 천 의원도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식이다. '초선 같지 않은 초선'으로 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히 역동적인 영역 개척을 하고 있는 김 의원과 당의 기둥 어른인 천 의원이 미세먼지라는 큰 문제를 놓고 협업하는 좋은 정치모델도 앞으로 민평당의 담장을 넘어 여러 정당이 두루 배워야 할 모델로 확립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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