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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상장 철회…우려 가득한 IPO시장

'대어급' 줄줄이 상장 연기…지난해 악몽 되풀이되나

한예주 기자 | hyj@newsprime.co.kr | 2019.03.21 19:10:15

[프라임경제]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계획이 줄줄이 철회되며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국내 첫 조 단위 부동산투자회사(리츠·REITs)로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을 연기하며 지난해에 이어 IPO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IPO를 추진하던 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홈플러스 리츠)는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홈플러스 리츠를 포함한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철회로 올해 IPO 시장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홈플러스 리츠는 수요예측 시행 결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회사의 공모규모는 1조5000억∼1조7000억원으로 2017년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이후 다시 조 단위 공모기업이 등장할 지에 대한 관심을 끌었지만,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치를 밑돌자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상장한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홈플러스 리츠의 사례를 보면 결국 리테일 특화 리츠의 경우 업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 확인된다"면서 "리츠 상장을 준비 중이었던 롯데그룹,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KTB투자증권도 종속회사인 케이티비네트워크의 코스닥시장 상장을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케이티비네트워크는 지난해 11월 상장 예비심사 승인까지 받았으나 주식시장 침체 및 동종기업의 주가변동 등 부정적인 대외환경을 고려해 승인 유효 기간인 올해 4월 말 중으로는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골프장 관리업체 KMH신라레저 역시 이달 초 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 KMH신라레저의 상장 철회는 지난해 11월 첫 번째 상장 철회 이후 두 번째다. KMH신라레저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공모 승인을 결정했지만 투자자 보호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이번 공모를 추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의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한 여파로 상장이 일단 연기된 상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거래소로부터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으나 이후 기한(승인 이후 6개월) 내에 공모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상장 계획 철회가 잇따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PO 시장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의 공모액은 총 2조7505억원으로 2017년 공모액(7조9741억원)의 3분의 1(34.5%) 수준에 그친 바 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로, 공모 기업수는 97개로 80개 안팎이던 2016~2017년보다 많았지만 규모가 현격히 작은 것으로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공모 규모를 총 8조~10조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이 중 홈플러스 리츠와 현대오일뱅크가 차지하는 금액이 3조원 이상이다. 만약 교보생명의 IPO까지 무산되면 올해 총 공모 규모는 기존 전망의 절반 수준인 5조원 안팎까지 쪼그라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의 상장 철회로 전체 공모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시가 회복세를 타고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이 시장에 나올 경우 다시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증시가 비교적 안정화한 상태"라며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들이 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지켜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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