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림의 뷰티칼럼] "코끼리 다리만 보지 말고 만져라"

2019-03-22 15:21:48

[프라임경제] 14억2000만명(2019년 통계청 조사)이라는 인구 수로 세계 1위를 자랑하며 전세계 인구 2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꽌시(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들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미국과 뉴질랜드,베트남의 거래처에서 문의를 주는 사람도 중국인이다.

한때 중국에 일었던 성형바람은 대단했다. 이 열풍은 한국에서 건너간 K뷰티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형보다는 피부에 더 관심을 많이 갖는다. 한국 드라마 속 연예인이 사용한 화장품이라면 면세점에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나가곤 했다.

그야말로 한국 화장품은 그들에게는 귀한 존재였고 그 덕분에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최고의 호황을 누려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기호가 바뀌고 있음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광저우에서 개최된 '제51회 광저우 춘계 미용전시회'에서 중국 소비자의 변화가 감지됐다. 일반적인 한국 화장품보다는 한국 병원에서 사용하는 전문적인 화장품에 더 많은 관심을 표했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한 투자가 과감해지면서 중국인들이 일반 제품보다는 효과가 검증되고 의료진들이 사용하는 병원식 화장품 구입에 흔쾌히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예쁜 한국 연예인이 사용하면 무조건 구입하던 시기를 지나, 피부 타입이 사람마다 다른 만큼 그에 맞는 적절한 화장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중국의 젊은 층들이 크게 늘면서 이왕이면 병원에서 사용하는 한국 화장품을 찾게 된 것이다. 화장품 소비층이 변하자 이에 따른 관심영역도 달라졌다.

단순 광고보다는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공유되고 전파되는 소셜미디어 광고도 'K-뷰티'를 알리는 전도사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동영상 콘텐츠 시장을 석권한 유튜브가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자국 내 SNS채널인 샤홍수(小红书),위이보(微博),메이유(美柚),도우인(抖音/TikTok) 등이 선전하면서 빠르게 중국 소비시장의 외형을 확대시키고 있다.

규모로 보면 한국의 SNS채널의 규모에 비해서도 월등히 커 향후 가능성과 기회도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한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중국진출을 준비하거나 진행 중인 기업들이 눈 여겨 볼 대목이다.

필자는 오랜시간 동안 한국병원식 화장품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하고 미용교육도 함께 진행해 왔다. 10여년의 경험을 비춰볼 때 중국시장의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형'이다.

하지만 예전에 비해 한국 화장품을 바라보는 눈은 그리 호의적이지만 않다. 한국제품이라면 무조건 믿고 사용했던 소비층은 구세대로 전락하고 SNS를 통해 사용후기를 공유하고 반드시 검증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제품을 막고 자국의 제품을 키우려는 중국정부의 자세도 이런 분위기를 부채질 한다. 단 한번의 시술로 큰 효과를 보는 것을 좋아해 한국 의사나 한국제품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찾았던 그들이 이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더 검증된 제품과 시술을 찾는 분위기다.
 
코끼리를 화장시킨다는 상상을 해보자. 그런데 코끼리는 몸집이 거대해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위압감을 줘 멀리서 볼 수 밖에 없다. 중국상황도 코끼리와 같다. 멀리서 바라만 볼뿐 다가가기 힘들다.

그래서 그동안 중국과 거래한 업체들이 쉽게 파고들지 못하고 겉에서만 맴돌았다. 하지만 기회는 다가가는 사람에게 열리는 법이다. 코끼리 뒷 다리라도 만져봐야 최소한 코끼리의 피부타입과 이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장된 비유지만 중국을 공략할 때 반드시 코끼리의 뒷 다리를 만져본다는 각오로 접근해야 한다. 위험하지만 직접 만져봐야 코끼리의 피부 상태를 알 수 있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고를 수 있다.  

'K-뷰티'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광저우 미용전시회에서 확실하게 확인됐다. 일반적인 화장품보다는 의료가 가미된 병원식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대국으로 도약한다는 '중국굴기(堀起)'가 경제 전반에 형성되면서 중국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도 고급스러워졌고 더 이상 보따리 장사와 같은 접근법이 대접받지 못한다.

중국 소비자의 취향 변화를 잘 살피는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고 그들을 대표하는 '꽌시(관계)'를 잘 활용해 한국의 우수한 제품들이 더 환영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중국인들은 한국병원식 화장품을 소비함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보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조영림 국제의료미용전문가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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