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탄력근로제 확대 조속 처리" 촉구⋯노동계 반발 속 입법 강행?

2019-03-26 15:16:23

[프라임경제] 민주노총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불가를 선언한 가운데 지난 25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문이 있었다. 정치권과 정부가 민주노총의 반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11일 '비정규직 이제 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참가자들이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폐기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노사정이 양보와 타협으로 합의한 매우 뜻깊은 사례"라며 "조속한 입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외 20명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조속한 처리를 주문한 것.

본 개정안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를 중심으로 △노동자의 건강 보호 △임금보전 방안 의무 등을 골자로 한다. 정치권에서는 본 개정안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본 법안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사회적 합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며 당위성을 강조한다.

정부와 정치권 모두 "경사노위의 사회적 합의"를 당위적 근거로 제시하지만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합의 과정에서 내용과 절차상 문제가 컸다"고 지적하며 "강제적 합의가 아닌 협의에 기반을 둔 토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탄력근로제 적용 대상인 계층별 노동위원의 요구와 권리가 있음에도 논의 과정에 참가할 수 없었다"며 "경사노위는 시한과 답이 정해진 무리한 논의로 일관했을 뿐"이라고 절차상 문제를 꼬집었다.

◆주 52시간제 '무용지물'…6개월간 주당 최대 64시간 근무?

탄력근로제(탄력적 시간근로제)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51조에 근거를 둔 제도로 현재 시행 중이다.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단축해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 노동시간에 맞추면 된다. 일감이 몰릴 때 업무시간을 늘리고, 적을 땐 줄여서 평균 노동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지 않으면 된다.

성수기 때 열심히 일하고, 비수기 때 휴식을 제공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문제 삼는 이는 없지만 기한이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데 대한 대비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지난해 노동부의 '탄력근로제 실태조사' 결과 사업장 70%가 노조나 노동자 대표의 동의 없이 탄력근로제를 불법으로 도입했다"며 "이를 확인하고도 정부가 '노동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 시 11시간 연속휴게제를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합의문에 동의한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탄력근로제 도입 요건인 노동자 대표와의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현 상황을 알고도 이는 해결하지 않은채 기간 연장만 승인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과로사 위험에 빠지는 점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탄력근로제는 주당 최대 64시간까지 근로시간을 허용한다. 1주 최대 근로시간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인데, 탄력근로제를 통해 연장·휴일근무 12시간을 포함하면 주당 최대 64시간까지 근무시간이 늘어난다.

이 기한이 6개월로 확대되면 과로사 인정 기준인 주당 근로시간 6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늘어날 수 있으며, 주 52시간제는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염려도 크다. 

◆'줬다 뺏는 정부정책' 극에 달한 민주노총 불만

민주노총은 탄력근로 확대는 △내용적 측면에서 사용자에게 유리하고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제도라는 이유에서 이를 반대하고 있다.

탄력근로가 확대될 경우 △노동시간이 '과로사 위험 기준(1주 60시간)'을 초과하며 △시급 1만원 노동자 기준 연 156만원 임금 삭감 △비정규직 확대 등의 악영향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 이 피해는 고스란히 중소영세노동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게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노동계에서는 탄력근로 도입에 앞서 "OECD 평균노동시간인 연1692시간 도달과 최소 주 52시간 상한제 현장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탄력 근로제 기간 확대 정책은 △줬다 뺏는 기초연금 △줬다 뺏는 최저임금 △줬다 뺏는 노동시간단축이라며 '줬다 뺏는 노동정책 3종세트'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 확대 이전에 △일간, 주간, 월간, 연간 노동시간 규제 정책이 우선돼야 하며 △장시간 불규칙 노동을 줄이고 '노동시간 선택권과 권리 확대' '휴식권'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제68차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 '경사노위 참여'가 안건 상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민주노총 입장이 번복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단, 민주노총 공식 입장과는 별개로 민주노총 내부에서 경사노위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전 1 / 0 다음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