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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이코리아, 보험설계사 20여명 '부당해촉' 갑질 논란

IF지사장…소속 사업부 승격 불허, 수수료 미지급 '갑론을박'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9.03.28 15:30:09

[프라임경제]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최대 규모인 지에이코리아(GA코리아)가 수십명의 보험설계사(FC) 부당해촉 및 수수료 미지급 등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나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고용 창출' 기조 속에서 금융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추문의 주인공은 지에이코리아 이사회 본부장이자 아이에프(IF)지사장으로 지내고 있는 김모씨다. 그는 지난 1월24일 급여일을 하루 앞둔 채 돌연 럭키지엠사업부(이하 럭키사업부)를 계약해지하고, 그 다음달 사업부장을 비롯해 20여명의 FC를 해촉했다.

◆도 넘은 지사장 횡포? 양 측 엇갈린 주장

IF지사 럭키사업부 FC였던 A씨는 "모든 것은 김모씨의 횡포"라며 "우리는 지난 2017년 5월 김 지사장에게 럭키사업부의 승격을 요청했다. 자격이 충분했기에 이를 수긍하는 듯했던 지사장은 계속 답변을 미뤘고 이듬해 1월 지사 규정이 바뀌면서 승격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1월24일 김 IF지사장의 '지에이코리아 아이에프 럭키지엠사업부 해지 통보' 시행문. ⓒ 럭키사업부


A씨에 따르면 럭키사업부는 지난 2015년경 IF지사와 계약을 맺었다. 당시 본사 규정상 6개월간 사업부(지점) 운영 시 지사로 승격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김 지사장은 "6개월은 너무 짧고 2년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 그 후에 승격해 주겠다"고 권유했고 이에 동의했다.

럭키사업부는 FC 인원, 계약 유지율, 실적 등 기타 지사 승격요건을 갖췄고 2년 뒤 김 지사장을 찾았다. 본지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기꺼이 승격해 주겠다는 태도를 취하던 김 지사장은 곧 본사가 정관을 수정하는 중이라 이 기간에는 승격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럭키사업부의 승격 요청에 대해 본사 측이 파악한 시점은 사건이 불거진 올해로, 2017년에 규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승격을 금지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사실상 김 지사장은 럭키사업부의 요구에도 몇 개월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018년 1월 재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사업부가 지사로 승격하기 위해서는 사업부를 5년 이상 운영해야 한다. 6개월에서 5년으로 운영 기간이 늘어난 셈이다.  

이런 이유로 승격해줄 수 없게 됐다는 답변을 들은 럭키사업부는 계속해서 불합리함을 외쳤지만, 외면당했다. 그러다 지난 1월18일 변호사를 통해 IF지사에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회신은 없었다. 돌아온 것은 월급날 하루 전날 받은 럭키사업부 계약해지 통보였다.

FC들은 당장에 1월 급여부터 받을 수 없었고 다음달 해촉됐다. 해촉 시 급여도, 유지수수료도 계약에 따라 전부 지사 수익으로 잡히는 구조다.

실제 럭키사업부 해지 통보에는 △즉시 모든 수수료는 지급하지 아니한다 △해지 이후 발생하는 일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이후 신계약 체결을 금지한다 △1월 계약 전 건을 청약철회 하길 바라며 이 또한 수수료는 미지급 된다고 명시돼 있다.

IF지사는 럭키사업부가 표준계약서 제12조항의 '지사 조직의 분위기를 저해하는 행위'에 해당돼 해지 통보했으며, 럭키사업부가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A씨는 "럭키사업부는 급여 및 환수를 제외한 수수료 등 월 평균 1억원 정도를 받고 있었다. 지사장 입장에서는 본인에게 매월 수수료를 주는 사업부가 지사로 승격하겠다고 하니 싫었을 것. 내용증명을 받아보더니 우리 사업부를 계약해지하고 남은 수수료를 꿀꺽하려고 했다"고 꼬집었다.

또 "FC를 해촉하기 앞서 본사에 한 달 전 통지해야 하는 규정도 어겼을 뿐더러 우리에게는 유예기간도 없었다. '지사 분위기를 저해했다'는 명확하지 않은 사유로 20명이 넘는 이의 생계를 위협한다는 게 어처구니없다. 이게 갑질이 아니면 뭐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에이코리아에서 IF지사는 월등한 격차로 실적이 1위인 곳이기 때문에 그만큼 파워가 막강하다며 "IF지사 소속 사업부 및 지점은 80여개에 달하는데 10년이 넘도록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지사로 승격한 곳이 없다고 한다. 이게 뜻하는 바는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끝나지 않은 싸움…금감원 "보험업법 위반 여부 검사할 것"

여러 보험사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GA는 독립형과 지사형으로 나뉘는데 독립형의 경우 본점을 중심으로 회사가 설립돼 소속 사업부 및 지점에 대한 통제권이 본점에 있다.

그러나 지사형은 법인대리점이 연합해서 법인을 설립한 형태로, 외형상 같은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독립채산제로 보면 된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부 통제가 미약한 면이 있다. 지에이코리아가 이에 속한다.

럭키사업부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지난달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IF지사장의 갑질을 폭로하고 있다. ⓒ 럭키사업부



김 지사장은 "처음부터 럭키사업부를 지사로 승격시켜 주겠다고 한 적이 전혀 없다. 럭키사업부장은 다른 사업부장들과 두 차례 찾아와 지사 승격을 포기할 테니 수수료 분담금비율을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이를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럭키사업부장은 "다른 사업부장들은 대한생명 출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지사 승격이 불가능한 조건이어서 그런 조건을 내걸었던 것. 나는 지사로 승격하겠다는 의사를 계속 표명했고, 이를 포기하겠다고 한 적은 절대 없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달 럭키사업부는 '보험대리점의 일방적인 사업부 계약해지 통보' '사업부 소속 설계사에 대한 부당해촉 및 수수료 미지급 행위'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에 대해 금감원은 "해당 민원은 서로 간 체결된 계약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원이 관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보험대리점의 보험업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위규사항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회신했다.

본사 측은 현재 럭키사업부 원복을 비롯해 합의점을 조율하고자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폐쇄기관 후속 조치에 의거해 설계사 요청에 따라 회사 내 사업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본사 관계자는 "양측을 만나 내부 규정에 따른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고자 계속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A씨는 "우리는 다시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싶지 않다"며 "지사 승격이 어렵다면 제3의 지사 사업부로 들어가고 싶다. 회사 규정에 따라 IF지사로 원복하라는 것은 기간을 떠나 우리를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특히 미지급 수수료와 영업을 중단함에 따른 피해까지 보상해야 마땅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럭키사업부 사람들은 이미 하나의 가족과 같다. 우리가 해촉되면 와해되고 물러설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홍건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 실장은 "대리점이 갑의 입장에서 보험설계사에 불공정한 행위를 하는 것은 보험업법 85조3에 저촉되는 행위"라며 "원만히 해결됐다고 해도 행정처분 대상이라는 게 확인되면 조치는 무조건 이뤄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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