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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세요" 끝없이 도전하는 유튜버 퓨어디

탄탄대로인 직업 내려놓은 '특수분장 크리에이터'

변승주 청년기자 | jaysjsj3@gmail.com | 2019.03.29 14:03:34

강연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퓨어디. = 한혜찬 청년기자


[프라임경제] 빨간 마스크, 입이 목까지 쭉 찢어진 괴물, 유령신부, 좀비가 된 백설 공주. '귀신의 집'에 들어가도 이렇게 다양한 괴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괴물을 직접 만드는 특수분장사가 있다. 바로 한국 최연소 영화 특수분장 감독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퓨어디'다.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육성 아카데미' 강연에서 그를 만나보았다.

"저는 대단해지길 꿈꿨어요. 날 때부터 일명 '관종'이었던 셈이죠"

구독자 26만명, 누적 조회 수 2900만(27일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퓨어디도 사실 처음부터 유명 유튜버 크리에이터는 아니었다. 누군가는 천진난만한 꿈을 키울 때인 12세 당시 퓨어디는 미용실에서 바닥을 쓸고 있었다.

"집에 전기가 안 들어와 촛불을 켜고 살았던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은 굴곡이 있었어요. 꿈이 있어 미용실에서 일했던 것도 아니었죠.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다 보니 이게 꿈인지 아닌지도 몰랐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으니 계속했었죠."

그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쉴 틈 없이 기회를 쟁취하고자 노력했다. 중학생 때 이미 뷰티 계열 자격증을 취득했고, 18세에는 메이크업을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뉴욕으로 혼자 떠났다.

"더 배우고 싶다는 말에 어머니가 흔쾌히 모아두신 돈이 있다며 지원해주셨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가 사채를 써서 보내주신 거였죠.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 영어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이곳저곳 지원했어요. 다행히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와 여러 일을 할 수 있었죠."

원더걸스를 비롯해 배정남·강승연·서민정 등 다수 연예인 헤어 및 메이크업을 담당하고, 뉴욕 컨셉트코리아나 패션위크 '이상봉', '제너럴 아이디어' 등 패션쇼에 참여하며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을 무렵, 그의 삶을 바꿀 사건이 생긴다. 특수분장을 처음으로 접한 것이다. 

퓨어디는 독보 기술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어깨 너머로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한계점 없이 계속 도전하고 싶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퓨어디는 2년간 토탈 뷰티샵을 운영하며 쉬지 않고 일했다. 이후 그는 월 3000만원 이상을 벌 정도로 탄탄대로인 직업을 과감히 내려놓고, '유튜버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종으로 전향했다. 

"제 상황에 만족하지 못했고, 30세 이전에 다양한 꿈을 꾸고 싶었어요. 토탈 뷰티샵을 운영하는 채 특수 분장 회사까지 일을 하면서 한계점을 느꼈죠. 그렇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물론 특수 분장 유튜브 채널 운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빨·눈·피부조직 등 분장 소품을 만들거나 실리콘·라텍스·인조 피 등을 얼굴에 얹으며 분장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이후 '분장 지우기' 관문도 만만치 않다. 어떤 분장은 지우기에만 무려 2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피부도 안 좋아지고, 몸도 아프고, 분명 힘든 일들도 있었다. 하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고, 가슴이 뛰는, 사랑하는 일을 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일을 하고 있어요. 제가 분장 하는 영상을 좋아해주시는 시청자분들도 많고요."

퓨어디는 유튜브를 시작하며 특수 분장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와는 또 다른 기회들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화장품 사업을 운영하고, 책 출판에도 욕심이 생기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이렇게 국회의원 회관에서 강연도 하게 됐죠(웃음). 계속 현장에서 특수 분장만 했다면, 절대 이런 기회들이 찾아오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에게 유튜브란 특수분장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교육 수단이기도 하다. 

"특수 분장 교육이나 취업에 대한 문의를 굉장히 많이 받아요. 하루에 몇 십 건 이상 오기도 하죠. 그래서 이번에는 특수 분장 관련 영상도 제작할 계획이에요. 전혀 특수 분장을 모르는 분들도 따라할 수 있도록 매주 학생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분장을 배워보는 컨텐츠를 준비하고 있어요."

강연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퓨어디. = 한혜찬 청년기자


"특수분장도 예술이다"

퓨어디 인기 콘텐츠는 대부분 처음 본 순간 심장이 내려앉을 만큼 무서운 괴물 분장이다. 특히 눈동자가 3개 달린 렌즈를 착용하는 영상은 '조회수 322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대중적으로 접하기 쉬운 특수 분장 역시 좀비와 같은 괴물 분장 위주다. 이러다보니 특수분장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도 한다. 

"아무래도 특수분장이 징그러운 종류만 있는 게 아닌데, 그런 (징그럽게 보는) 시선이 있죠. 귀여운 것도 많고, 일상에 쓰이는 그런 분장들도 많아요."

실제 퓨어디 유튜브 채널에는 유명 영화 공주 캐릭터부터 인기히어로까지 다양한 분장 영상이 있다. 

퓨어디는 "사실 특수미술과 특수분장은 같은 계열이에요. '특수분장은 무섭고 징그러운 거야'라는 시선보단 아트나 예술로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특수분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기했다.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세요"

퓨어디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으로 타지에 나가 특수 분장을 배웠고, 안정적인 길에서 벗어나 유튜버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저는 단 한 번도 실패할거라는 생각을 한 적 없었어요. 사람들이 다 말려도 저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잘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퓨어디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퓨어디님 덕분에 특수분장사라는 꿈이 생겼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에요.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긍정적인 일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수분장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할까 말까 고민하기보다는 무조건 일단 해보고, 후회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세요. 모든 일에 도전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팬에 대한 깊은 애정도 드러냈다.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육성 아카데미' 강연 직후 따로 시간을 내어 팬들과 사진을 찍고 대화하며 소통한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 고된 일이 있었을 때 힘이 되어주던 구독자분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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