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방화재용 K급 소화기 비치는 '의무'

2019-04-01 12:31:05

▲박원국 담양소방서장

[프라임경제] 봄비가 내린 후 아침 창문을 열어보니 지난 며칠 우리를 괴롭히던 초미세먼지는 온데간데없고 봄 햇살이 화창하다.

경치에 취하고 꽃향기에 취하고 이래저래 강산에 취하고 식당에 들어가 맛있는 음식에 취하고 나오는 길에 주방 한쪽에 소화기를 보게 됐다.

요즘 가정마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이요, 심폐소생술을 배우려는 군민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볼 때 안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 한편으로 뿌듯했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좀처럼 군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K급 소화기'를 보면 아픈 손가락 같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소화기는 분말소화기다. 분말소화기는 A급 화재(일반화재), B급 화재(유류화재), C급 화재(전기화재)에 모두 사용이 가능한 매우 유용한 소화기로 대부분의 건물에 비치돼 있다.

이러한 일반 소화기와 더불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 소화기가 바로 K급 소화기라 할 수 있다. K급 소화기는 주방(Kitchen)의 앞 글자 K를 딴 것으로 주방화재에 유용한 소화기를 의미한다. K급 소화기는 특히 주방에서 발생하는 식용유(기름) 화재를 빠르게 진압하기 위해 특화된 소화기이다.

물론 가정에서와 같이 소량의 식용유(기름)를 사용할 경우 화재 시 일반 소화기로도 불을 끌 수 있지만 식용유(기름)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다중이용업소, 호텔, 기숙사, 학교 등의 주방에서는 일반 소화기만 사용할 경우 불꽃을 제거하더라도 식용유(기름) 안쪽의 온도를 낮출 수 없어 다시 발화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물로 소화를 시도하거나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경우 식용유(기름)가 사방으로 튀어 화재가 확산될 것이고 이로 인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K급 소화기는 강화액을 주원료로 해 주방 화재에 특화된 소화기로 식용유(기름) 등으로 발생한 화재에 대해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형성해 온도를 낮추고 산소공급을 차단해 화재를 진압하는 소화기를 말한다. 비치장소는 다중이용업소, 호텔, 기숙사, 학교 등의 주방 25㎡ 이상인 곳에는 K급 소화기 1대와 25㎡마다 분말소화기를 추가 비치해야 한다.

K급 소화기는 사용되는 장소가 주방이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인체에 유해한 에틸렌글리콜, 계면활성제 등이 사용되지 않고 스테인리스 재질로 되어 있어 부식 없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또한 대부분의 소화기는 빨간색이지만 K급 소화기들은 보통 은색으로 되어 있어 일반소화기와 쉽게 구별이 가능하다.

소방청은 2017년 6월부터 신설되는 음식점 등 다중이용업소 주방에 K급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비치하도록 하였고 이를 알리려는 시도는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중요성은 군민들에게 각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시지탄'이란 말이 있다.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 탄식한다는 뜻이다. 안전사고의 방지는 개인의 주의에서부터 비롯된다.

개인의 안전이 가정의 안전이 되고 직장의 안전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사고 없는 '안전한 사회'가 된다. 재난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 불편하고 귀찮을지 모르지만 '유비무환'의 교훈을 절대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재난에 대처하는 소방의 다짐이며, 군민들께 드리는 약속이다.

박원국 담양소방서장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