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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다른 듯 닮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 press@newsprime.co.kr | 2019.04.01 13:59:48
[프라임경제] 어느 날 갑자기 의학적이 아닌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유방암과 전립선암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유방은 여성에 있는 피부기관이고, 전립선은 남성에만 있는 생식기관이다. 여성과 남성을 상징하는 두 기관에서 발생하는 유방암과 전립선암은 완전히 달라 보이지만 서로 닮은 점이 많은 질환이다.

젖을 분비해 수유 기능을 하는 유방은 기름샘이 변형된 피부의 부속기관으로, 유선의 발달과 기능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 의해 조절된다. 

전립선은 밤톨 모양과 크기의 남성생식기관으로, 정자를 보호하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물질을 생성해 정액의 30%를 구성한다. 전립선의 발달, 성장과 작용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의 유방암은 유관과 유선 소엽에서 발생하는 상피세포암이고, 전립선암은 분비샘에서 발생하는 샘세포암이다. 

유방암은 여성의 암 중 1위, 전립선암은 남성의 암 중 4위를 차지하는 흔한 암이고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연령대별 발생률은 유방암은 40-50대에 주로 발생하고, 전립선암은 60-70대에 많이 발생한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발생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여러 인자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유발되고 생활환경이 위험요인이다. 유방과 전립선의 발달과 기능에 관여하는 성호르몬이 암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활습관, 특히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한 고칼로리식과 동물성 지방의 과다한 섭취, 빈번한 음주가 중요한 위험요인이고, 비만이 심할수록 유방암과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증가한다. 불임시술, 성관계의 횟수, 직업 등이 암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

유방암과 전립선암 모두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전립선암은 초기증상뿐만 아니라 암과 관련된 특징적인 증상이 따로 없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므로, 유방을 스스로 만져서 확인하는 자가검진이 중요한 조기 발견법이다. 

전립선암도 직장촉지검사에서 결절이 만져지기도 하지만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전립선암은 혈액 전립선특이항원(PSA)을 선별검사 및 조기진단에 활용하며, 50세 이상 남자들은 매년 혈중 PSA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에 대한 의미 있는 생체지표는 없다.

유방과 전립선은 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장기이고 암세포의 발생과 성장에도 성호르몬이 관여한다. 항호르몬요법은 성호르몬의 생성이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암을 억제하는 치료방법이다. 

유방암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억제하기 위하여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는 타목시펜이나 에스트로겐의 합성에 필요한 효소인 아로마타제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한다. 

전립선암의 항호르몬치료는 약물을 이용해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하는 화학적 거세와 고환을 수술로 제거해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차단시키는 수술적 거세가 있다.

유방암이나 전립선암의 진단을 받으면 성적매력이나 성기능이 없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치유된 이후 성생활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사랑받는 느낌과 만족스러운 성생활은 암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두 암은 위험요인을 공유하고 있어, 예방을 위해서 부부가 함께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식생활 개선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도록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성이나 여성의 불임시술 여부나 성관계의 횟수는 암에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니, 피임이나 성생활에는 특별히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첫 출산을 하고 모유수유를 충분히 하면 유방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유전성 유방암의 위험도가 높을 경우,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받은 것으로 알려진 예방적 유방절제술이 고려되지만, 가족력의 빈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그 효과가 확실치 않다. 

남성에서 전립선암의 가족력이 있을 경우 40세 이후 매년 혈액 PSA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으면 된다.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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