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고위공직자 '자질' 논란, 핵심은 '정책방향성'

2019-04-01 17:02:47

[프라임경제] '다주택보유'와 '편법절세' 논란 끝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했다.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도 두 아들의 '황제 유학' 논란, 부실학회 참석 등이 치명타로 작용해 결국 지명철회됐다.

여기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부동산투기' 논란 속, 직을 내려놓으면서 정계에서는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 전반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게 가장 뼈아픈 약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다주택'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자유롭게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이야 문제가 될 것이 없다. 하지만 각골명심해야 될 점은 결국 정권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다.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보편화돼 있는 대한민국에서 소위 '성공한 사람들' 중에 황희 정승처럼 청백리로, 초가삼간에 옷 한 벌로 살아가길 바라는 건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일 것이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압박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고위공직자가 부동산 부자여서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쯤 되면 다주택을 규제하자는 정책방향성에 대해 모두 같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인 듯하다. '다주택을 왜 규제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 전제는 주택보급률대비, 자가 보유율이 낮다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집은 많은데 내 집은 없는 이가 많고 그런 이들의 고통이 크다는 점이 사회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돈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독점해서 생기는 문제일까?

당장 서울과 수도권지역 평균 분양가만 해도 '억' 소리가 난다. 물론 지방으로 가도 억대에 달하는 집을 쉽게 볼 수 있다. 과연 서민 중에 몇 억원씩 하는 집을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단적인 면만을 바라봤을 경우 '대출규제'를 통해 주택구매를 막고자 하는 현 정부 정책은 손가락을 보느라 달을 못 보는 격이다.

주택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현실에 살고 있다지만, 이 하향세가 주택가격안정화를 뜻하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정부가 서민들에게는 대출규제, 다주택자에게는 부동산 규제 등을 통해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는 상황. 현재 주택가격 하향곡선이라는 것은 결국 실수요는 잡지 못한 채, 눈치 보기 바쁜 투자자들이 잠시 거래 중단을 선언한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높은 분양가는 높은 토지가격에서 비롯되며, 높은 토지가격은 수요에 의해서 결정된다. 결국 이 순환고리를 끊지 못한다면 부동산대책은 다람쥐 쳇바퀴 돌리기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부실학회 참석은 어떤가? 교수의 역량 평가를 질 높은 연구나 우수한 연구사례 등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학회 참여 횟수, 그것도 해외실적에 비중을 두는 한국연구재단과 각 학교의 평가 방식부터 바꿔야 할 격의 문제로 다뤄야 할 것이다.

서로 달라보이는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방향성'이다. 지엽적인 문제에 치중해 대응하는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다주택 공위공직자를 성토한다고 주거문제가 해결될 일이 아니며, 부실학회에 참여한 후보자 자질을 공격한다고 해서 학교 일을 핑계로 해외 관광을 즐기는 교수들의 외도가 모두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원칙을 굳건히 하고 방향을 바로 세우면 인재는 구름같이 모여드는 법이다. 작은 일에 얽매이지 말고 큰 틀에서 정책의 방향을 잡고, 엄숙한 잣대로 인재를 골라야 하는 신중함을 덧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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