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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파도 소리가 들린다…서병수 전 부산시장, '대선 꿈' 안고 정계 복귀

김무성-홍준표와 부대끼며 체급 격상…겸허한 복귀 이후 '황교안 대안카드' 역할론 기대 모을 듯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4.03 00:17:39

[프라임경제] 관해청도(觀海聽濤), 바다에 가까이 다가서야 비로소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청나라 좌회명이 썼다고 하며, 친밀하게 혹은 낮은 자세로 임해야 일의 본질을 알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경구다. 처음 겪는 시련, 시장직에서 밀려나 좌절하던 한 사나이가 있었다. 한동안 정치를 아예 떠나 오랜만에 여행도 하고 책도 읽고 무엇보다 다양한 갑남을녀들을 만났다. 그러길 몇 달, 새삼 들리고 보이는 게 있었다. 이전에 국회의원으로서, 시장으로서 듣지 못했던 부산 그리고 한국의 수많은 파도 소리들을 비로소 들을 줄 알게 된 사람,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이야기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의 향후 행보나 입지가 심상찮은 정가 이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서 전 시장은 모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정계 복귀에 대한 결심을 드러냈다. 선거 출마 등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이번 인터뷰가 처음.

◆지금도 적당한데, 인물 더 욕심내는 이유 '촉각'

그런데 이제 막 복귀 공식화가 이뤄진 상황에, 이르다 싶게 지펴지고 있는 대선 가능성 등의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런 소리가 왜 벌써부터 나오는 걸까? 정치적 중요성이 과연 벌써부터 존재하는 것이 맞는가?

아직은 정치공학적 소설이라는 단서들을 붙이며 조심스럽게 얘기하는 정도로 파악된다. 서 전 시장의 주변 인물 등이 전하는 정황, 인터뷰와 SNS 등 발언의 속내 분석이나 여의도 정가의 사정 등이 서로 작용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이미 있다는 것.

그가 사람이 너무 없지 않은 상황에서 새삼 인재 영입과 발굴,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우선 그 이유로 꼽힌다.

기존에 의원과 시장 생활을 하면서 그는 많은 유능한 인사들을 주변에 둔 바 있다. 그의 든든한 정치적 벗들이었던 곽규택 전 부장검사나 김미애 변호사 등은 일단 서 전 시장을 포함, 정치 자체와 좀 거리를 두려는 생각인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하준양 부산지식서비스산업융합협회 사무총장이나 이상민 전 아시아드CC 이사 등의 인재들은 아직도 범BS계로 남아있다는 평. 김범준 전 부산시 서울주재본부장의 경우도 BS계의 장자방. 박상헌 전 부산시 소통단장 역시 캠프 예비군으로 분류가능한 재사다.  관료 출신인 이경훈 전 사하구청장도 매부로서 힘이 되어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이달 초 사무실(연구소)을 공식 오픈하면서 여러 정치권 인사들과의 대화, 후배들과의 컬래버래이션(그의 주변에서는 육성이나 인큐베이팅보다 훨씬 대등협력적인 이 단어를 선호하는 것 같다)을 하면 비약적인 인맥 확장 가능성이 불가피하다.

시장 재임 당시 화물선 좌초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바닷가 현장을 둘러보러 나선 서병수 전 부산시장. ⓒ 연합뉴스

그리고 때에 따라선 이들 인재풀의 의견에 따라 즉,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이들의 바람과 힘에 의해 정치적 구심력이 강화되면서 파생 효과가 발생하고 그렇게 움직이게 될 여지도 높아진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 다음은 입법과 행정을 모두 해 보니 시민을 챙기고 시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백년대계의 반석을 마련하는 게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서 시장 스스로 깨닫고 있다는 '내심의 변화' 대목이다. 서 전 시장은 '프라임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부산과 시민에 시각을 한정하지 않고 시민과 국민, 시민 불편 및 이익과 국민의 행복(내지 불행) 등을 두루 조망하고 있음이 감지됐다.

박 전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라는 점, 박 전 대통령의 출마 당시 사무총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서 전 시장도 친박 라인으로 분류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범친박계라고는 해도 지방에서 일하다 보니, 새옹지마식으로 얻은 이점이 적지 않다.

일단 탄핵 그리고 한국당 재편 과정이나 바른정당에서의 복당파 이동 및 그 이후 갈등 등 여러 어려운 점에서도 선을 긋고 있는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지방선거 낙선 이후에는 휴식기를 갖게 되면서, 이전에 놓치고 있던 많은 문제들과 소소한 즐거움들,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역 정가 재편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제 '동생에게 희생 요청'

이런저런 이유로 낙선 이후에도 그를 기억하고 불러내려는 시각은 벌써부터 있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한국당 부산시장 인적쇄신 바람이 불었을 때 언론이 일명 '김무성 vs 홍준표 vs 서병수 구도가 형성됐다'는 관점에서 뜨거운 시선을 보냈던 바에서도 이런 점을 잘 확인할 수 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최근 정치 활동 재개를 공식화했다. ⓒ 프라임경제

당시 '무관'이던 그의 역할론과 남은 소명에 대한 기대가 상당함이 확인된 것. 일명 '체중계량'을 이렇게 한 번 치름으로써 그는 지금으로서는 계파 문제 등에서 가장 자유로운 인사 중 하나이자, 당의 재건역할론에 일정한 발언권을 가질 수 있는 위상임을 공인받게 된 셈이다.

다시 지난해 연말 이야기로 돌아간다.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다한 서 전 시장과 그 동생의 결정이 작은 화제가 된 바 있다. 부산시당 쇄신 국면에서 그는 경찰 간부 출신인 동생의 해운대 진출을 만류하는 '대승적 희생'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집안의 텃밭인 해운대를 포기하고 출생지인 울산시 울주(서씨 집성촌) 당협위원장직에 서범수 전 경찰대 학장이 응모하도록 영향을 미쳤다는 것.

◆황교안 대선 논의? 그 차선 혹은 대안으로 눈길

그런 점에서 고심 끝에 정계로 다시 돌아와 본격적인 활동을 하겠다고 결정한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견해가 나온다.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무슨 기회로 복귀하는지 자체보다 쉽지 않았을 복귀 결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평가인 셈이다. 이런 역량과 정신의 미더움은 지금 한국당이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2%의 부족함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퍼즐 조각이 아닌지 기대를 모으게 되는 것.

황교안 체제로 한국당이 재편, 3일 보궐선거를 치르는 등 움직이고 있다. 탄핵 상처를 수습하고 이만큼 잘 걸어왔다는 점은 분명 황교안 체제의 공로다. 하지만 황교안 카드로 대선을 치르는 것을 유일한 답으로 할지에는 아직 물음표가 유보돼 있다.

당이 아직 강경한 보수와 중도적 입장 사이에서 어느 구도를 갖고 갈지 아직 어지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런 소모적 상황에서 멀리 비껴 서 있다는 단점이 오히려 최강점으로 작용, 서 전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주변에 감돌기 시작한 '총선 혹은 지선 이후 대선 시나리오'의 골자인 셈이다. 한동안의 휴식으로 비로소 바다에 다가서서 파도 소리를 듣는 법을 깨우친 서 전 시장. 그런 그를 놓고, 이런저런 논의가 봄철 해풍처럼 흥미롭게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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