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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완전한 미성숙에서 불완전한 성숙으로

 

윤희성 청년기자 | glffma1@naver.com | 2019.04.07 18:03:24
[프라임경제] 어느 날 삶은 계란을 먹으며 낱말 퍼즐을 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완숙과 반숙 중 하나를 고르라면 난 반숙을 택한다. '완전하다'는 것은 나와 전적으로 반대된다. 스스로 '불안하고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상적으로는 완벽을 갈구하지만, 현실은 불안과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나 역시 1과 100 사이 어딘가에서 부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에게 100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00으로 향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더라도 0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며, 역지사지해 타인에게도 100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낱말 퍼즐에 있어 가장 어려운 것은 첫 낱말을 찾는 것이다. 단어에 대한 짧은 설명만으로 빈칸에 답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어렵게 찾은 낱말 꼬리만으로도 다른 낱말들을 비교적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때문에 첫 낱말 찾기가 어려울지 몰라도 가장 공들여야 할 부분이 된다. 잘못된 첫 낱말은 두 번째 낱말을 찾을 수 없거나 중간쯤   6 퍼즐 전체를 재확인해야 할 경우도 발생한다. 

그나마 초반에 알아차린 경우 비교적 쉽게 잘못된 부분을 찾아 수정할 수 있다. 다만 막바지에 잘못됨을 알아차리면 퍼즐 찾기 자체를 포기하기 십상이다. 

누구든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실수를 인정하고 고쳐나가지는 않는다.

완벽한 사람은 남에게 완벽을 강요하기도 한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타인에게는 완벽을 강요한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완벽하지 않는 자가 완벽하다고 착각하면서 타인에게는 완벽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그리해 본인 잘못은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하지만, 남의 잘못은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고 뜯는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김수영 시인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시를 찾아보곤 한다.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이뤄 글로 나 자신에게 소위 말하는 '옹졸함 혹은 찌질함'이 느껴질 때 문득 찾게 된다. 

나는 스스로가 정말로 불완전하고 오점으로 뭉쳐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어느 순간 타인에게 완벽함을 강요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다.

실제 이런 글을 쓰는 와중에도 몇 번은 옹졸했을 것. 완전한 성숙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불완전하지만 성숙을 향해가는 미성숙은 있을 것이다. 

반숙도 시간이 지나면 완숙이 되고, 오답을 쓰기도 하겠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많은 빈칸에 정답으로 채워놓을 수 있을 것이다.



윤희성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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