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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챌린저뱅크' 혁신성, 정형화 전락될까 '우려'

 

김다빈 기자 | kdb@newsprime.co.kr | 2019.04.08 10:12:05
[프라임경제] 기존 은행과 다른 '챌린저뱅크'를 목표로 출범을 확정한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사업 혁신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제2기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 신청에도 사업혁신성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을 자아내는 토스. ⓒ 비바리퍼블리카



토스는 지난 3월27일, 제 2기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인가 마지막 신청일에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신청했다. 가칭 '토스뱅크'라는 이름아래 컨소시엄 구성을 끝마친 토스는 새로운 '챌린저뱅크' 꿈꾸며, 인터넷 전문은행 시장에 뛰어든 것. 하지만 '챌린저뱅크'라는 이름에 적합한 '혁신적 사업모델'로서 평가받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차별화 부족한 중금리대출 '新신용평가모델' 관건

토스뱅크는 지난 3월27일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인가 신청과 함께 컨소시엄 구상을 마무리 짓고 '챌린저 뱅크'라는 목적아래 신규 인터넷 은행 인가 접수를 하며 본격적으로 업계에 뛰어들었다.

토스뱅크가 구상하는 '챌린저 뱅크'란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진정한 중신용 등급 개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을 위한 '중금리대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향이다.  

문제는 토스뱅크가 정부차원에서 ICT기업에 지분율 34%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며 새로운 '메기' 역할로 인터넷 은행을 만들고자 했던 '혁신적' 인터넷 은행이라는 취지와 부합하는지 여부다. 

토스가 구상하는 챌린저뱅크가 해외에서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을 곳은 대표적으로 △아톰뱅크(First Direct Atom Bank) △스탈링뱅크(Starling Bank) △피도르뱅크(Fidor Bank)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기존 은행들이 충족시키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온라인 소매(retail)은행업으로 성공을 이룬 기업으로 꼽힌다.  

토스가 구상하는 챌린저뱅크와 달리 현재 금융당국은 1금융권인 시중은행과 기존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그리고 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새로운 중금리 시장 개척을 위해 입법추진에 있는 P2P(Peer to Peer)대출까지 포함해 중금리대출 사업을 영위하는 금융권은 이미 포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챌린저뱅크'라는 이름하에 중신용 대출사업을 진행한다는 토스에 대한 금융권 반응은 호의적일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지난 3월27일, 박재민 비바리퍼블리카 사업총괄 이사가 제 3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예비인가 신청서를 들고 있다. ⓒ 비바리퍼블리카


특히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 주요 평가기준인 '혁신성' 부합을 위해 토스가 말하는 '혁신'리란 의미는 퇴색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터넷 전문은행 본연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실 국내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큰 혁신성을 기대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최근 중금리대출을 정부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토스의 사업 구상자체가 혁신적이라고 평가하긴 좀 과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토스가 SC제일은행과 함께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신용평가모델이 얼마나 혁신적일지가 관건"이라며 "하지만 현재 토스뱅크의 자본금 규모가 크지 않고 자본증자 역시 간단한 단계가 아닌 상황에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혁신성을 높게 평가하기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 

혁신성에 대한 의구심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토스 측은 아직 예비인가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신용평가모델에 대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토스 관계자는 "중신용 대출을 강화하기 위한 신용평가모델을 구축 중이라는 것이 공식입장"이라며 "예비인가가 발표된 후 구체적인 모델이 나올 것이며 그것이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점은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주력자·자본증자 구상 '무리수 될까?' 

토스뱅크가 구상하고 있는 컨소시엄 구상에 토스가 ICT기업이자 금융주력자 지위를 얻어 60.8%의 지분율로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점도 여전히 의구심이 제기된다.

현재 금융위원회 인터넷 은행 인가방침에 따르면 토스가 구상하는 지분율 허가와 금융주력자로 지위를 인정 등은 현재 금융주력자란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섣불리 판단 내리기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스가 금융주력자 지위로 인터넷 은행 신규인가 신청을 한 것은 예상 외"라며 "금융자본 판단 여부 뿐 아니라, 종합적인 판단으로 안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28일, 토스뱅크의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고 있는 이승건 토스 대표. ⓒ 비바리퍼블리카


토스가 주장하는 금융주력자 판단 자체가 논란요소로 올랐지만, 토스의 입장 또한 확고하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신한금융이 컨소시엄을 이탈할 당시에도 토스는 금융주력자 신분을 계획했다"며 "통계청 표준사업 기준에 따르면 토스는 전자금융업자이며, 금융 관련 매출이 많아 금융주력자가 되는 것에 의구심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스가 주장하고 있는 '금융주력자'에 대한 생각과 금융업계 생각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토스가 금융상품을 판매했다고는 하지만 금융관련 업무를 했다고 모두 금융주력자로 인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만약 산업자본을 위해 펀드를 모집하는 기업이 산업회사 자본을 받았다면 이는 산업자본일 뿐, 이를 금융자본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 펀드라는 금융관련 업무를 담당했더라도 금융상품 판매를 담당한 이들을 모두 금융주력자라고 판단하긴 무리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토스의 중금리대출을 위한 자본증자 계획 또한 논란거리로 올랐다. 현재 토스의 컨소시엄 초기 자본금 규모는 약 1000억원이지만, 향후 2년 이내 1조원 이상의 자본금을 늘린다는 계획인 것.     

이승건 토스 대표는 "해외 벤처캐피탈(VC)의 지분율을 높이지 않는 선에서 투자 자본금을 확충할 것"이라며 "VC들이 투자 손실이란 리스크를 안으면서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유는 그만큼 자본금 증자에 대해 긍정적인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VC지분율을 높이지 않은 채 자본증자를 이룬다는 것은 1조원을 목표한 토스 입장에서 다른 주주들의 동등한 자본 유입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우 VC 지분율 고정이 가능하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금리대출 사업을 늘린다는 것은 은행권 전반에 있어서 반기는 사안이지만, 사업 구상과정에서 더욱 추가 자본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현재 확정한 규모를 바탕으로 중금리대출 사업을 내세운다는 것은 시장에서 불신의 목소리가 여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1조원까지 자본 확충을 한다는 토스의 계획은 현재 경제상황에서 쉽지 않은 부분”이라며 “무리한 사업구상으로 치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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