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국민대 평화의 소녀상, 누굴 위한 것인가?

2019-04-08 12:12:15

[프라임경제] 지난 4일 국민대학교 정문에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이 공개됐다. 같은 날 오후 국민대 소녀상 건립위원회 '세움'은 소녀상 학내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당했다. 이후 세움은 총장실이 있는 본부관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세움의 일방적 행보에 학생들 시선은 싸늘했다. 

학교와 학생, 그 누구 동의도 받지 않고 진행된 건립위원회는 끝내 학생들 공감을 얻지 못했다. 이를 증명하듯 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는 그동안 침묵했던 다수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성난 여론은 '위안부'라는 민감한 문제에 가려져 쉬쉬하고 있던 '세움' 문제점을 쏟아냈다.

평화의 소녀상을 앞세운 '세움'은 침묵했다. '세움'은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 동의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 

총학생회를 통한 학생 투표와 같은 공식 절차를 과감히 생략했다. 대신 서명운동을 통해 3800명의 동참을 확보해 정당성을 내세웠다. 대신 과정에서 생긴 호객행위나 개인정보 무단사용 등 문제에 대한 공식 답변은 함구하고 있다. 

논란이 됐던 모금액 사용 내역에 대해서도 추후 공개를 약속했다. 학교 불통을 지적하면서도 정작 '세움'은 학우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대체 무엇을 믿고 '세움'을 지지해야 하는가.

학생들은 맹목적으로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지 않았다. 다만 소녀상이 왜 국민대에 세워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다. 

'세움'이 주장하는 근거는 말 그대로 소녀상이 필요한 이유다. 일제 만행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일본 정부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소녀상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이 국민대에 세워야 할 근거가 될 순 없다. 독립운동가가 세운 학교이기에 소녀상이 세워져야 한다는 주장도, 학교 측에서 학교 구성원 동의 없이 조형물을 세웠는데 왜 세움은 그럴 수 없냐고 주장하는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없다. 모금액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후원하지 않고, 소녀상 건립만을 주장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 과정을 무시하고 학내에 설치된 소녀상이 그 목적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이 소녀상 건립에 언론이 개입되면서 '평화'라는 본래 목적을 상실하고, 친일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힌 것. 

'세움'을 반대하는 학교와 학생은 곧 소녀상을 반대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진정 학생들을 학교의 주인이라 생각했다면, 소녀상 건립은 외부 언론을 끌어들이기 전에 협의와 투표 절차를 거쳤어야 마땅하다. 

학생들을 구성원이 아닌, 계몽의 대상으로 여긴 것은 결국 '세움' 발목을 잡았다. 좋은 취지의 일이었던 만큼 그 과정이 더욱 안타깝다. 부디 '세움'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이 왜 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금준혁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작성되었습니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