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에 모독당한 文' 프레임…한국당, 경제무능·인사참사와 시너지 도모?

2019-04-14 02:33:01

- 총체적 무능 이미지 부각…다양한 '우군과의 협력 파괴' 고삐 당기는 압박 전망

[프라임경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북 관계의 피해자로 해석하고 나선 가운데, 이 문제가 그렇잖아도 정국이 얼어붙은 상황에 새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소개한 바 있다. 사실상 국제 사회에 지난 번 하노이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난 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창구로 이번 시정연설 소개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위원장이 남측에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나서라고 요구한 점을 특히 주목했다. 그는 "대북제재 완화가 성과를 이루지 못하자 급기야 공개석상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목하며 북한 편에 서라고 통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개인'이 불쌍한 게 아니다…'대한민국 모독'이 중요  

아울러 그는 "이는 대통령에 대한 모독이자 우리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했다. 전 대변인은 "가뜩이나 한미정상회담이 아무 성과도 없이 빈손으로 끝난 마당에 김정은의 발언은 한미갈등, 남남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이 같은 전 대변인의 논리 전개는 대단히 의미심장하다. 북측의 말장난과 거친 언사에 봉변을 당한 피해자로 문 대통령을 규정한 것으로 일단 보이지만, 실상 그 내부 맥락은 문 대통령이라는 '정객 개인'에게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 문 대통령이라는 한 정치인은 여기서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는데 북측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다 철저히 외면당한 그리고 농락된 인물로 새롭게 해석되는 셈이다.

'분리 추경' 틀어쥐고, '노동계 때리기' 공세펴는 한국당 

즉 논평의 맥락상, 국민을 대변하고 국가를 통수하는 역할의 '대통령' 직책이 중요한 것이지, 임기 5년의 반가량이 끝난 대북 유화책의 문 대통령 자체를 은연 중에 분리하는 게 아니냐는 풀이도 조심스럽지만 나온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이라는 직분과 대한민국 자체가 모독당한 상황을 빚은 이번 정권의 판단력 부족 그리고 정책적 고집이 더 선명이 부각되는 통렬한 비판이 이번 모독 논평의 행간을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북측과 미국이 마주앉았으나 결국 공동회견문 발표조차 못하고 냉랭하게 성과없이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 못지 않게, 문재인 정권 역시 근래 방미 성과를 둘러싼 논란을 겪고 있다. 여당은 호평을 하는 모습이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뜬구름 회담'으로 지극히 낮은 점수를 방미 일정에 대해 매긴 데 이어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 등도 아쉽다는 평가를 낸 바 있다. 이 같은 국면에서 선전매체를 통해 날아온 북측의 일방적 압박, 거기에 뒤이은 제1야당의 강력한 불만 표시는 뼈저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구도는 경제 침체 책임 논란, 각종 고위 공직자 임명 과정에서 드러난 검증 실패와 국민 눈높이 무시 등이 낳은 염증 등 문재인 정권이 직면한 각종 어려움에 겹쳐져 더 심각한 정치적 무능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경제 살리기는 요원하고 한반도 평화 기류 조성에 기대를 크게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후자에서도 난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가 연달아 청와대와 정부를 겨냥하고 있는 가운데, 전 대변인까지 이에 가세함으로써 한국당의 공격은 당분간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으로 전망된다.

'정국 경색' 가볍게 여긴 업보 돌려받을 때? 

문제는 정책적 이슈몰이 등 포위 공세의 수위도 높아질 것이 명약관화하다는 데 있다. 우선 노동계와 문재인 정권간의 '갈라치기'다. 11일 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는 등으로 노동계 견제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른바 대기업 강성노조를 견제하기 위해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폐지,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안 등이 논의 대상이 되면서 국회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한국당은 일반적 추경 논의와 강원도 산불로 인한 재난 해결 추경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분리 추경' 제안이다.

돈줄을 틀어막고, 여권의 잠재적 우군인 노동계의 불만 자극에 국회를 무대로 적극 활용한다는 한국당의 태도에 여당과 청와대가 비판을 할 처지도 못 된다. 최근 부적격 논란 장관 후보자들을 대거 임명해 버린 것도 모자라, 문제가 많다는 비판에 시달리는 헌법 재판관 후보자 논란을 재반복하고 나서면서 '정국 경색'을 빚은 책임에서 청와대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

모독 문제라는 추상적 개념이 실질적이고 절실하게 청와대를 괴롭히는, 그것을 정당화하는 연쇄 효과를 내는 상황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경제 정책면에서의 실력 부족, 정국을 아무 때나 얼려버리는 것을 가볍게 생각하는 무신경함이 가장 두드러진 때에 국가 모독 상황을 초래한 '죄인 아닌 죄인'까지 됐으니 돌파나 해법 모색이 쉽지 않아 보인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