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제주 4.3사건의 올바른 이해

2019-04-15 12:50:39

[프라임경제] 영국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은 사실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역사를 쓰는 역사가의 정신적 주관적 산물이다. '과거 사실이 어떠했는가'보단 역사지식을 생산하는 역사가가 현재 사실과 현실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4.3사건 평가 역시 사회적으로 합의가 되지 않는 것은 앞서 언급한 역사가와 마찬가지로 사람들마다 나름의 가치관과 이해관계를 가지고, 그것을 평가하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것은 역사가 정립되는 과정이며, 절대적인 역사는 없다는 전제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제주 4.3사건에 대해 대립되는 논점은 '국가권력에 의한 무고한 민간인 학살' 또는 '남조선노동당의 남한만 단독정부 수립반대 폭동'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두 가지 모두 사실이다. 

일본 패망 이후 해방으로 인한 기대감은 무너지고, 미군정 무능함에 대한 불만이 서서히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남조선노동당이 이를 이용해 1948년 4월3일 무장폭동을 일으킨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또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제주도민(당시 인구 약 28만) 중 사망자만 약 1만1000~1만4000명에 달하며, 부상자 등을 합치면 전체인구 10%가 피해를 입었다는 부분도 사실이다. 

결국 해당 사건에 대한 판단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이를 이데올로기적인 시각 아래 '남로당 폭동으로 규정할 것이냐' 아니면,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폭동 진압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수많은 제주도민들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달리 평가되는 것은 불가피한 역사정립 과정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3을 단순히 남로당 폭동으로 규정하기에는 당시 시대적 배경과 이후 제주도민 상황 및 정신적 피해규모 등에 비춰봤을 때 적절치 못하다.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1948년 4월3일 '남로당 폭동 사건'과 그 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의한 제주도민 학살을 분리해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절대적 역사사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아닌, 고정된 역사를 보는 우리들 시각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또 실증적이고 객관적인 역사적사실과 가치판단이 담긴 주관적 평가가 뒤섞인 편향적인 이념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이것이 4월3일이 4.3기념일이 아니라 '4.3 희생자 추념일'인 이유인 것이다.

이건우 청년기자

*해당 칼럼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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