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연골세포 아닌 신장세포 확인"

식약처, 투여 환자 3800명 장기추적조사 실시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19.04.15 15:42:02
[프라임경제]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내용과 다른 신장유래세포로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는 '인보사케이주'의 수거·검사 결과 주성분 중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식약처는 투여받은 환자 3800명 전원을 대상으로 장기 추적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인보사케이주는 중간정도 증상(중등도) 무릎 골관절염의 치료에 사용되는 유전자치료제로 주성분은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구성된다.

ⓒ 식품의약품안전처


인보사는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 허가를 받은 세계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코오롱생명과학은 품목허가를 받을 당시 제품의 주성분인 2액 즉, 형질전환세포(TC)가 연골에서 유래된 연골유래세포라고 기재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세포는 연골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GP2-293)로 드러난 것이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주성분 중 1개 성분(2액)이 허가 당시 제출자료에 기재된 세포와 다른 세포로 추정된다는 업체 측 보고를 받은 후, 제품 제조용 세포주 등을 수거해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실시해 2액 세포가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자체적으로 검사한 결과와 동일하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제조·판매를 중지하도록 했다. 이미 시중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유통과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세포는 형질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계속 증식하는 종양원성을 갖게 된다. 이는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이거나 신장세포인 것과 관계없이 발현하는 현상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방사선 조사를 통해 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실제 판매되는 제품을 출고하기 전에 세포사멸검사를 완벽히 수행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허가 신청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했던 서류 일체를 재검토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는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임을 보여주고 있고 신장세포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없었다고 봤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액의 주성분을 연골세포로 판단한 것은 △2액 세포가 연골세포와 단백질 및 유전자발현 양상이 유사 △2액 세포의 DNA 지문분석결과 연골세포의 DNA와 유사 △2액에 연골세포의 표면단백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 △2액을 투여한 동물에게서 연골이 재생된 것을 확인 △2액에서 신장세포에만 있는 특이한 유전자(gag·pol)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식약처가 '인보사케이주'의 수거·검사 결과 주성분 중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 ⓒ 코오롱생명과학


이에 따라 식약처는 허가 당시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는 연골세포로 판단되나 현재 시판중인 제품(2액)의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 및 이유 등에 대해 추가로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우선,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에 2액의 주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등 일체의 자료를 제출하도록해 이를 검토할 예정이다.

추가조사를 위한 제출 자료는 △2액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2액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뀌었으나 이를 연골세포라고 허가신청한 경위 △당초 연골세포로 생각됐던 2액 주성분에 대한 최초의 개발계획 △2액 주성분의 제조·생산·확인과 관련된 일체의 자료 △독성시험 등의 결과가 연골세포에 대한 것인지, 신장세포에 대한 것인지 등이다.

이와 함께, 인보사케이주의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 등에 대한 현지실사를 통해 최초 개발단계부터 신장세포였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이번에 실시한 유전학적 계통검사(STR)에 이어, 처음부터 신장세포였다는 업체 측 주장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과 안전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도 수행하고 있다.  4월 중순~5월 말까지 이 같은 자체 시험검사를 실시한 후 결과가 나오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판단하고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와 식약처 자체 시험검사 결과, 미국 현지실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행정처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그간 투여환자의 병력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하여 연내까지 이상반응을 파악하고 인보사케이주를 특별관리 대상으로 지정, 투여환자를 위한 전담 소통창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일부 투여환자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장기추적조사를 모든 투여환자로 확대해 투여 후 15년간 주기적 병·의원 방문·검사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나타나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전자치료제 등 첨단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리제도를 개선하겠다"며 "허가 전부터 세포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인체세포 등 관리업'을 신설해 세포의 채취부터 처리·보관·공급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안전 및 품질관리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TC) 성분이 비임상 단계부터 지금까지 293유래세포가 계속 사용돼 왔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본 시험결과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달했고, 향후에도 자료요청 등에 투명하고 성실하게 임해 빠른 시일 내에 환자분들의 불안을 해소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