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인터뷰] '시 쓰는 비즈니스맨' 조승래 씨앤씨 와이드 대표

6집 '뼈가 눕다' 발간⋯"시는 마음의 정화"

백승은 기자 | bse@newsprime.co.kr | 2019.04.16 10:18:34
[프라임경제] '시 쓰는 비즈니스맨' 조승래 시인의 또 다른 직함은 타고난 비즈니스맨. 사회생활을 시작한 한국타이어에서 상무이사까지 역임한 후 아노텍금산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씨앤씨 와이드 대표를 맡고 있다. 

결코 작지 않은 규모의 사업과 더불어 등단(2010년) 이후 꾸준히 문단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가락문학회 및 시와시학 시인회 등 동인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 '오늘날의 시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프라임경제


나 없이 곧은 삶이 가능하겠냐고 
겉치레만 하고 있으면 다냐고 
뼈가 살을 조롱했다
살은 말없이 떠났고
뼈는 전신마비가 되어 누웠다

허물로만 여겼던 살의 부재가 
시리도록 그리운 날
직립보행의 어제를 뼈는 
오래도록 추억하며 울었다

살은 오지 않았다

-뼈가 눕다 전문.



조승래 시인은 지난 12일,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본인만의 시 세계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사업과 문단 생활을 병행하면서 나만의 시 세계가 생겼다. 시에 수학과 기하학을 넣을 때도 있고, 현실적인 사안에 대한 내용을 쓸 때도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소재를 찾고, 읽는 사람에게 감동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시를 쓰는 게 목표다."

조승래 시인에게 그동안 집필했던 시와 이와 관련된 시 세계, 그리고 그가 추구하는 문학적 소양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조승래 시인과의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하자면.

▲대학교에서 무역학과를 전공, 졸업한 이후 직장 생활을 한국타이어에 시작했다. 특히 한국타이어 중국 진출 초기부터 중국 현지에서 12년간 근무하면서 오너들 배려로 상해교통대학에서 박사학위도 받았고 상무로 퇴임을 했다. 여러 혜택에 대한 고마움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이후 친환경사업인 아노텐금산 대표이사도 역임했으며, 단국대학교 상경대학에서 겸임교수도 했다. 지금은 씨앤씨 와이드 사장과 문단 생활을 겸하고 있다.

-2010년에 시인으로 등단했는데, 이전부터 꾸준히 시나 문학을 집필했는지.

▲고등학교 재학 시절 문예부장을 하면서 문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당시 시보단 산문 위주로 집필했다. 그 영향으로 2006년 '풍경'이라는 수필집을 발간했는데, 고등학교 은사인 공영해 시인에게 "자네는 수필보단 시를 쓰면 더 좋겠다"라는 조언을 듣고 본격적으로 시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후 유재영 시인과 김재홍 교수, 고인이 되신 이가림 시인 도움으로 본격적인 시의 세계에 들어섰으며, 2010년 시와시학 신춘문예에 시인으로 등단했다.


조승래 씨앤씨 와이드 대표 겸 시인. ⓒ 프라임경제




-지난달 6번째 시집 '뼈가 눕다'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다면.

▲뼈와 살이 함께 있을 때 제 기능을 하는 것처럼, 생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사람에게 받은 은혜를 잊어선 안 된다. 인간관계 기본은 신뢰이고, 불신은 이를 뒤틀리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 시집 제목을 '뼈가 눕다'라는 시에서 선정했다.

-직장 생활을 겸하면서 시를 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주로 언제 시를 쓰는지.

▲한국타이어 과장 시절, 1년간 사보 내에 연재한 산문만 해도 총 38편에 달한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글 쓰는 버릇이 들어 있어 여전히 지속적으로 쓸 수 있는 것 같다.

특히 업무상 출장이 잦은데, 소재가 떠오를 때 스마트폰에 핵심 문장을 저장하고, 비행기와 같은 교통편에서 주로 정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글감을 찾기 위해 일주일에 3권 이상 시집을 읽고, 좋은 시는 접어뒀다가 몇 번이고 되새겨보기도 한다. 자연에서 받는 영감도 많아 그게 소재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풍자적 시를 쓰는 경우도 있다. 이번 시집 평설을 맡은 홍신선 시인도 시에서 블랙 유머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직 생활 속에서 긴장 완화를 하던 습성이 시에 반영되는 듯하다.

-등단 후 6개 시집을 집필하면서 스타일의 변화가 있었는지.

▲'몽고 조랑말'이나 '내 생의 워낭소리' 등 초반에는 중국 근무 당시 그리움과 내면의 울음이 많이 녹아 있는 편이다. 실컷 울고 나면 개운해 지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 뒤로는 많은 절제를 체득하면서 고향과 그리움보단 감사와 깨달음을 주제로 하는 시풍으로 변화했다. 다른 시인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문단 생활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동인들과 함께 떠난 문학기행에서, 같은 곳을 다녀왔음에도 동인들마다 바라보는 시선이 다름을 보며 우리 눈과 마음의 차이를 깊이 느꼈다. 특히 유독 기억에 남는 장석주 시인의 경우 이동 중에도 명상하고 글을 쓰던 모습이 마치 마르지 않는 우물 같았다. 

-좋아하는 시인이나 시집이 있는지.

▲가락 문학회를 포함해 △시와시학 시인회 △포에지 창원 △함안 문인회 등에서 함께 활동하는 동인들 중에서 좋은 시인이 많아 자주 읽는 편이다. 

또 만나보진 않았지만, 작품만으로 훌륭한 시인도 많고, 동인은 아니더라도 교류를 하는 시인들 중에서도 늘 배우고 싶은 시인들도 있다. 아직 더 여물어야 하는 만큼 좋아하는 시인과 시집을 국한해 지칭하고 싶지는 않다.

-조승래 시인에게 시는 무엇인가.

▲'마음의 정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처음 1~2집 집필 당시는 부모님 두 분이 돌아갔을 시기라, 그들을 향한 그리움을 쓰며 많이 울기도 했지만, 이후에는 아픔을 시로 승화하는 법을 배웠다. 지금까지도 마음 속 생각을 시로 승화시키면서 마음을 정화하곤 한다.
 
-향후 계획은.

▲향상 나에게, 그리고 제 글을 접하는 모든 분들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그런 시를 쓰도록 노력할 것이다. 

요즘 여러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시 강연을 나가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강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시는 걸 본 적이 있다. 이후 독자들이 시를 통해 울기도, 때로는 웃기도 하는 궁극적으로 살아가는데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또 기업체 강연도 이어갈 생각이며, 생각을 나누기 위해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