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마니아' 된 르노삼성 노조, 힘 잃는 파업 명분

2019-04-16 12:24:01

- 노조 '공공의 적' 비판 자처↑…파업 참여율은 꾸준히 감소

[프라임경제]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거센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파업투쟁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노조가 지난해부터 벌인 파업(15일 기준)은 58차례, 누적시간으로는 234시간. 

특히 임단협에서 난항을 겪자 금속노조 출신 노조위원장이 이끄는 르노삼성 노조는 기다렸단 듯이 파업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더욱이 르노삼성은 그동안 내수시장이 다소 부진할 때마다 버팀목이 됐던 것이 수출이었다. 하지만 수출물량을 책임지는 부산공장이 멈추자 기업이 생존 기로에 놓여버렸다. 

노조파업 여파는 당연히 실적악화로 연결된 것은 물론, 오는 9월 위탁생산이 종료되는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 배정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만약 노사 간 줄다리기에 지친 르노 그룹이 후속물량을 주지 않을 경우 르노삼성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가 부산공장에 배정하기로 했던 XM3 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비록 부산공장이 신차를 생산할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노조파업 장기화로 인해 손해 보는 비용보다 바야돌리드 공장에 추가설비를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부산공장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상황이 이렇다 보니 르노삼성은 임단협 장기화에 따른 극약처방으로 오는 29일부터 5월3일까지 5일간 '부산공장 셧다운(일시 가동 중지)'이라는 압박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노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진짜 파업을 강행했다.

이처럼 노조의 행보가 생산성 개선 노력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이득만을 챙기려는 것처럼 보이는 탓에 업계에서는 "정도껏 해야지"라는 비판이 거세다. 

또 르노삼성 노조를 향해 "노조가 스스로 국민적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상당해지자,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파업의 명분이 다소 부족한데다 대내외적으로 파업을 이어가기에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며 고집한 파업이 노조 스스로의 몰락은 차치하고 애먼 르노삼성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에 직접적으로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 아울러 노조가 추가로 요구한 △추가인원 200명 투입 △생산라인 속도 하향 조절 △인사경영권의 합의 전환 요청 등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30% 수준이었던 노조의 파업 불참률은 12일 40%, 15일 46%로 점점 높아졌다.

즉, 한 치의 양보 없는 노사 공방전이 배고파서 못 살겠다는 절박한 생존권 요구보다는 노조 집행부가 자신들 명분만을 내세운 것처럼 비춰지자 일부 노조가 집행부를 비판하며 반대하고 나선 셈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 르노삼성자동차


한 르노삼성 노조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는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는 동시에 사측을 견제하며 회사를 성장 및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것만이 지금 눈앞에 닥친 다양한 위기들을 슬기롭게 극복할 유일한 방법이다"라며 "이 기회를 놓쳐 협력업체와 국민들, 정부마저 등을 돌리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수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는 연봉이나 근로환경 개선 등은 회사가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요구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항들이다"라며 "노조는 자신들의 욕심이 일거리를 해외로 밀어내는 것이 아닌지를 되돌아보고, 국내공장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르노삼성 노사의 사이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지난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라고 전망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추가인원 투입 혹은 생산라인 속도조절 등 노조 측이 제안한 조건들을 수용할 경우 부산공장의 장점 중 하나인 생산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부산공장처럼 전체 생산물량 중 수출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 수출물량 확보여부가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라며 "부산공장의 생산비용이 더 올라간다면 미래 차종 및 생산물량 배정경쟁에서 부산공장은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12일에는 이기인 부사장(제조본부장)이 르노삼성 노사분규 장기화에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면서 손편지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현대·기아차와 같은 국내 본사에 소속된 공장이 아니며,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부산공장이 중요한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노사가 협력해서 한목소리를 낼 때 가능한 일이다"라며 "노사갈등과 반목을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현재와 같이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의 고용과 회사의 존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하루라도 빨리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임직원 및 협력회사 직원들의 고용과 회사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다"라고 조언했다.




카카오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Copyright 프라임경제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전 1 / 0 다음
Copyright ⓒ 프라임경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