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년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은 품격을 지켰다

2019-04-16 14:16:26

- '정도(正道)가 승자의 길'

[프라임경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활약상을 지켜보며 응원할 것"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주가 16일 이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5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 동원그룹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16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김 회장의 퇴진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재계 1세대 창업주 가운데 유난스러울 정도로 원리원칙에 대한 집착을 끝까지 보여줬기 때문이다.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다"라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을 위해 스스로 물러나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세로운 세대에게 맡긴 것. 이례적이고 명예로운 선택이다.

김 회장의 원칙에 대한 집착은 이전의 일화로 크게 알려진 바 있다. 김 회장은 1991년 장남 김남구 부회장에게 주식을 증여하면서 62억 3800만원의 증여세를 자진 납부했다. 이는 '세무조사로 추징하지 않고 자진 신고한 증여세로는 김재철의 62억원이 사상 처음'이라며 국세청이 공개해 화재가 됐다.

또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던 해에는 죄인이라는 심정으로 일절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경영에만 전념했고, 1998년 IMF외환위기를 비롯해, 공채제도를 도입한 1984년 이후 한 해도 쉬지 않고 채용을 실시해 '기업인이라면 흑자경영을 통해 국가에 세금을 내고 고용창출로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퇴진의 변도 같은 맥락이다. 동원그룹은 김 회장의 퇴진과 관련해 '창업 세대로서 소임을 다했고, 후배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다"라는 소신을 밝히며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온 김 회장의 원칙주의가 반영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김 회장의 신념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로 반영됐다. 동원산업의 출범부터 김 회장은 납세와 고용창출 인재육성에 주목했다. 

원양어선 선장이던 시절부터 고향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던 김 회장은, 창업 10년인 1979년에 자신의 지분 10%를 출자해 장학재단인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했다.

동원육영재단은 40년 간 장학금과 연구비, 교육발전기금 등 약 420억원에 가까운 장학금을 전달했고 어린이들에 그림책을 나눠주는 '동원 책꾸러기'와 대학생 대상 전인교육 프로그램인 '라이프아카데미'를 운영해 사회필요기업 이념을 현실화 했다.

우리나라 최초 원양어선인 '지남호'의 유일한 실습항해사였던 청년 김재철은 약 3년 만에 우리나라 최연소 선장이 됐다. 그리고 50년이 지나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그룹을 거느린 재계 거물이 됐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물러나는 자리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사회필요기업'이 되어달라는 주문을 남겼다.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김 회장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 회장은 퇴진 이후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한 경우에만 그간 쌓아온 경륜을 살려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재계 원로로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그간 하지 못했던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회장 퇴진 이후 동원그룹 경영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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