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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약자는 잡은 고기?"…롯데하이마트, 홍미노트7 어설픈 유통 '빈축'

중고품 새제품 둔갑 판매 의혹도…롯데하이마트 "사전에 시연품 고지 했다"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4.17 17:29:53
[프라임경제] 롯데하이마트(071840)가 샤오미 스마트폰 '홍미노트7(Redmi Note7)'을 단독 유통하면서 대기업답지 않은 프로세스로 고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먼저 배송해야 할 사전예약자 물량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현장에서는 일반 판매가 이뤄지는 데다, 일부 매장에서는 중고품(시연용)을 새 제품인 양 판매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 제품의 독점 유통을 처음 맡은 만큼 사전 준비가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연품 판매 의혹…롯데하이마트, 사전 고지했나?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샤오미 홍미노트7을 판매하면서 사용 흔적이 있는 중고품을 마치 새 제품인 양 판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된 제품 사진. 개봉 후 보호 필름조차 뜯지 않은 상태지만, 지난 11일부터 나흘간 촬영된 사진이 저장돼 있다. ⓒ 뽐뿌

국내 한 커뮤니티에는 지난 15일 '홍미노트7 전시용 받았는데'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홍미노트7) 블루 색상이 가능하다고 해서 받았는데, 받고 보니 개봉품에 이미 초기세팅도 다 돼 있어서 연락하니까 DP(시연용) 제품이라고 한다"면서 "(나는) 고지받지도 못했는데, (롯데하이마트는) 했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실제 해당 게시자가 함께 올린 사진을 보면, 해당 제품 사전예약 기간인 11일부터 14일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십여건 등록돼 있었다. 

이에 대해 롯데 하이마트 관계자는 "애초에 시연품이라고 설명했다"면서 "양측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고객과는 제품을 교환하기로 얘기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사전예약자는 잡은 고기?" 배송 밀렸는데, 현장선 '판매 중'

롯데하이마트의 홍미노트7 유통 문제는 제품 배송에서도 발견된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전국 주요 지역 13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롯데하이마트쇼핑몰에서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전예약 시작 2시간 만에 초도 물량 1500대가 완판되는 등 닷새간 총 6200대가 예약됐다. 이는 전작인 홍미노트5의 사전예약(7일간) 판매량(1900대)과 비교하면, 세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예상치 못한 흥행 탓일까. 롯데하이마트는 정식출시 사흘 후인 현재까지도 사전예약 물량을 모두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물량 부족 사태에도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버젓이 일반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전예약은 주로 초기 불량이나 정식 출시 후 발생할 추가 혜택을 감수하고, 제품을 선점하고 싶은 고객들이 참여하는 행사인데도 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제조사들은 정식 출시일 이전에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개통일을 지정해 두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 정식 출시에 앞서 4일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먼저 개통해줬다.

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내 샤오미 홍미노트7 구매 페이지. Q&A를 보면, 이날까지 사전예약 고객들에게 제품이 배송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와의 독점 계약이 처음인 만큼 준비가 미흡했던 것 같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전예약 판매는 자사 충성고객에게 '우리를 믿고 구매해 달라'는 일종의 약속과도 같은 것"이라며 "그런데도 '사전예약(온라인) 고객은 결제도 했겠다' 추가 고객을 받기 위해 일반판매로 물량을 돌린 것이라면, 이는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는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애초에 롯데하이마트가 스마트폰 유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다"면서 "사전 준비가 미흡했던 만큼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그에 맞는 보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측은 이번 배송지연 사태에 대해 '예상치 못한 폭발적 반응' 탓에 실수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사전예약 시작 2시간 만에 1차 물량이 매진돼 2차 주문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2차 주문 물량을 먼저 발송하는 실수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사전예약자 배송 전 일반 판매를 한 것에 대해서는 "사전예약자에게 먼저 제품을 배송하는 게 맞다"면서도 "다만, 사전예약자 수에 맞춰 물건을 지점마다 배치한 상태에서 취소 건이 발생했고 이를 당장 물건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에게 판매하다보니 벌어진 사태"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로 불편을 느낀 고객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라며 "앞으로는 준비를 더 철저히 해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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