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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만 고려된 '다태아보험' "쌍둥이 부모는 웁니다"

최초 다태아전용상품 '내Mom같은 쌍둥이보험' 보장 한계성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9.04.18 18:08:27

[프라임경제] 지난해 출산율이 사상 최악으로 0.98%까지 하락한 가운데 고령 출산, 환경적 요인 등 난임 환자의 증가로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등 다태아 출산율은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보험환경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다태아는 일반 단태아보다 위험성이 높은 탓에 보험 가입 자체가 까다롭거나 보장의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쌍둥이 출산율 7년 새 34.5%↑ 태아보험 가입 거절 '부지기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신종철 교수팀이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다태아 관련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쌍둥이 출산율은 34.5% 신장했다.

쌍둥이 이미지컷. ⓒ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연간 태어난 전체 다태아 수는 2009년 1만1905명에서 2015년 1만5774명으로 늘었으며 세쌍둥이 수도 157명에서 392명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같은 기간 태어난 아기 1000명당 다태아 수도 27.1명에서 36.9명으로 증가한 모습이다.

태아보험은 선천 이상아, 저체중아, 미숙아로 태어날 경우 수술비, 인큐베이터 입원비 등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태아특약에 어린이보험이 더해진 신생아전용 상품이다.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쌍둥이 임신과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산모들의 경우 필수적으로 이를 고려하고 있다.

통상 태아보험 가입 시기는 임신 사실 확인 후 22주 이내 정도며 임신 기간에 이상 소견이 발견되거나 질병 등 치료 이력이 생길 경우 보험 가입이 제한될 수 있어 서두르는 게 좋다.

그러나 다태아는 단태아와 달리 37주를 만삭으로 보고, 미숙아 출생 가능성과 각종 출생위험도가 높아 △니프티 검사 결과지 △소견서 △정밀초음파 △쿼드검사결과 △혈압차트지 △외래기록지 등 각종 검사 결과지를 제출해야 해 가입 시기가 20주 이후로 늦춰질 수밖에 없다.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보험 가입 거절도 부지기수다. 보험사별로 자연임신, 인공수정, 시험관아기, 단태아, 다태아에 따라 장단점이 있고 가입조건이 상이하므로 전문가와 상담은 필수다.

◆메리츠화재 '쌍둥이전용보험' 손해율 추이 지켜봐야

다태아들은 단태아에 비해 태아보험 가입 시 많은 제약이 따른다. 다태아는 고위험군인 만큼 손해율이 높고 이는 곧 보험료 인상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저마다 깐깐한 심사 잣대를 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다태아도 보험 가입이 한결 수월한 쌍둥이 전용상품이 출시 돼 눈길을 끌었다. 일반 단태아처럼 간편 심사만으로도 가입할 수 있는 '(무)내Mom같은 쌍둥이보험'이 그것이다.

쌍둥이보험의 간편 심사 포문을 연 곳은 메리츠화재(000060)로, 출시 직후 3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이 한시적으로 쌍둥이를 위한 가입기준을 완화한 적은 있었으나 쌍둥이만을 위한 상품 출시는 최초다.

올해 1월2일 선보인 내Mom같은 쌍둥이보험은 지난달 말 기준 1540건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상품은 가입 후 최초 1년간 최고 월 3만5000원 추가 보험료를 부담하면 기존에 가입이 어려웠던 저체중 및 임신 27주 이내 출생 위험, 선천 이상 등을 보장하는 담보들을 가입할 수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가입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환영하는 한편 보장의 한계점이 존재하는 만큼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시각, 청각, 언어 3대장애진단비 가입 불가, 7대·18대·30대·64대질병수술비 등을 가입할 수 없다.

출생 후에야 심사를 통해 △3대장애진단비 △심장관련소아특정질병진단비 △양성뇌종양진단비 △질병후유장해 △희귀난치성7대질환진단비 △모야모야병개두수술비 △시청각질환수술비 △어린이개흉심장수술비 등 특약을 추가할 수 있다.

쌍둥이를 임신한 이기쁨(가명·31)씨는 "일단 보장이 큰 보험상품 위주로 살펴보고 있다"며 "가입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검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메리츠화재보험은 보장 폭이 작아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한하는 담보들이 중요한 것들이기 때문에 메리츠화재 상품 가입 시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문제는 실손보험으로 여전히 융모막이 1개인 경우 가입 불가하고 2융모막에 한해 20주 이후 가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태아의 경우 인공수정인지, 자연산인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인공수정한 다태아는 어느 보험사든 인수하기 힘들다. 내Mom같은 쌍둥이보험은 간편 인수는 해주지만, 손해율이 높은 위험한 특약은 빼고 한정적으로 받아주는 상품"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담보가 아예 적게 잡혀 있고 간편으로 했을 때 사업비가 충당된다"며 "보험사가 손해율 높은 부분의 부담을 줄였다는 건 결국 고객한테는 손해라는 의미. 자연분만 다태아라면 굳이 담보를 축소해서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태아보험 자체가 위험률이 높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는 가능한 것만 집어넣은 상품"이라며 "타사가 담보하지 않거나 심사가 까다로운 부분을 열어 놨다. 보장 폭까지 넓게 하기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다태아보험의 현 실태를 짚고,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도 흘러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가 쌍둥이전용보험을 출시했는데 위험성, 손해율이 높을 것이라는 우려가 만연하다. 하지만 수익성이 예상보다 높을 경우 타사들도 추후 보장을 늘리고 유사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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