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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 탓하더니…삼성전자, 결국 갤럭시 폴드 '결함 인정'

결국 출시 잠정연기…"원인 조사 전 '고객 탓' 노트7과 같은 전개, 이슈화 막기 위한 묘수"

임재덕 기자 | ljd@newsprime.co.kr | 2019.04.23 12:03:20
[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자사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미국 출시를 사흘가량 앞둔 시점에 관련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제품 출시를 앞두고 외신에 돌린 리뷰용 제품 일부에서 '접히는 디스플레이'에 치명적 결함이 발견됐고, 문제된 기기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아직 상용화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 전부터 "사용상 문제지 기기 자체 결함은 아니다"라며 사용자에게 책임을 넘기는 듯한 삼성의 대응태도가 3년 전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때 최초 피해자 탓으로 몬 '블랙컨수머' 논란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접는 부분 문제 인정…출시일정 '잠정연기'

삼성전자는 23일 자사 뉴스룸에 올린 공지문에서 "자사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초기 리뷰 과정에서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면서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시 시점은 수 주 내에 다시 공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9에서 일반에는 최초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 성숙도가 높지 않은 탓인지 유리막 속에 넣어 조작하지 못하도록 했다. ⓒ 삼성전자


이는 일부 외신을 통해 알려진 '접히는 부분(힌지)'의 내구성 문제가 사실로 밝혀진 결과다.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더버지·블룸버그·CNBC·쿼츠·인기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MKBHD) 등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제품 리뷰에 사용한 삼성 '갤럭시 폴드' 4대에서 사용 1~2일 만에 유사한 형태의 스크린 파손이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사용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으로 꼽히는 힌지 부분의 하드웨어적 구조 문제로 스크린이 파손돼 녹색 줄이 가는가 하면, 화면 일부나 전체가 까맣게 변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삼성전자는 "사용상의 문제일 뿐 기기 자체의 결함은 아니다"라며 수습에 나섰었다. 

스마트폰을 '접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복합 폴리머 소재를 개발해 표면에 화면 보호막을 뒀는데, 사용자가 이를 임의로 제거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는 해명이다.

◆갤노트7 사태 판박이…"사용상 문제지 기기 결함 아냐"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 '사용자 과실'로 몰아가는 대응방식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2016년에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3년 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을 글로벌 출시했다. 당시 배터리 용량을 늘리려는 무리한 결정 탓에 설계상 문제가 발생, 기기 자체가 불타오르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갤럭시노트7 발화 장면. 당시 이 같은 문제가 연이어 발생했음에도 삼성전자는 사용자의 사용상 과실 탓이라며 기기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냈었다. ⓒ 온라인 커뮤니티


삼성전자는 당시에도 정밀 조사가 이뤄지기 전 "세계적인 조사기관인 SGS에 의뢰해 X레이와 CT촬영을 해본 결과, 케이스가 손상될 정도로 강한 수준의 외부 충격이 있었고 이때문에 내부 배터리가 발화한 것으로 검증됐다"고 기기 자체 결함 의혹을 전면 부정했었다. 

그런데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발화' 사태는 이어졌다. 결국 삼성전자는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로 진행한 대규모 충방전 시험을 했고, 갤럭시노트7에 채용된 삼성SDI(006400)와 ATL 배터리에서 각기 다른 원인으로 소손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7조원가량의 금전적 손실과 함께 전 세계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책임 평가에서 전년 대비 69위 하락한 89위를 기록하는 등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시 여부를 제외하면 3년 전 갤노트7 사태와 '문제발생-해명(고객 탓)-결과(기기 결함)'로 이어지는 프로세스에 유사한 부분이 많다"면서 "사전에 사용자 과실로 규정지어 이슈화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소비자 신뢰가 생명인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기업인데, 이 같은 대처가 이어진다면 회사 이미지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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