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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직안하면 권고사직?" 거리로 내몰린 KTcs 근로자들

근무자들 원치 않아…"다른 대안 내놓지 않는 것은 나가라는 이야기"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19.04.23 17:18:51

KT새노조 노조원이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KT 불법파견 근절을 호소하는 모습 = 오유진 기자

[프라임경제] LG베스트샵에 파견근무 중인 KT(030200) 계열사 KTcs 소속 KC(판촉사원)들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였다.

23일 KT새노조 KTcs지회에 따르면, KTcs 측이 KTcs 소속 판촉사원들에게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로 이직하지 않을 시 5월31일자로 계약불가 또는 권고사직하겠다고 통보했다.

실제 본지가 입수한 녹취자료에 한 KTcs 그룹장은 판촉사원에게 "하이프라자 관련 사업 자체를 접는 것이기 때문에 권고사직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는 계약불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KTcs 소속 하이프라자 근무자들 대다수가 이직을 원치 않는 상황이다. 이는 KTcs 대비 하이프라자가 열약한 '근무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

기본급+인센티브를 받는 판촉사원들은 하이프라자 인센티브가 KTcs 대비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근무시간은 도리어 많다고 주장한다.

또한 KTcs 소속 판촉사원들은 현재 정규직 근로자임에도 하이프라자로 이직할 시 '11개월 인턴 후 심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이라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더불어, 판촉사원들은 하이프라자 정규직 전환 심사가 까다롭다는 점과 도중에 퇴사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 등을 예로 들며 하이프라자로 이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KTcs 직원 간 카톡내용 재구성. = 프라임경제

이에 하이프라자에서 근무하는 일부 KTcs 판촉사원들은 하이프라자 외 다른 곳으로 이직시켜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KTcs 측은 "하이프라자 인원은 5월31일까지 다른 매장으로 이동 불가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재연 KT새노조 KTcs 지회장은 "현재 전자랜드 등 다른 곳에 근로 가능 인원이 다 차서 매장 이동을 금지시킨 것이 아니다"며 "이직 외 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나가라는 이야기로 밖에 안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LG 측과 KT 측이 협의를 가졌기 때문에 지난 3월18일 LG하이프라자 설명회가 개최된 것"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 지회장은 "하이프라자에서 파견근무 중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손익계산서의 단기 수익 지표를 높이기 위한 '꼼수'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며 "사업을 접으려면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사영 노무사는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표시는 해고로 볼 수 있다"며 "이 경우에는 정당한 이유없는 부당해고임이 명백한 경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하이프라자 관계자는 "KT와 협의에 의해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현재 하이프라자에서 '휴대폰 판매 매니저'를 채용 중에 있어 KTcs 측의 요청으로 LG하이프라자 설명회가 열린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이슈와 하이프라자는 전혀 관계없고 시기가 우연하게 맞은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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