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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눈동자 슬픈 땡벌, 라면까지 탐낸 까닭은…

 

하영인 기자 | hyi@newsprime.co.kr | 2019.04.24 09:30:22

[프라임경제] '후루룩' 쉬지 않고 젓가락을 놀리며 빠른 속도로 A사의 컵라면을 먹고 있었을 때입니다. 갑자기 비명과 함께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저 멀리 순간이동 하는 기이한 상황이 펼쳐졌는데요.

땅벌은 말벌과로 벌집을 잘못 건드릴 경우 집요한 공격을 퍼붓는다. 심할 경우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땅벌 중에서도 돋보이는 미를 지닌 이 땅벌은 어쩌면 이미 마법스프 유경험벌일수도 있겠다. = 하영인 기자

그때 제 눈에 땅벌로 추정되는 녀석이 들어왔습니다.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의 그 땡벌로, 땡벌은 땅벌의 경상도 사투리랍니다. 땅벌은 나무의 진, 썩은 과일의 즙, 곤충 외에도 생고기까지 먹는다고 알려졌는데요.

이제는 가공식품인 라면까지 맛있게 잡수시는 모습이 한편으론 짠하기도 합니다. 그간 식량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애처로운 눈빛으로 연신 양해를 구해가며 면발을 드시더군요. 맛있어서 먹는 것 같지만,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도 보입니다.

자연의 맛(?)에 만족하지 못하고 독이 될지도 모를 음식까지 탐내는 땅벌의 모습에서 언뜻 기업이 생존을 위해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현실이 엿보였습니다. 안정적인 새로운 수익 창구를 발굴하게 된다면야 좋겠지만, 잘못된 투자는 기업의 근간을 흔들기도 할 만큼 위험한데요.

최근 금융당국이 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들의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도록 강제하면서 카드업계가 앓는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여러 맛의 당근을 제시했는데요. 그 중에는 기존 사업군 규제 완화 등 신사업 진출까지 포함됐습니다.

B2B(기업 간 거래) 렌털에 한해 리스자산 잔액 범위 내에서 취급 품목의 제한을 없애기로 했는데요. 중개플랫폼사업 등 카드사가 비집고 들어가야 할 사업군인지는 의문입니다. 데이터사업 외에는 결국 수수료 장사와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말이죠.

본 수익원의 위축으로 다른 사업군까지 곁가지를 뻗어야 하는 카드사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이로 인해 경쟁자가 늘어난 기존 사업자들은 유혈경쟁을 치를 것입니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이득일 수도 있겠습니다.

절대적인 갑도, 을도 없는 요즘입니다. 국제회계기준(IFRS) 지난해 국내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하락, 대규모 구조조정 등 많은 이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기업 측면에서는 이윤 창출과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마땅한데요. 늘 그렇듯 소비자들이 기업의 손실분을 메워주면서 부담을 떠안고 혜택 축소를 누리며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입니다.

땅벌이 떨어진 면발을 먹으면서 감사했을까요? 어쭙잖은 개입과 규제는 생태계를 파괴할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땅벌이 면발을 보고 괜한 마음먹지 않도록 재빨리 해치워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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