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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친환경 시장 공략법 '자생 vs 상생'

미세먼지 이슈 '대림·GS·롯데·현대엔지니어링' 시장선점 각축

장귀용 기자 | cgy2@newsprime.co.kr | 2019.04.24 16:45:25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친환경메커니즘 개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상생과 자생이라는 서로 다른 콘셉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각 사에서 선보인 친환경시스템 시제품. = 장귀용 기자



[프라임경제] 최근 계속되는 미세먼지 이슈 속,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거주지 보호를 위한 친환경 메커니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생', GS·대림건설은 '자생'이라는 각자 다른 콘셉트를 선보이며, 건설환경의 빠른 변화에 템포를 맞춰가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최근 롯데건설은 협력업체를 통해 공기청정관련 친환경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렉스전자를 공동개발업체로 에어샤워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이는 시공에 특화된 건설사 특성과 친환경제품개발에 힘써온 중견·중소기업의 특기를 조화롭게 접목시킨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지난 17일과 18일 각각 자사 친환경제품과 시스템을 홍보하는 설명회를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이는 아파트 및 건물에 적용할 수 있는 환기 및 공기청정시스템 제품을 자체개발 적용한다는 것. 건설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과 동시에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횡보로 평가된다.  

◆자체개발 특허출원 '먹을거리 창출' 자생력 강화 

먼저 대림산업은 예일 대학교와 협업을 통해 지난 2016년 7월4일 공기청정형 환기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브랜드 개발을 통해 새로운 주거 플랫폼 'C2 하우스(HOUSE)'를 지난 17일 선보였다.

GS건설도 지난 18일 자회사 자이S&D와 함께 공기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SysClein)'을 개발해, 시연회를 진행했으며, 한국공기청정기협회(KACA)에서 발급하는 공기청정 인증 CA(Clean Air)를 획득해 차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지난 17일과 18일 각각 자사의 친환경 제품 설명회를 갖고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사진은 18일 개최된 GS건설 공기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 설명회에서 우무현 GS건설 건축·주택부분 대표가 '시스클라인'에 대해 설명을 하는 모습. = 장귀용 기자



지난 1월24일 서울시는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에 따라 미세먼지를 95% 이상 필터링할 수 있는 '기계환기장치' 의무화를 고시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국내 실내 환기장치는 필수가 됐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의 두 제품은 법률로 의무화된 기계환기장치에 해당되며, 환기 및 온도 제어기기인 전열교환기와 연동한 제품이다. 

두 제품에는 13등급 헤파필터를 이용해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유기화합물까지 걸러내는 기능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또한 미세먼지 이슈에 대응하는 동시에 기존 실내 공간을 차지했던 공기청정기를 천장으로 빌트인하는 방식도 유사하다.

특히 미세먼지 제거 성능에서는 기존 공기청정기와 비슷한 스펙을 가졌지만, 이산화탄소 환기 및 제어와 유기화합물 제거 기능을 추가해 차별성을 강조했다.

한편, GS건설 '시스클라인' 시연회 발표에서 최성주 자이S&D ACS사업본부 마케팅팀장은 "'시스클라인'은 신축 자이아파트 뿐만 아니라 기존 아파트나 공공시설·민간시설에 충분히 적용 가능한 제품인 만큼, 충분히 시장가능성이 있다"며 "자이S&D의 하반기 상장 계획도 차근히 진행 중"이라고 말해, 향후 브랜드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매우 의미 깊다고 평가된다.  

미세먼지 대응 제품 및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는 공통점을 유지한 채,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친환경시스템 특화 중소기업과 손을 잡았다. 이는 전문성을 강조한 상생전략을 전면에 내세운 것. 

◆친환경 특화 중소기업 손잡아 '상생전략'  

롯데건설의 경우 환기관련 전문협력업체인 K사와 함께 '공기청정 환기시스템'을 개발했다. 롯데건설에 따르면 시공에 특화된 건설사와 환기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력업체가 머리를 맞대, 아파트에 최적화된 제품을 만들었다는 소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렉스전자와 손을 잡고 '에어샤워시스템'을 비롯한 미세먼지 대응 제품을 내놓았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협력사와 함께 친환경제품을 개발해 공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내용과 무관. ⓒ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6년 9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초전'에 '주방 하부급기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지난 2017년 10월 '에어샤워시스템' 실용신안 특허 취득 이후, 지난해 7월 경기도 부천시 '힐스테이트 중동'을 시작으로 시스템을 적용 중에 있다. 아울러 13등급 헤파필터를 적용한 'H-SUPER 공기청정 환기시스템'도 올 상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업체 관계자는 "건설사는 특성상 시공에 특화가 되어있고, 공기청정시스템도 결국 기존 기술들을 어떻게 접목해서 융합하느냐의 문제"라며 "별도 조직을 만들어 가동하는 것보다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 효율성 측면이나 상생의 측면에서 모두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대응이 주거생활의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음에 따라 공기청정시장이 커질 것을 염두에 둔 여타 건설사들도 공기청정시스템 개발을 완료해 보급예정이거나 보급을 시작했다.

이러한 주거지 혹은 생활근린시설 안에서 공기청정시스템의 보편화는 건설경기 위축 속에서 건설사들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르는 형국이다. 건설사들이 너도나도 공기청정제품을 내놓는 것이 결국 "시장 확장선언과 다름없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 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는 개편될 것이냐는 문제다.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공기청정기 시장까지 자체적으로 제품을 만들어 진출할 경우, 영세사업자들이 대부분인 공기청정기·에어컨 설치 업체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빌트인 전자제품 시공업체 대표 A씨는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업계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이 조달청에서 고시한 70여만원보다 저렴한 60만원대 제품가격과 시공가격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가동하기 때문"이라며 "인건비 등 조직운용비와 시공을 따기 위한 비용이 드는 영세사업자들은 점차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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