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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다리의 혈전 성사될까? '청렴검사 출신 닮은꼴' 김용원 vs 곽규택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19.04.25 08:20:49

[프라임경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산행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의 공개 러브콜로 촉발된 이 이슈는 날이 갈수록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더 풍성하게 변모하고 있다. 특히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패스트트랙 추진을 이유로 탈당을 선언, 무소속 의원으로 변신한 상황.

이 의원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두고 있으나, 더 이상 당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정치적 상황이라 고향으로 이동이 필요하다는 풀이가 나온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보수파의 새 아이돌로 자리매김, 부산 중영도구로 이동하는 것을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자리가 일단 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이 의원 자신이 여기서 학 창 시절을 보내기도 했기 때문(한국당에 입당, 중영도구에 공천을 받는 시나리오). 

물론 이 곳에서 한국당 공천을 위해 뛰고 있는 '무관(금배지가 없는 인물, 즉 비의원인 정치인)'의 인물이 없는 건 아니다. 곽규택 한국당 부산시당 대변인이 같은 당 중영도구 지역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조 수석이 내려와도 뚝심있게 맞설 수 있지 않겠냐는 평판과 지역 기반이 '아직도' 조금 약하지 않느냐는 상반되는 평을 얻고 있다.  

조 수석에 대해서 일부 보수 언론은 '서울 뜨내기'라고 제목을 뽑을 정도로 부정적 평판이 적지 않다. 조 수석은 부산 혜광고 졸업 이후 서울로 가 대학 생활과 학자 시절을 보낸(울산대 교수로 잠시 재직한 바도 있기는 함) 터라 지역 연고가 거의 없다.

외부로 나돈 것은 곽 대변인도 마찬가지. 다만 곽 대변인은 서구에 인연이 제일 깊지만, 중영도구에서 산 적도 있고 학교도 다녔다(혜광고). 또 곽 대변인의 부친이 병원을 개업했던 인연도 있으며 그 자신 검사로 고향 부산에서 근무한 '금의환향' 근무를 한 이력이 이미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개업 변호사가 하나도 없던 영도구에 사무실을 오픈한 첫 기록 타이틀로 곽 대변인의 자산.

그러므로 민주당발 '조국 돌풍'이나 그에 맞설 방편으로 논의되는 '이언주 바람몰이'가 일단 잠잠해지면 당을 위해 뛰고 있는 자신이 공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오히려 민주당에서 거물(조 수석)을 정말로 꽂을 것이냐,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한국당에서 외부 영입(이 의원)으로 갈 것이냐가 아니라 오히려 향토 정치인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김용원 변호사. 형제복지원 사건을 세상에 알린 열혈검사 출신이다. ⓒ 김용원 변호사 사무실

우선 민주당 소속으로 터줏대감격인 김비오씨가 있다. 그는 '거목 김무성을 노리는 다윗' 같은 인물로 이미 입지를 다진 바 있다. 과거 선거에서 김 의원에 대적해 선전을 펼칠 정도로 탄탄한 실력을 갖췄다.

중구에서 정치 행보를 할 것으로 하나 더 꼽히는 인물이 김용원 변호사다.

문제는 김 변호사와 곽 대변인의 이력과 이미지가 많이 겹친다는 것. 우선 검찰 선배인 김 변호사는 '브레이크 없는 벤츠'로 불리며(사직 후 자기 별명을 그대로 단 책을 내기도 했다) 많은 사건을 해결했다. '명검사'로 조직 내외에서 추앙과 조명을 받았으나 호불호도 그만큼 갈렸다는 평.

특히 김 변호사는 검사 시절, '형제복지원 사건'을 발굴해 수사하면서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인권 침해 문제에 검찰이 메스를 댄 사례 중 아직까지도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

국가 소유의 땅을 불하받아 농사를 짓던(일종의 소작농이라고도 할 수 있음) 아버지 밑에서 큰 흙수저 출신으로, 부인도 평범한 집안 출신. 그 당시만 해도 열쇠를 여럿 받고 결혼하는 게 법조인의 당연한 특권처럼 생각되던 시절이었으나, 아끼면서 돈을 모아 집장만을 했다.

곽 대변인 역시 서울중앙지검 부장이던 시절,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했다. 그는 속초지청장으로 부임해서는 성매매에 사용된 건물을 '범죄수익 환수대상'으로 지정, 환수하도록 수사팀을 지휘해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곽규택 변호사는 현재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 프라임경제

당시 성매매에 사용된 건물을 '일부도 아닌 통째로' 환수할 수 있는지에 논란이 적지 않았으나 대법원까지 가는 치열한 공방전 끝에 치밀한 검찰 측 논리가 인정받았다. 그동안 모호하던 법리를 명확히 선언하는 대법원 판례를 만들어내는 것을 '리딩케이스를 이끌어냈다'고 하는데, 검사로서 자주 없는 영예를 후배들과 일궈낸 것.  

한국전쟁 당시 어린 나이로 월남, 고학을 하면서 결국 의사가 된 부친 밑에서 성장해 사치스럽지 않은 인생을 걸어왔다는 평.

이렇게 수사통이자 깨끗한 이미지로 둘 다 꼽히면서 소장 검사 출신의 격전지로 중영도구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체로 겹치는 이력이지만(심지어 대학도 서울대 법대 동문이고, 대학 '재학 중 고시 합격'이라는 영예도 공유하고 있다), 성격면에서는 김 변호사가 '컴퓨터 붙은 불도저'격의 인물이라면, 곽 변호사는 '슬픈 수사론'으로 유명하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니 준엄한 법의 심판 이상으로 지나치게 몰아붙이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지론을 부하 검사나 수사관들에게 늘 강조해온 관리자였다는 후문.

곽 대변인 측에서 '조국, 이언주보다 김용원이 부담스럽다'고 판단하고 걱정할 여지가 큰 것. '스타 검사''깨끗한 이미지의 법조인 출신 새 정치인' 등의 이미지가 겹칠 가능성에 대비, 곽 대변인 측이 어떻게 움직일지, 한국당 부산시당 더 나아가 중앙당에서 어떻게 지원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곽 대변인은 김 변호사의 중영도구 출마 가능성 루머와 이에 대한 이견, 인연 등을 묻는 질문에 "(김 변호사가) 검찰 경력이 훨씬 더 대선배"라고 흠모의 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지만, 정치적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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