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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르완다 엠마 이숨빙가보 대사 "한국 기술력, 르완다 발전에 큰 도움 될 것"

서울서 '르완다 투치족 학살 25주년' 추모행사…"산 많고 사람들 성실, 한국과 르완다 닮아"

김동현 기자 | kdh@newsprime.co.kr | 2019.04.26 10:22:19

엠마 이숨빙가보 대사는 르완다 경제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지도자 폴 카가메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르완다 국민 특유의 근면함을 들었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지난 4월8일 서울에서 '1994년 르완다 투치족 대학살 25주년'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 비극적 참사는 지난 1994년 4월부터 7월까지 르완다 다수종족인 후투족이 소수종족 투치족을 집단 살해한 사건으로 100일 간 100만명가량이 목숨을 잃은 최악의 비극으로 꼽힌다. 다시는 지구상에서 이런 참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알리고, 또 이 사건의 진상을 감추려는 세력의 시도를 경계하는 취지로 이 추모행사는 세계 각지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이 날 추모사에서 "결코 대학살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기승부리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며 "이 사건을 모든 국가, 모든 사람이 잊지 않도록 노력을 배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르완다는 참혹한 비극을 딛고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활기찬 국가로 급성장하고 있다. 대통령중심제인 이 국가는 인구 1280만명에 면적 2만6338㎢, 국민총생산(GDP)은 91억37000만달러(세계135위) 수준이다.

초등학생 기초교육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고, 국가 전체의 교육 열기가 우리나라만큼 뜨겁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전세계 최초로 서비스가 시작됐던 '4G' 시스템이 르완다에도 함께 깔렸을 정도로 기술 및 산업인프라 구축 속도가 빠르다.

지난 12일 서울 한남동에 있는 르완다대사관에서 엠마 이숨빙가보(Emma-Francoise ISUMBINGABO) 대사를 만났다. 

▲올해 투치족 대학살 25주년이다. 얼마 전 추모식이 열렸는데.

- 며칠 전 서울 마포구 상수동 일대(극동방송 부근)에서 행진을 하는 등 추모행사를 가졌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이주영 국회부의장, 그리고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 등이 이날 추모에 동참했다. 인종이나 부족 출신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미워하고 죽이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짓이고,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조차도 서로 다르기 마련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이유로 원수가 되고 미워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이것은 역사를 통해 배워온 매우 중요한 교훈이다.

▲르완다는 높은 경제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성장동력은 무엇인가.

- 첫째, 지도자 폴 카가메 대통령(Paul Kagame)의 리더십이 가장 큰 성장 동력이다. 이 리더십은 나라 전체가 극심한 가난과 고통으로부터 회복되는 과정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지금의 성장국가로 끌어올렸다. 둘째로, 르완다 국민들의 근면함, 우수함, 적응력을 경제동력의 이유로 들 수 있다. 르완다 사람들은 매우 친화력이 있고, 친절하다. 직접 만나면 누구라도 인정할 것이다. 

▲한국과 르완다가 닮은 점은.

- 한국의 70%는 아름다운 산이다. 르완다의 70% 이상은 아름다운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다. 르완다에는 산이 많고, 그래서 상쾌하고 선선하다. 한국은 강인한 정신력과 교육에 대한 열기로 글로벌 경제강국을 이뤄냈다. 르완다의 교육 열기도 한국 못지않다. 특유의 성실성과 교육에 대한 의지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한국과 닮았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다정다감한데, 르완다 사람들도 비슷하다. 젠틀하고 친절하다. 얼마 전에 동대문시장에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나한테 ‘이쁘다’고 칭찬을 잘 해주졌다. 매우 고마운 일이다.(웃음)

▲르완다에 한국인이 설립한 르완다연합대학교가 곧 개교를 앞두고 있다. 이 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르완다는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익히고 활용해야 한다. 한국의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간산업은 물론이고 IT, 자동차, 의료보건, 유통 등 강력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행정 시스템의 질도 매우 높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이 설립하는 기술 중심의 대학교는 르완다 경제, 사회, 교육 다방면에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가 경쟁력을 키우려면 다양한 기술이 앞서야 한다. 르완다는 아프리카로부터 시작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해나갈 것이다. 

▲한국음식을 좋아하나. 추천할만한 식당이 있다면.

- 대사관 근처에 있는 한식당을 좋아한다. 이 식당 김치가 너무 맛있다. 김치는 르완다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을 것 같다. 여러 종류의 김치 중에 빨간 김치 특히 매운 김치를 좋아한다. 

▲르완다와 한국의 좋은 관계가 꾸준히 잘 지속되길 바란다.

- 이웃 간에 왔다갔다하는 원래의 길이 있는데, 더 가까운 길(더 좋은 지름길)을 개발하려면, 그 좋은 지름길을 사람들이 자꾸 많이 다녀야 길이 만들어진다. 사업교류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유학 등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교류가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길이 만들어지고, 양국의 관계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당일 기자와 함께 르완다 대사관을 방문한 이창기 르완다연합대학교 총장과 백종태 수출산단설립추진위원장이 엠마 이숨빙가보 대사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이 총장과 백 위원장은 르완다에 대학 설립과 산학단지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르완다연합대학교는 오는 9월 개교 예정이다. ⓒ 프라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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