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마지막 황제의 암 '신장암'

2019-05-02 17:31:34

[프라임경제]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선통제(宣統帝) 아이신줘러 푸이(愛新覺羅 溥儀)는 1908년 세 살의 나이에 12대 황제에 즉위했다. 1911년 신해혁명(辛亥革命)으로 청나라가 멸망하고 퇴위 당한 후, 성인이 될 때까지 자금성에서 지냈다. 

1924년 군벌 풍옥상(馮玉祥)의 북경정변(北京政變)으로 자금성에서 쫓겨나고, 1932년에는 일본 관동군이 세운 만주국의 꼭두각시 황제로 추대됐다. 

일본의 패망 후 14년 동안 감옥살이를 했고, 1959년 53세에 석방돼 식물원의 정원사로 일했다. 평생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기구한 삶을 살았던 마지막 황제 푸이는 1967년 10월17일 베이징의 인민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한 체 신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말기였다고 한다. 신장암은 얼마 전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도 신장적출술을 받은 후 투병 끝에 사망하게 된 비뇨기계 암이다.

신장암은 신장의 소변을 만드는 세포들이 위치한 실질에서 발생하는 신장세포암(renal cell carcinoma)이다. 우리나라 남성의 암 중에서 2.0%로 10위, 여성은 1.2%로 15위를 차지하는 아주 흔한 암은 아니나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60-70대의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고, 흡연, 비만, 고혈압, 동물성 지방과 고칼로리 식품의 과다 섭취 등이 위험요인이다. 

유기농매, 가죽제품, 카드뮴 등의 중금속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나 다낭종신이나 신장결석을 앓고 있거나,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에서도 위험도가 증가한다.

암과 관련된 초기증상이 없기 때문에 신장암의 조기발견은 어렵다.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혈뇨 △옆구리 통증 △급격한 체중 감소 △이유 없는 피로감 등이 있다. 50대 이후 갑자기 고혈압이 발생하거나 남성의 음낭에 정계정맥류가 발생하는 경우 신세포암을 의심할 수 있다.

암의 크기가 어느 정도 커지게 되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혈뇨로 환자의 60%에서 나타난다. 암세포가 생산하는 물질에 의해 고혈압, 고칼슘혈증, 간기능 이상 등의 전신증상이 발생하는데, 이런 소견으로 내과적 검사를 받다가 신장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어 내과의사 암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진단 시에 환자의 30% 정도는 이미 전이된 상태이고, 전이된 부위에 따라 호흡곤란, 기침, 두통 등의 전이증상이 나타난다.

복부초음파촬영에서 신장에 혹이 발견이 되면,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촬영(MRI)으로 종양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혈관, 신장 주위 임파선 및 다른 장기에 대한 전이 여부를 파악한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신장과 주변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신장적출술을 시행하고,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 △면역요법 △호르몬요법 △방사선치료법 등을 추가로 시행하지만 그렇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신장암을 초기에 발견해 신장적출술을 시행할 경우 5년 생존율은 80~100%이지만, 임파선에 전이된 경우는 5년 생존율이 30% 미만, 폐나 뼈 등에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는 1년 생존율이 50% 미만에 불과하다.

40대 이상은 복부초음파촬영이 포함된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신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신장암의 예방법은, 담배를 끊고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만하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다.

한편, 파란만장했던 푸이의 이야기는 자서전 '황제에서 시민으로(From Emperor To Citizen, 我的前半生)'를 바탕으로, 1987년 이탈리아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Bernardo Bertolucci)에 의해 '마지막 황제(The Last Emperor)'라는 영화로 제작됐다. 

이 후 제 60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9개 부문을 수상했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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