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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LG화학, 비신사적 행위 멈추지 않을 시 강경 대응"

기술개발 및 생산방식 달라…제시 증거들 "성과 입증용에 불과"

전훈식 기자 | chs@newsprime.co.kr | 2019.05.03 10:42:27

[프라임경제]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어 경쟁사 기술이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 때문에 경쟁사가 주장하는 형태인 빼오기 식으로 인력을 채용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으로 온 것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최근 LG화학(051910)이 제기한 이슈에 대해 이 같이 언급하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 대응키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어 "경쟁사가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깎아 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LG화학 측 '영업비밀 침해 의혹'과 관련해 이후 국내업체간 분쟁이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뿐만 아니라, 해외 평판 저해 및 입찰시 불이익을 우려해 정면대응 대신 경쟁사가 자제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근거 없는 비방이 계속되면서 고객과 시장을 대상으로 결국 강경 대응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로 다른 기술방식…경쟁사 영업비밀 필요 없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을 시작한 이후 조 단위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자체적으로 세계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쟁기업과 설계 및 생산 기술 개발 방식 차이가 있어 특정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는 입장을 어필했다. 즉 경쟁사가 제기한 인력 빼오기를 통한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박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강점으로 꼽히는 배터리 핵심소재 하나인 양극재를 그 사례로 들었다. 해외 업체 NCM622를 구매해 사용하는 경쟁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국내 파트너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통해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했다. ⓒ LG화학


지난 2014년 세계 최초 NCM 622 기술을 양산에 적용한 SK이노베이션은 2016년 세계 최초 NCM 811 기술 개발 및 양산 적용(2018년)은 기술 연구 개발에 따른 성과라고 자신했다. 

또 이런 기술력과 강점을 잘 알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SK이노베이션과의 계약을 늘리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부연했다. 

생산 공정방식에서도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Stacking & Folding 또는 Lamination & Stacking)인 경쟁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전극을 먼저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Zigzag Stacking)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접착공정을 없애 생산단계가 줄어 성능과 마진에서 경쟁사에 비해 기술적 우위를 갖췄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내외 배터리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어 차별적인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따라 '경쟁사 인력을 빼와 영업비밀을 침해해 사업을 성장시켰다'는 LG화학 측 논리는 일체의 근거도 없으며, 사실과도 전혀 다른 허위 주장임이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조차도 경쟁사 이슈제기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빼오기 없어' 공개 채용에 자발적 지원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그간 공개모집 방식 경력직 채용을 통해 많은 구성원을 신규 채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개별 구성원을 접촉해 채용하는 이른바 '빼오기 식' 채용이 아닌, 공개채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후보자들 중에서 채용한 만큼 '인력 빼가기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가 제시한 문건에 대해 "후보자들이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SK이노베이션 내부 기술력을 기준으로 전혀 새로울 것이 없어 모두 파기한 것들"이라고 주장했다. 

LG화학이 증거로 제시한 입사서류 프로젝트 동료 작성하게 한 사례. ⓒ LG화학


이와 관련해 외부 경력직으로 입사한 구성원은 "경쟁사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왜 그런 것을 증거로 제시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력직 구성원들이 전 직장 정보를 활용하려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전 직장 정보 활용금지' 서약서를 지원 당시 혹은 채용 후 두 번에 걸쳐 받고 있으며, 이를 어길 시에는 최고 채용 취소 조항도 들어 있다고 추가했다.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가 5명의 전직자에 대한 법원 판결을 영업비밀 침해와 연결시켜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해당 법원 판결은 전직자들이 당시 경쟁사와 맺은 2년간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 판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 마치 경쟁사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처럼 오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K이노베이션 모든 경력직원 이직 사유는 우수한 기업문화와 함께 회사 및 본인 미래 성장 가능성"이라며 "경쟁사에서 이작한 직원 역시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모든 경력직원들이 이런 음해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들 구성원 보호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 강경 대응 시사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 견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비난했다. 

실제 2011년에도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제조에 대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서울지방법원이 특허 非침해 판결(2014년)을 내리면서 종결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이슈제기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고 있는 경쟁업체에 대한 전형적인 방해에 불과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법적 분쟁 당시에도 SK이노베이션은 3년간의 소송으로 분리막 사업 수주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글로벌 2위의 습식 분리막 업체로 도약했다고 자부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2월 외신(http://www.manager-magazin.de/, https://electrek.co/ 등)에 따르면, 경쟁사가 한 자동차 업체가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을 두고 '물량공급을 않겠다 협박했다(oo reportedly threaten to cut VW’s battery cell supply for EVs over gigafactory plans. Fred Lambert, Feb. 21st 2019 4:47 pm ET)'는 보도도 있었다"며 "사실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으나, 선도 기업답게 정정당당한 경쟁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전기차 시장은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모두가 선의 경쟁을 통해 밸류체인 전체가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이런 식의 경쟁사 깎아 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사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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